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넴은 화제의 몰고 다니는 래퍼이다. 이번 앨범
"The Marshall Mathers LP"를 발매하면서도 단순히
음악적인 측면 외에 너무나도 많은 부수적 "사건"들을 많이
일으킨 탓으로 자칫 이런 음악외적 선입견에 정작 그의 음악
자체는 평가의 뒷전으로 밀려나기 쉽다. 그의 곡에서
브리트니 스피어즈나 크리스티나 아귈래라, 인싱크 등의
십대팝가수들을 직접적으로 비난한 것과, 그와 그의
아내를 둘러싼 여러 법적 분쟁, 그의 랩에서 다루는 쇼킹한
주제들, 아니면 단순히 그가 백인이라는 사실 자체도
에미넴에게 음악외의 여러겹 포장을 덧입혀준다. 그리고
이러한 선입견이나 아티스트의 행동에 의해 파생된 이미지는
대중이 너무나도 쉽게 그를 싫어하거나 또는 광적으로
좋아하게 만들 수 있다 - 정작 그의 음악에 대한 싫고
좋음의 평가와는 상관없이 말이다. 이 리뷰에서는
(그것이 가능할는지 모르겠지만) 단순히 음악만을 듣고
그 음악적 완성도만을 얘기해보려 한다.
지난 앨범과 비교하여 이번 앨범을 듣고 느낀
점은 세 가지이다. 첫째, 지난 앨범이 수록곡의
반 이상을 그의 지난 EP앨범에서 가져온 것과 비교하여,
이번 The Marshall Maters LP 앨범은 프로듀싱과
비트 면에서 월등하게 나아졌다는 느낌이다. 둘째,
에미넴 자신의 래핑도 지난 앨범보다 더 안정되었고,
스스로 자신의 스타일에 훨씬 편해진 느낌이어서 몇몇 트랙
"The Way I Am"이나 "Kim"에서는 그가 시도하는 새로운
랩 스타일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앨범 전체가
지난 앨범보다 더욱 어두워졌다는 사실이다.
곡들의 분위기나 주제들이 너무 어둡고 무거워서,
지난 앨범의 "My Name Is"나 "My Fault", "Brain Damage"같이
다소 밝고 유머스러운 곡은 찾기 힘들다. "The Real Slim Shady"나 "Drug Ballad"가 아마 앨범의 가장, 그리고 유일하게
밝은 트랙이 아닐까 생각된다.
앨범에서 다루는 주제는 직설적이고 대담한 내용으로
듣는이를 놀라게 만드는 "shock value" 주제의 곡들과
("Kill You", "I'm Back", "Amityville", "Kim"),
자기를 비판하는 사람들 그리고 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의 곡들("Stan", "Who Knew", "The Way I Am", "Marshall Mathers")
로 크게 구성된다. 또 그는 가사는 Christina Aguillera와
N'Sync에서부터 Jennifer Lopez와 Vanilla Ice까지
모두 기분 상할 말들로 가득 차 있으며,
자기 딸의 엄마인 Kim을 살인하는 장면을 상세히
묘사하기도 한다. 또 자기의 곡들이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걱정하여 에미넴을 비난하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이들을 조롱하며 그들이 비난했던 부분들을
놀리듯이 되풀이하고 반복한다. 이런 가사 내용과
행동이 에미넴의 인기를 많이 도와준 것은 사실이고,
때문에 그가 상업적 성공을 위해 일부러 더욱 과격한
가사와 내용, 그리고 N'Sync 등의 보이그룹 같은 쉬운
타켓을 선택하여 조롱하는게 아닌가 하는 의문도 있다.
하지만, 이런 에미넴을 한마디 한마디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재밌게 웃어넘길 수 있다면,
에미넴의 가사는 힙합앨범에서 접한
가장 재밌고 웃긴 내용일 수 있다.
이것이 에미넴 스스로도 팬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일테다
("Kill You"에서 마지막에 "Hahaha,
I'm just playin ladies, You know I love you"라는 부분,
또는 "Criminal"에서 처음의 나레이션 부분에서 이런 얘기를 한다).
앨범에서 가장 돋보이는 곡은 "Stan"과 "The Real Slim Shady",
그리고 "B***** Please II"였다. "Stan"은 The 45 King의
부드러운 비트가 돋보이는 트랙으로, 에미넴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나레이션이 아주 잘 어울린다. Stan이라는
에미넴의 광적 팬이 계속해서 편지를 보이지만 그가
답장을 보이지 않자 화가 나서 에미넴의 곡들에서
하는 말들을 그대로 믿고 따라서 임신한 부인과 함께
자살한다는 내용인데, 곡의 마지막에서 에미넴이 늦어서
미안하다며 겸손하게 답장을 쓰는 부분에서 Stan에게
하는 말이 결국 에미넴이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인 셈이다.
첫 싱글컷이었던 "The Real Slim Shady"는 아마 앨범에서
가장 밝은 곡일텐데 마치 지난 앨범의 "My Name Is"가
그랬듯이 유머러스한 가사와 크리스타니 아귈레라와
윌스미스, 프레드 덜스트, 카슨 데일리의 이름이
언급되어 화제가 되었던 곡이다. 요즘의
"새로운" Dre 스타일 비트도 듣기가 좋다.
역시 Dr. Dre가 프로듀스한 "B**** Please II"는
Snoop Dogg 앨범의 "B Please"의 후속편격의 트랙인데,
Dr. Dre, Snoop Dogg, Xzibit, Nate Dogg 등이 총출동한다.
Dr. Dre 비트와 그의 Posse cut이라면 아마 이 트랙보다
나을 수 없을 것이다. 특히 마지막에 에미넴이 Snoop Dogg를
흉내내서 랩하는 부분이 재밌다. 이 외에도 열거하기에는
너무 많은 훌륭한 트랙들이 있다. "The Way I Am"은
에미넴 자신이 프로듀스한 곡인데,
그의 새로운 랩스타일이 무척 잘 어울린다.
"Amityville"도 무척 마음에 드는 곡이었는데,
다만 에미넴의 디트로이트 그룹 Dirty Dozen(D-12)의
Bizarre의 적응 안되는 랩이 좀 부담되었다.
"Kim"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에미넴의 분노에
찬 랩이 비트와 잘 맞아 훌륭한 곡을 만든다;
내용이 좀 역겹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번 앨범은 별로 흠잡을 데가 없는 작품이다.
여기서 내가 마음에 안들었던 부분은 아마 "Remeber Me?"
란 트랙 하나 정도, 그리고 앨범의 전체 분위기와 안맞게
신나는 "jiggy beat"로 엉뚱한 장소에 있는 느낌이던
"Drug Ballad"조차도 곡 자체로는 무척 좋다.
에미넴을 "백인+쇼킹+뉴스화제+탈색머리"
로만 평가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앨범을 한번
들어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에미넴은 아마 누구도 반박하지
못할 훌륭한 lyricist이다. 그의 래핑도 독특한
목소리와 스타일로 훌륭하게 자신의 가사와 비트를 소화하고.
최소한 필자는, 그를 가만히 보면 그가 아무 생각없이
단순히 쇼킹한 가사로 인기나 끌려는 것이라기보다는,
자신만의 뚜렷한 생각과 이론이
그의 앨범과 곡들 전반에 배경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The Marshall Maters LP"가
흔히들 Sophomore Jinx라고 불리는 두 번째 작품의
결과물이라면, 앞으로 그가 내놓을 앨범들에 기대밖에 가질 것이 없다
첫댓글 전 얼마전에 에미넴이라는 존재를 알았거든요.;; 도대체 그 slim shady가 뭐죠.? 들어본 노래는 몇 곡 없지만. 웬만한 노래마다 slim shady라는 구문이 자주 나오더군요. 왠지 이름 같은데. 그 의미가 궁금하네요.
에미넴의 또다른 자아의 이름이에요... 에미넴이란 놈안에 있는 또다른 자아의 이름 ㅡ.,ㅡ 복잡시럽네요... 의미는 뭐 얇고 그늘진 -_-a 약해보이지만 강한 뭐 이런뜻으로 알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