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 그곳으로 가까이 가기 전에 건강 체크하기. 저 남자 보시라. 날씬한 몸매를 '마음만은 홀쭉해' 사이에
서있다. 우리를 웃게 만든다. 흐흐. 네 식구 모두 표준.
겨울 두물머리. 별로일거라는 내 생각이 완전 틀렸다. 강에 눈이 덮여서인가. 내 마음이 말랑해서인가.
오히려 더 낭만적이다. 서정적이다. 좋으네 좋으네. 자꾸 그 말을 했다. 아들이 말했다. 여자 친구 생기면 꼭 와봐야지.
여자친구? 남자친구? 가 되어 찰칵!
그가 옆에 있다는게 감사하고 고맙다.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가 두번째로 내게 물어본다.
여유당. 여우가 얼음이 얼어있는 냇물을 조심조심 두리번거리며 건너듯
인생길을 그렇게 가야겠다는 의지로 이름을 지었단다. 정조의 신임을 얻은 날들이 많은만큼
유배지에서 보낸 날들도 길었던 정약용이다.
정약용 생가. 일찌기 천주교에 눈을 뜬 '이벽' 의 책을 읽으면서 정약용도 함께 만났다.
물론 역사시간을 통해 알고 있는 인물이기는 하지만. 정약용도 천주교를 아예 외면한 것은 아니었다.
이벽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 정약용의 집으로 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강과 정약용 생가와
젊어서 죽어간 이벽의 생가가 항상 궁금했었다. 그 궁금증의 삼분의 일은 풀린 셈.
돌아오는 길에 뽕잎해물칼국수를 먹었다. 겉절이가 삼삼하면서도 맛있다.
여행은 참 맛있다. 그가 있어서다. 아이들이 함께여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