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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집착
제 8화
도대체 몇 시간이 지났는 지 모르겠다. 지금 시간도 모른 상태로 아까 그렇게 가버린 휘안이 말대로 난 계속 그 매트에 앉아 있기만 하고 있다. 핸드폰도 없고 시계도 없어 시간을 모르는 채로 휘안이가 오길 만을 기다려야 했다.
“아ㅡ날씨 한 번 좋네.”
매트에 계속 앉아있기도 힘들어 일어나 맑은 하루를 쳐다보았다. 하늘을 올려다 보니 아까 전에 있었던 일들이 새록새록 머릿속에서 잊혀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대로 잊게 해달라는 마음에 눈을 감았다.
이제 여름이 되려고 하는지 조금 덥기는 했다. 아직 하복이 아닌, 춘추복을 입은 상태라 더웠다. 가뜩이나 햇빛이랑 제일 가까운 옥상에 있으니 점점 더워지기 시작했다. 하는 수 없이 입고 있던 조끼를 벗었다. 와이셔츠도 벗고 싶었지만 안에 나시만 입은 터라 벗을 수 없어 팔만 걷어 올렸다.
“치, 이게 뭐가 짧다는 거야. 다른 애들은 더 짧다만.”
그러다, 내 치마를 보게 되었다. 무릎에서 살짝 위인 치마길이. 하지만, 어제와 오늘 학교에 등교 하는 여자애들을 본 결과 나는 그저 평범할 뿐이었다. 거의 손 한 뼘씩 짧은 여자애들이 수두룩했었다.
“우와…. 되게 높네.”
밑에 내려다 보니 아찔했다. 나도 모르게 뒷걸음을 치게 되었고, 그런 내 행동을 생각해보니 뭔가 우스웠다. 죽고 싶다고 매일 같이 생각하는 내가 옥상에서는 떨어져서 못 죽겠구나…. 막상 죽으려고 시도를 한다면 난 무서워 금방 포기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그런 내 자신이 한심스러워 웃음이 나왔다.
“와, 여기서 땡땡이를 치고 있었구만?”
갑작스레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내 쪽으로 천천히 걸어오는 휘안이가 아닌,
“자기도 지금 땡땡이 쳤으면서….”
은호였다.
“이거 이거 벌써부터 나한테 자기라고. 은근 대담한데? 그리고, 옷은 왜 벗었냐.”
“어? 조끼만 벗은건데….”
“아무튼 옷 벗은 거잖아. 그리구, 지금 쉬는 시간! 종소리 안 들렸어?”
은호의 말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주 작게 무슨 종소리가 들렸던 것 같았다. 하지만 학교 종소리라는 걸 몰랐으니 그냥 무시해버렸는데 그게 여기 학교 종소리였구나. 그럼 종소리가 되게 여러 번 울렸는데….
“그럼 지금 몇 교시 끝난거야?”
“4교시. 지금 쉬는 시간 겸 점심 시간이지.”
그러면서 들고 있던 봉지를 내게 내민다. 난 이게 뭐냐는 표정으로 은호를 보니,
“너와 나의 점심밥.”
라며 말해주었다. 아마도 은호는 눈치를 챈 것 같았다. 아침 일찍 나가고 난 뒤부터 지금까지 교실로 돌아오지 않는 걸 보고선 그 이유가 다 휘안이 때문이라는 것을. 만약 은호가 눈치가 더 빠르다면 휘안이가 올 때까지 옥상에서 내려가지 못한다는 것까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매점에 있는 빵들 종류별로 다 사왔지. 우유도 뭐 좋아할지 몰라서 다 사왔어.”
봉지 속안에는 은호 말처럼 종류별의 많은 빵들이 있었고, 우유도 종류별로 다 있었다. 옥상에 있는 벤치에 둘이 앉아 봉지 속에 있는 것들을 꺼내는데 그걸 보고 있자 하니 그저 은호에게 너무 고마웠다.
“뭐야? 고작 이거 가지고 감동한 거야? 너무 쉽게 감동하는데?”
“…고마워.”
“고마우면 이거 다 먹어라.”
그러면서 어느 새 봉지를 깐 빵을 내 입에 물게 해버린 은호. 결국 내 입에 물고 있는 빵 한 입을 물어 먹기 시작했다. 은호도 빵 한 개를 봉지를 까 먹더니 옆에 있는 우유도 내게 건내주었다.
“초코우유? 딸기우유?”
“오물, 딸기우유.”
“딸기우유 먹으면 가슴 커진다는 말도 있다는데…. 그래서 먹는거냐?”
“뭐?”
“푸하하, 하소울 표정 봐. 존나 리얼하다? 어이쿠, 정곡을 찔렀어요?”
누구와 이렇게 맘 편히 대화를 한 적이 있던가, 이상하게 은호와 얘기를 나누는 지금은 무척이나 맘이 편해진다. 그래서 인지 배도 고프지 않는데 빵 서너 개를 먹고 말았다.
“아…. 돼지.”
“다 먹으라면서! 그리고 다 안 먹었어….”
“달랑 2개 남기고? 우유 다 먹었네. 보기와 다르게 먹성 되게 좋은데? 뭐, 잘 먹는 여자가 예쁘긴 하더라!”
“…저기 곧 있으면 휘안이가 올라 올 것 같은데….”
“아,”
그러고 보니 휘안이를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왠지 곧 있으면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문뜩 들어 은호에게 말했다. 내 말에 은호도 그제서야 생각났는 지 벤치에서 일어난다.
“그 새끼가 이런 광경을 보기 전에 얼른 가야겠네. 안 그러면 우리 둘이 죽을지도 몰라. 크하.”
장난스럽게 저런 말을 내뱉지만 나에게는 장난처럼 들리지 않는다. 저 말이 진짜가 될 수도 있으니까. 분명 이 광경을 휘안이가 본다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라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마음이 조급해졌다. 휘안이가 곧 올라올 것만 같은….
“근데…. 그 목에….”
“어?”
갑자기 은호가 목에 있는 흔적을 말하길래 나도 모르게 손으로 황급히 가렸다. 아까부터 전혀 생각지도 못해서 가리지도 않아서 그런지 가까이 있던 은호가 본 모양이다.
스ㅡ윽,
쪽ㅡ.
“….”
“아무 말 없이 있어야 하는 네 마음 생각하면…. 빨리 그 새끼한테 널 구해주고 싶어.”
상처를 가리고 있던 내 손을 치우더니 은호는 그 상처에 입맞춤을 해주었다. 순간 은호의 아무렇지 않는 행동에 나는 놀래 온 몸이 경직되고 말았다. 그리곤, 은호는 속삭이듯 내게 말해주었다.
끼이익ㅡ.
그 순간, 옥상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동시에 내 심장소리는 빨리지며 은호와 함께 저절로 옥상 문을 향해 시선이 돌아가고 말았다. 휘안이일까…. 만약 이러고 있는 걸 본다면 정말 은호를 죽일지도….
“음ㅡ, 내가 방해한 건가.”
“…친구.”
하지만, 정말 다행히도 휘안이가 아닌 어제 본 휘안이의 친구였다. 나를 감시하러 왔던 그 친구. 나와 은호를 보더니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더니 벽에 기대어 담배에 불을 붙이며 말했다. 휘안이가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감이 들었지만 여전히 놀란 가슴은 여전히 빠르게 뛰고 있었다.
“김휘안이 너 심심할거라고 나보고 놀아주라고 해서 왔는데…. 내려가서 친구가 있다고 말해야 하나?”
“저기! 그런 거 아니야!”
“
휘안이의 친구를 알고 있는 듯한 은호. 자연스레 저 남자의 이름까지 부르며 말하였다. 이상하게도 전혀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으로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이다.
“내가 그 자식 개새끼냐, 나도 이런 시시한 일로 다리 아프게 그 새끼한테 달려가서 말하고 싶지 않아.”
난 오히려 은호의 말에 화가 나 당장이라도 휘안이에게 달려가서 말할 줄 알았다. 하지만 내 생각과 달리
“
“하소울한테 허튼 수작 부리지마.”
“그러다 나도 김휘안한테 죽을 텐데 미쳤다고 내가 그러겠냐?”
“소울아, 저 자식이 말 걸어도 무시하고…. 다치지 말고.”
은호의 마지막 말인 다치지 말라는 뜻은 휘안이에게 맞지 말라는 뜻으로 들려왔다. 그렇게 은호는 옥상에서 내려갔고, 옥상에 남은 건 나와 휘안이의 친구인
“의외인데, 하소울? 벌써 친구까지 만들고. 더구나 김휘안이 제일 싫어하는 남자새끼로 말이야.”
“…제발 휘안이한테는 말하지 말아줘. 부탁할게.”
“그 부탁 들어주면 뭐 해줄래.”
나도 모르게 숙여져 있던 고개를
“뭐 해줄꺼냐고, 나한테도 뭔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터벅, 터벅.
“내가 원하는 건.”
“
하지만, 내 생각과 달랐다.
“어?”
“이상하게 너랑 친해지고 싶거든. 솔직히 어제 그 자식 얘기하면서 우는 네 모습 보니까 뭔가 딱하기도 하고. 그냥…. 내가 김휘안이랑 너 사이에 스파이가 되겠다는, 뭐 그런 말이지.”
순식간에 은호뿐만 아니라 또 다른 친구까지 생겨 버리고 말았다. 휘안이와 제일 친한 친구인
“악수 안 해줄거야?”
“…아.”
“자, 이걸로서 하소울과
어쩌면…. 휘안이의 눈을 피해 은호와 지내야 한다는 사실에, 이번엔 이현이까지. 휘안이의 눈을 피해 난 벌써 2명의 친구가 생겼다. 그래도 이현이는 휘안이의 절친한 친구라는 사실에 조금은 미덥긴 했지만 그래도 나에게 건네주는 악수하며, 아까와 다른 지금의 표정을 보면.
‘
은호와 비슷했다.
“내가 좋아하는 빵이다. 내가 이거 먹는다 하소울!”
맑은 은호의 웃는 표정과 이현이의 장난끼 가득한 표정을 본 내 기분은 비슷했다. 이현이도 은호처럼 휘안이에게서 날 조금이라도 벗어나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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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소설을 봐주는 사람들이 한 두 명씩 늘어나는 걸 보면 되게 마음이 뿌듯하고 빨리 소설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제가 요즘에 바빠서 그러지 못한다는 사실 이해해주시길 바랄게요. 음ㅡ, 그리고 뭐 하나만 부탁하자면요ㅠㅠ 소설을 보고 나시면 댓글 써주실 때 쫌 길게 써주시면 안될까요…? 그냥 업쪽 표시만 달아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제 소설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시고 계시는지! 재밌는지! 어디 부족한 건 없는지! 궁금하거든요 ㅠㅠ근데 그런 특별히 그런 댓글은 없더라구요…. 사랑에 부족한 아이라 그런 사랑에 목말라있어요. 부탁할게요~ 뭐, 정말 재밌게 보셔서 재밌다고 써주신다면 할 말은 없구요..하하하ㅡ어쨋든 다음편은 내일모레 보실 수 있으니 9화에서 만나요~
업쪽을 원하시는 분들만 @ 달아주세요.
첫댓글 @업쪽보고날라왓습니다! 휘안이 얼른얼른 고쳣스면 좋겠어요ㅠㅠ 그런 집착은!
다행이네요ㅋㅋ 좋은친구들이 생겨서... 작가님 잘읽고갑니다^^
@ 진정한 친구가 되었으면!!
아진짜재밋당
@ 휘안이가 소울이 안때리면 안되염?ㅠㅠ 아무래도 남자가 때리는거니깐 쫌 속상해요ㅠㅠㅠㅠ흑흑 그리고 폭연해주세용 길게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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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밋어용><기대~~
@ 와재밋어요!담편도기대할께요!!!
@ 헐완전재밋음ㅠㅠ아 내가이거볼라고 새벽부터들어왓음
@재밍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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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은호도 기대되요! 담편두 기대되네요~ 오늘은 휘안이가 엄따! 우헤헷
아우 넘 재밌어서 자꾸 기다려지내용!!
유휴~된나 재밋다 ㅋㅋㅋㅋ 담편 기대합니당
잼있어요~!!
@ 잼써욬ㅋㅋㅋ
@대박잼있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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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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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고 일편부터 읽느라 힘들었어요! 흥미진진하네요!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 꺄꺄 ㅋㅋㅋ오늘은 휘안이가 등장하지않았네요 ㅎㅎㅎㅎ
@와 오늘 첨보구 정주행했는데
대박 잼써요!!!!!!!진짜 짱이심!!!!!!!
ㅎㅎ담편두 기대할꼐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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