📚 책소개
그냥 쓰는 것의 황홀함! 순수한 글쓰기
“나는 끝없이 타이핑하고 타이핑하고 타이핑한다.”
1997년 3월 25일, 요나스 메카스는 책상 밑에서 먼지 덮인 컴퓨터 용지 한 롤을 발견했다. 거기 두고 한동안 잊고 있던 종이였다. 그는 종이를 펼쳐 오랜 세월 그가 집게손가락 두 개로 일기, 시, 영화 잡지, 칼럼, 인터뷰, 선언문,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 등 모든 종류의 글을 써왔던 수동 타자기에 끼웠다. 그리고 메카스는 이례적인 텍스트를 쓰기 시작했다. 바로 한 편의 소설이다. 이 책은 메카스가 완벽한 몰입 속에서 글쓰기를 수행할 때 사용한 수동 타자기 ‘올림피아 딜럭스’에 바치는, 이미 오래전 낡아버린 기술로 치부되던 기계의 현재를 노래하는 찬가다.
👨🏫 저자 소개
요나스 메카스
Jonas Mekas(1922-2019)
리투아니아에서 태어나 독일 나치를 피해 1949년 뉴욕에 정착하면서 영화 작업을 시작했다. 앤솔로지 필름 아카이브의 공동 창업자, 영화감독, 작가, 시인이며 실험 예술의 지칠 줄 모르는 옹호자이자 뉴욕의 전설이다.
📖 책 속으로
작가적 야망은 내게 계속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나는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 게다가, 나는 뭐든 쓰기 가장 좋은 시간은, 뭐든까진 아니더라도 최소한 소설을 쓰기 가장 좋은 시간은, 완전히 지쳐 나가떨어진 깊은 밤이라고 믿는다. 그때는 무엇도 진정한 공허를, 글쓰기를, 기타 등등을 방해할 수 없다, 진짜로. _40쪽
만약 당신이 작가라면, 그냥 써라, 내가 지금 그렇게 하는 것처럼. 그냥 쓰거나 혹은, 그렇게 하고 싶다면, 그냥 타이핑해라. 거기 당신, 당신은 정말로 작가가 되고 싶은가? 그럼 그냥 앉아서 써라! _43-45쪽
나는 늘 무척 바쁘고, 친구들에게 소홀하고, 그들에게 전화하지 않으며, 몇몇 친구들은 거의 피하기까지 한다. 내가 어떻게 이 모든 세속적인 비즈니스에 붙들리게 되었는지, 어떻게 시간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버렸는지 모르겠다. 내게는 이렇게 타이핑할 시간을 빼면 아무것도 할 시간이 없다. 타이핑, 왜 하는지도 모르면서 하는 타이핑. _49쪽
사실, ‘진짜’ 소설에는, 멈춤이 없다. 그러나-이것이 놀라운 점인데-현명한 사람들에게는-이것이, 정말로, 진짜 소설이다. 당신도 이해하겠지만, 내가 ‘멈춤’이나 ‘진짜’나 기타 등등을 말할 때 모든 것이 계획의 일부라는 것을-모든 것이 계산되었음을, 모두 계산된, 철저하게 계산된 글쓰기이고, 계산된 즉흥 연주이며,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내 평생에 걸쳐 계산된 것이다. _56쪽
알다시피, 사람들이 나한테 자기가 예술가라고 말할 때면 나는 인상을 구기게 된다. 나는 얼굴을 찡그렸고, 그리고 말했다, 흐으으으으음. 나는 흐으으으으음 소리를 냈다. _109쪽
나는 걷고 있었다. 나는-
아니, 약간 수정.
그는 걷고 있었다.
아니, 처음 게 낫겠다.
나는 걷고 있었다.
나는 아주, 아주 천천히 걷고 있었다. 말하자면,
한 발 한 발, 걸음을 전부 셀 수도 있을 정도로._1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