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우경화 전망 및 유럽의회 선거가 EU 통상정책에 미칠 영향
-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 / KBA Europe 제공
유럽의회 선거를 앞둔 여론조사에서 보수 정당이 우세를 보이는 가운데, 폴리티코 유럽은 유럽의회 선거가 향후 EU 통상정책에 미칠 영향을 전망유럽 정치의 우경화 경향을 보여주는 최근 사례로는 작년 네덜란드 총선에서 반이민, EU 탈퇴를 내세운 극우 성향 헤이르트 빌더르스의 자유당(PVV)이 다수당을 차지한 경우가 대표적6월 6일(목)~9일(일)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우파 ‘유럽보수개혁(ECR) 그룹’, 극우 성향의 ‘정체성과 민주주의(ID) 그룹’ 및 기타 유사 성향 정파들이 총 720석 가운데 166석을 획득할 전망으로, EU 각종 정책에 대한 발언력이 확대될 전망일반적으로 EU 집행위 권한사항인 통상 분야에 대해서는 유럽의회의 직접적인 개입은 제한적이나, 통상협정의 비준 지연, 여론 환기를 통한 압박 등 간접적인 영향력 행사가 가능유럽 정치의 우경화 흐름이 대중, 대미 관계 등 향후 통상 현안에 대한 영향 전망EU-메르코수르 무역협정동 무역협정은 차기 유럽의회 및 EU 집행위가 직면할 최대로 민감한 통상현안으로 꼽히며, 쇠고기 등 농산품 시장 개방에 반대하는 프랑스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베른트 랑게 현 유럽의회 국제무역위원회 위원장은 동 협정이 일부 EU 회원국의 감정적 대응 및 농산품 시장 개방 문제로 지연되고 있으며, 메르코수르 지역의 지정학적 중요성 및 핵심 원자재 등 경제적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다며 유감을 표명좌파(The Left) 그룹과 녹색당(Greens) 그룹은 아마존 밀림 훼손 등 환경문제를 이유로 동 협정에 반대하고 있으며, ID 그룹은 농산품 전체가 협정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최대 정파인 중도 우파 국민당(EPP) 그룹이 동 협정을 지지하나, 이번 선거에서 우경화가 가속화될 경우 동 협정에 대한 반대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對중국 관계최근 파이낸셜타임즈(FT) 주최 토론회에서 유럽개혁(RE) 그룹 의원은 중국과의 상호주의를 언급하며, 특히 공공조달 분야의 상호주의 관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중도 정파들도 선거 공약으로 중국으로부터의 디리스크(de-risk)를 제시, 최근 EU 집행위의 중국에 대한 적극적인 무역구제조치 활용에 대해 대부분의 정파가 지지하는 상황이와 관련 EPP 그룹 의원은 미국과 같이 중국 상품에 대한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는 대신, 보다 WTO 협정에 부합하는 타깃형 접근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우경화가 對중국 관계에 커다란 변화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나, ECR 그룹의 對중국 위험 제거 및 단호한 접근을 요구하는 가운데 친중 성향의 헝가리 오르반 총리와 유럽의회 극우파의 연계 가능성 등이 주목됨對미국 관계유럽의회 모든 정파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가능성을 우려하는 상황이나, 미국 대선이 EU-미국 관계에 큰 변화를 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데 의견이 일치이는, EU와 미국의 양자간 관계에 있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격적인 수입관세 등의 문제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배경에 따른 것ECR 그룹과 EPP 그룹은 미국을 파트너로 인식하는 반면 ID 그룹 등 일부는 미국을 EU의 경쟁자로 간주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유럽의회 우경화와 함께 양자간 관계에서 미국을 얼마나 중요한 동맹으로 간주할지가 쟁점이라고 분석다만, 향후 對미국 정책과 관련, EPP 그룹, ID 그룹, 좌파 그룹 등은 상이한 정치 성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에 대응한 강력한 정책을 요구하면서 같은 목소리를 냄브뤼셀 효과 저감EU의 내부 단일시장에 관련한 다양한 정책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를 이른바 ‘브뤼셀 효과(Brussels effect)’로 지칭다만, EU가 최근 도입한 삼림 공급망실사법, 강제노동 결부 상품 수입금지에 관한 규정, 기업의 지속가능한 공급망실사지침 및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이 EU 교역 파트너에 의해 강력한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좌파그룹 및 사민당(S&P) 그룹은 교역 파트너 국가가 EU의 각종 법률을 적절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ECR 그룹도 EU의 환경정책이 무역정책과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주문브뤼셀 효과는 EU의 진보적인 정책과 관련한 것으로, 유럽 정치의 우경화로 인해 ‘브뤼셀 효과’를 통한 EU의 진보적인 정책 확대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무역협정과 지속가능성지난 수년간 EU는 양자간 무역협정의 지속가능성 챕터를 구속력 있는 규범으로 전환, 교역상대국의 친환경 전환을 유도하는 정책을 실시 중이와 관련, 유럽의회에서는 지속가능성 규정의 역할 및 보다 근본적으로 글로벌 교역 확대가 기후변화 대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중도 우파인 EPP 그룹과 중도 좌파인 S&P 그룹은 무역협정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 확대를 강조하지만, 기후 관련 규범에 반대하는 ID 그룹 및 글로벌 교역보다 지역 내 교역 확대를 요구하는 좌파 그룹은 이웃 국가와의 교역을 강조녹색당 그룹의 한 의원은 EU가 인도-태평양 지역보다 주로 중국에 원자재 조달을 의지하는 점을 지적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EU의 영향력 강화 및 EU의 통상 규범 확산이 필요함을 강조유럽의 보수 및 우경화가 향후 유럽의회의 기후변화 대응 법안들의 입법 수준을 저하시키고, 양자간 무역협정에서 지속가능성 관련 조항의 역할도 약화시킬 것으로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