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태현이 함께한 <패밀리가 떴다
이번주 <패밀리가 떴다>에는 차태현이 출현하여 많은 기대를 모았습니다. 기존 멤버들과 친한 것으로 알려져있고,
특히 김종국과는 절친으로 알려져 있던 차태현의 출현에 저 역시 상당한 기대를 하였습니다.
차태현은 역시나 많은 웃음을 만들어냈습니다. 게스트답지 않은 노련함과 김종국이나 이효리와의 친분으로 인해 만들어질 수
있었던 웃음들이 상당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주 <패밀리가 떴다>는 유쾌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얄미운
패밀리는 유쾌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 신데렐라 구조 총집합!
유쾌하지 못했던 부분을 꼭 집어 말하라면 식사를 준비하던 2화였습니다. 팀 구성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조짐이 보였습니다.
패밀리 내에서 가장 잘 당하는 캐릭터들인 유재석, 대성, 이천희가 각각 찢어지면서 3개의 팀을 구성했습니다. 김종국, 차태현,
유재석은 콩을 구하는, 이효리, 박예진, 이천희는 메밀을 구하는, 윤종신, 김수로, 대성은 밥과 돼지고기주물럭을 준비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사실 이런 구성은 이미 여러번 사용되던 웃음의 구조입니다. 이천희는 누구와 함께해도 일을 도맡아하고, 구박받으며 웃음을 유발
했고, 윤종신과 김수로는 최고 장년층답게 뺀질거리며 일을 안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유발해왔습니다. 여기에 최근 김종국도 김수
로와 같은 구박캐릭터를 지향하며 웃음을 만들어낸 전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데 대놓고 소위 신데렐라적 구성의 집합이 이뤄진 적은 없었습니다. 사실 이런 구성은 웃음의 극대화를 이뤄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리고 제 주관적인 느낌에서는 웃음을 만들어냈지만, 유쾌하지 않은 웃음이었고, 그것은 <패밀리
가 떴다>에게 결코 긍정적이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 결코 유쾌하지 않은 웃음을 준 신데렐라 이야기
예상대로 3팀은 각각 신데렐라 이야기의 구조를 보여주었습니다. 유재석은 김종국에 이간질의 대왕 차태현이 더해지면서 천데렐
라에 뒤지지 않은 구박을 받았습니다. 대성 역시 안절부절하다가 결국에는 장년층에게 세뇌당하는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이천희
는 언제나처럼 천데렐라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렇게 3팀 모두가 신데렐라 이야기의 구조를 취하자 유쾌함보다는 불쾌함이 유발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웃음
은 '패밀리'라는 말이 무색해질정도로 이간질, 중상모략, 무시, 강압 등 부정적인 요소로만 채워졌습니다. 물론 때론 이러한 요소
들에서 웃음을 만들어낼 수 있고, 이미 자주 연출되던 웃음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야기 전체가 이런 요소들로 채워진 <패밀리가
떴다>는 결코 '패밀리'의 모습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 '패밀리'다운 웃음을 잃지 않길.
<패밀리가 떴다>가 큰 인기를 모을 수 있었던 이유 중에는 초반부터 빠르게 형성된 각각의 캐릭터와 캐릭터간에 형성된 관계라는
요소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속에서 생겨난 멤버들간의 유대감은 이들이 정말 '패밀리', '가족'과 같다는 느낌이 들게했고, 이로
인해 시청자들은 흐뭇한 웃음을 지을 수 있었습니다.
<패밀리가 떴다>가 주었던 웃음은 <무한도전>이나 <1박2일>처럼 고생하면서 아둥바둥 거리는 모습이나 서로 이간질하거나 지나
친 경쟁하는 모습을 통한 웃음과 달랐습니다. 특히 비슷한 포맷의 <1박2일>이 극기훈련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면, <패밀리가 떴다
>는 즐거운 MT와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패밀리가 떴다>는 찡그린 얼굴과 함께 오는 웃음이 아닌 미소와 함께하
는 웃음을 주었던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점이 비슷한 리얼버라이어티 속에서 <패밀리가 떴다>의 특징이자 장점으로 작용하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늘
방송 중 일부에서는 이런 <패밀리가 떴다>의 장점을 버려버린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신데렐라를 구박하는 얄미운 모습은 때때로 웃음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얄미움만으로 가득찬 <패밀리가 떴다>
는 결코 유쾌하지 않습니다. 부디 <패밀리가 떴다>가 그들만이 보여줄 수 있었던 웃음의 색깔을 버리지 않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