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21. 뜻 밖의 손님
햇빛이 내리쬐는 여름. 아직 여름이었다.
그래도 시원한 곳에서 연습하고, 일을 하고 있는 우해와 진하는 다행이었지만…
밖에서 놀기 때문에 둘의 입에서는 한숨만 나올 뿐이었다.
오늘은 우해가 늦게까지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맞춰야 한다는 이유로 혼자 집에가는 진하.
늘 연습 일찍 마치고 가게 앞으로 와 집까지 데려다줬던 우해였지만, 오늘은 없다.
있다면… 우해가 아닌 진하의 매형인 지환이었다.
주위를 둘러봐도 누나인 진혜는 없고, 싱글벙글 웃고있는 지환밖에 없는 골목.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면서 얼마없는 계단을 내려가자 지환이 저만치 앞을 걷고있었다.
아무 말 없이 걷기만 하는 지환을 따라 조용히 걷는 진하.
왠지 느낌이 왔다. 지환이 저러는 이유는 단 하나. 우해때문일거라 생각하는 진하.
뻔했다. 여태 기회를 봐가며 얘기하려 할 때마다 누군가가 오고, 진하가 바쁘고…
오늘이 그 '때'인거일지도.
"………… 처남"
"에?"
"난말야. 호기심이었다? 고2때, 선배가 사귀자는 말에 진짜진짜 호기심에 사겼었다"
"네, 그건 얘기했잖아요"
"근데 그게 잘못된 거였어. 만약 진혜가 날 그렇게 쫓아다니지만 않았다면, 난 평생 남자만 보고 살았을거야"
"………… 제가 지금 잘못됐다고 얘기하는거죠?"
"아니. 호기심은 누구나 가질 수 잇는거니까. 근데 진하야. 진심이 되지는 마라"
"…… 네?"
"진심으로 빠지지 말라고. 물론, 그게 니 맘대로 되진 않겠지만. 니 모든걸 주지마. 니 마음을 도려내서 꺼내주지마"
"있죠. 저요, 솔직히… 처음이에요. 이런 기분. 하루종일 우해만 생각나고, 우해가 보고싶고. 어쩌면… 늦은걸지도 몰라요"
"… 아무리 진혜가 이해한다고 해도… 나중에라도 말이다. 우해랑 결혼하겠다느니 뭐 그딴 말 하지는 마라"
"결혼이 허락된다면 하겠지만, 저 그렇게 머리나쁜 놈 아니에요"
"머리나쁜 놈 아니니까 걱정은 안되는데, 왠만하면 진혜 앞에서는 우해 얘기 꺼내지말구"
"누나… 많이 힘들어하죠"
"응. 진혜도 웃긴게, 지가 이어주려고 용 써놓고 막상 이어지니까 약오르는거지. 귀여운 동생을 뺏기는 기분이 말이지"
"아 놀리고 싶냐구요 매형은"
"응"
마지막은 결국 웃게 됐지만, 진하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진혜와 지환은 진심으로 자신을 걱정하는 거라고. 자신이 이제부터 게이의 길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걱정된다는 걸.
씁슬하게 웃는 진하의 속은 말할 수 없이 복잡했다.
이미 우해가 많이 좋아져버린 지금, 그 어떤 여자도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그렇게 섹시하다던 여가수들도, 귀엽다던 연예인들도 이뻐보이지 않던 진하였다.
그저 지금은… 우해밖에 없었다.
자신이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이 감정에
이미 무릎을 꿇어 복종해버린 진하였으니까. 그랬으니까 이렇게 우해 옆에 있겠지.
*
음악회를 앞 둔 우해에게는 모든게 짜증남의 극치였다.
작은 소리에도 짜증이 났고, 건반이 무겁게 느껴지는 것도 짜증이 나 괜히 성질내는 우해.
음악회의 무대에 한 번도 서보지 못한 진하였지만, 자신도 대회 전에 저런 적이 많아 이해하고있었다.
자신에게 조차 짜증을 내고, 사소한 걸로 화를 내도 꾹 참고 웃어만 주는 진하.
아무리 봐도 이전에 까칠했던 그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오히려 지금은 진하가 예전의 우해같다고나 할까…….
진하의 그런 노력을 아는지 모르는지 낮게 욕만 내뱉는 우해였다.
오늘도 늦게까지 연습하는 우해에게 케익을 전해주고 잠시 얘기나 할까… 했지만,
우해의 표정이 어제보다 더 안좋아 보여 가방을 챙겨들고 문을 열어 나왔는데…
진하의 앞에 서있는 건 키가 꽤나 큰 정장입은 젊은 남자였다.
처음보는 남자. 하지만 왠지 낯이 익은 듯한 얼굴을 가진 남자.
곰곰히 생각해봐도 누군지 모르겠지만 낯이 익은 얼굴에 생각에 잠겨있는 것도 잠시…
뒤에서 '아, 형' 이라고 하는 우해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그제서야 우해의 친 형임을 알아챈 진하였다.
뒤늦게 꾸벅- 인사한 진하.
우해의 친 형이라 웃어줄 줄 알았지만, 싸늘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마치 예전의 진하처럼.
우해의 친 형의 시선에 그자리에 굳어있던 진하였지만,
우해에게 쇼핑백 하나를 건내주고 바로 나가버리는 남자의 뒤를 쫓아 연습실을 빠져나오는 진하였다.
계단을 내려가면서도 아무 말이없었다.
'친구에요?' 라고 물어볼 줄 알았지만, 그런 질문조차도 없었다.
건물을 빠져나와 신호등을 건너려 서있는 진하의 옆에 우뚝- 하니 서는 우해의 친 형.
진하가 올려다보자 지긋이 쳐다보는 그 남자의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하하' 하고 웃어넘기는 진하였다.
고개를 돌려 신호등의 색이 바뀌길 기다리는데,
진하의 귀에 꽂히는 낮고 부드러운 음성.
바로 옆에서 들리는 걸 보니 그 남자인 듯, 돌아보니 설마가 역시나. 진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내일은 일요일이니까 학교는 안가겠지?"
"………… 아, 네"
"잠시 가지. 밥 살테니까"
"예? 아니, 괜찮은데…"
"늦게까지 우해 챙겨주는 친구라면, 나한테도 소중한 존재니까. 뭐 좋아해?"
"아니요 진짜진짜 괜찮아요!"
"아, 여기 스파게티 맛있다는데. 따라와"
저런 면은 우해와 똑 닮았다. 자신의 뜻은 절대 꺽지 않는… 자신의 뜻과는 다른가 싶으면 말을 돌려버리는.
우해랑 닮은 모습에 피식- 하고 웃으며 졸졸 따라가는 진하였다.
처음보는 우해의 친 형. 한 두번 얘기만 들었던, 말없다는 그 형. 분명히 나이는 진하보다 어린데 키는 더 큰 그 형.
정말 나이가 어린데도 더 어른스러운 그 형.
우해의 친 형을 봤다는 점은 놀랍고 기쁜점도 있었지만, 자신이 뒤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자 한숨을 푹- 쉬는 진하였다.
조금 더 노력해야겠다며, 멋진 남자가 되야겠다며 속으로 다짐하는 진하.
이런 면에서는 어떻게 보면 우해보다 더 어릴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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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 밖의 손님, 우해의 친 형님이시죠
앞으로 엄청 큰 비중을 차지할 분이시니 .................
애지중지 아껴둘 참이랍니다 ~
힌트를 드리자면 뭐 .....
갈등을 예고하는 인물 ? 오호호호
또 글 쓰면서 눈물 콧물 다 짜게 생겼네요 ㅜ 에잇
오늘도 허접한 소설이 재미있으셨다면 댓글 하나 ..............
첫댓글 잘읽었어요!@! 짧아서 아쉬운 ㅠㅠ
점점 슬럼프가 오는지 짧아지기만 하네요 ㅜㅜㅜ 노력하겠씁니다 !!! 흑
히히히히히재밌다 오호호호호호
재밌다니 다행이에요 ~ 감사합니당 오호호
달 콤 한 연 애
제 생각엔 우해형님이 진하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짝 진하의 저런면도 좋지만 전 도도한 진하모습이좋았는데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ㅠㅜ
조만간 다시 도도한 진하의 모습으로 돌아갈거랍니당 ~ 오호호
갈등...이면,,,,,,,,,,,,흠..그래도,,근데 형이 진하보다 나이가 더 많나요? 아무튼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아니요, 형이 진하보다 나이가 어리구요 ~ 형쪽이 진하를 우해의 친구로 알고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존대를 하고있는거랍니당 ㅋㅋ
형이 등장하셨네요 큰 비중을 차지한다니 앞으로 형도 잘 지켜봐야겠네요 으히히 무슨사건이 일어날지 엄청궁금합니다~ 잘봤습니다^^
형은 둘 사이를 갈라놓을거에요 아마 ㅋㅋㅋㅋ 댓글 감사합니당 ~
허허허허, 이거이거...참..앞으로 눈물날 일 흑흑 ㅠㅠ안돼~
어쩌면 안우실지도 ....................... 흑흑 ㅜㅜ 최대한 해피해피하게 이끌어나갈 생각이에요 ~ 호호
둘사이 갈라놓지말아주세요 ㅠㅠ 다음편기대할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우해와 진하는 천생연분이니까요 !!! 너무 걱정마세요 ~
전 저런 박력있는 남자도 조아요 막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