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그는 자신이 인정하는 범위 안에 있는 것만 페미니즘이라 정의한다. 그는 페미니즘을 “‘인간’과 ‘관계’와 ‘세상’에 대한 나의 이야기”와 “성가시게 유행하는 가상세계에서의 그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로 나눴다. 이 문장 앞뒤에는 “모든 아들딸들이, 모든 부모의 자식들이 다 귀하고 존엄하다”와 “‘차이’는 ‘차별’의 장벽이 되어 우리를 갈라놓고 있다”가 있다. 문장만으로는 틀릴 것은 없다. 하지만 이것은 유아인이 누나와 어머니를 이야기하면서 자신도 장남으로서 힘든 부분이 있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도 힘든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자리에서 이 언급은 자신도, 또는 남자도 괴로울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효과를 만든다. 여자가 차별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남자도 그럴 수 있다. 그러니까 여자든 남자든 차이로 인한 차별이 생기면 안 된다. 위 아 더 월드. 유아인이 보편적이고 당연한 말만 할수록 여자가 차이로 인해 차별받았던 역사와 현재의 현실은 지워진다. 남자와 여자 모두 “더 이상 ‘전쟁’하지 말고 ‘품앗이’하며 평화”를 찾으면 되는데, 여자의 차별만 강조할 필요가 있는가. 유아인은 그저 자신의 권리와 권력에 어떤 위협도 받지 않을 만큼 뻔해서 보편적인 것처럼 보이는 말들만 하면 될 뿐이다. 그리고 자신의 범위를 벗어나는 페미니즘에 대해 “성가시게 유행하는 가상세계에서의 그 ‘페미니즘’”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유아인이 쓴 글은 페미니즘에 관한 것이 아니다. 그의 글은 오히려 남자가 페미니즘에 대해 맨스플레인하는 과정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로 부각시키는 것은 자신이고, 자신의 행동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래서 자신의 숭고한 행동에 구체적인 잘잘못을 가리지 않는다. 대신 21세기의 세계 평화처럼 당장의 현실과는 아득히 먼 담론들을 논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유아인은 보편적인 정의와 가치를 말하고, 세상의 수많은 것들에 대해 말하는 대단한 사람이 된다. 보다 쉽게 말하자면, 그가 한 행동은 남자 상사가 술자리에서 여성 부하직원들에게 페미니즘에 대해 일장 연설을 하는 것과 같다. 이 남자는 “나는 페미니스트”라고 자처하며 자신의 성장사와 자신이라는 사람의 의미와 가치를 길게 말한 뒤, 자신이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늘어놓는다. 그리고 “나는 페미니스트”라고 한다. 페미니즘에 대해 스스로 정의하고, 여성에게 페미니즘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길게 설명하면서 자신의 회고록을 더 길게 붙이는 남자의 페미니즘. 그 결과 공들여 쓴 글은 페미니즘의 대상이 돼야할 사람들과는 싸움을 반복하고, 오히려 그의 페미니즘에 대해 공감한다는 어떤 남자들에게 지지를 받는다. 이것이 유아인의 글이 가지는 가치일 것이다. 그는 지금 한국에서 남자가 페미니즘이라는 말을 쓸 때 하지 말아야할 모든 것들과, 그럼에도 자신과 같은 사람이 등장하는 이유를 집대성해서 보여줬다. 참 대단한 글을 썼다.
첫댓글 ㄱㅆ 참고로 유아인이 강명석한테도 ㅋㅋㅋㅋㅋㅋㅋㅋ아득바득 반박함
https://m.cafe.daum.net/subdued20club/ReHf/1833510?svc=cafeapp
아득아득 ㅋㅋㅋㅋ유아인이ㅜ하는 말은 걍 존나 '야 ㅅㅂ 나 그거ㅜ아님 우리 알지? 그거! 그거라니까ㅠ 나 진짜ㅜ그거아냐 알자나 내가 하는 말' 이러는거같앜ㅋㅋㅋㅋ
진심ㅋㅋㅋ맞는말이야 페미니즘에 다해 맨스플레인 라는 전형적과정<<ㄹㅇ
대단해 남배우는 눈치도안보고 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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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ॱଳ͘ 애호박 연애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