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첫 산행은 충남 금산군과 논산시와 전북 완주군의 경계에 있는 노령산맥의 일부인
한국의 100대 명산중 하나 도립공원 대둔산.
산행 있을 때 마다 눈팅만 하다가 낚시줄에 걸린 산이다. 산행에 참조하려고
대둔산 일기예보를 검색해보니 자꾸 전북 완주로 나와서 검색이 오류를 일으키는 것
아닌가 했는데-산행지도에 비밀의 열쇠가 있었다.
2월은 겨울과 봄사이에 있는 간절기(환절기는 한국 한자어이고, 간절기는 일본 한자어임)
다. 간절기 등산할 때는 등산복도 고민이다. 다운을 입자니 너무 덥기도 하고 또한 거북해서
산행에 도움이 안 될 것 같고 사계절용 자켓을 입고 위에 가벼운 경량다운을 입고 가려니
추우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자꾸 고민이 되어- 경량다운의 아쉬운 부분을 주머니에 핫팩2개를 채우니 마음이 든든했다.
나이가 들면 생각하는 것과 몸이 따로 움직인다 하더니만
마음은 광나루로 여유롭게 가야지 했는데- 현실은 제기동으로 가게 되어 정시보다 5분 늦게
도착했어요 (기다리게 해서 죄송했습니다.)
경기고속 28인승 김용환 기사님.
세월도 흐르고 환경도 많이 변했는데- 언제나 그 자리에 계셔서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이른아침. 창밖의 풍경이 뿌옇게 보여서 눈이나 비가 오려나 했는데 밤과 낮의 심한 기온차로
생기는 결로 현상 같은게 아니었나 싶다.
부족한 잠을 차에서 보충하고 나니-대둔산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장비 정비를 하고 보니- 우리 산하들 무에 그리 급한지 다들 휑하니
가버리고 동작이 느린 한두명만이 남았다. 다음부터는 매뉴얼을 정해서 다 모이면 출발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해봅니다.
도립공원이고 들머리 고도가 약 280미터라 생각보다는 등산이 조금 수월하겠다 싶었다.
초입에 대둔산 호텔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외관이 깔끔하고 좋아 보여 다음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등산이 시작 되었는데....시작점 부터 경사가 아주 심해서
등린이라면 적응하기 쉽지 않았을듯하다. 대둔산은 등산로가 9할이상 돌로 이루어져 있고
경사 또한 급경사라 UP&DOWN 비슷한 특이한 산이다. 조금 지쳐갈때쯤 만난 동심바위는 국사 원효대사가 이바위를 보고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3일을 이 바위 아래서 지냈다는 전설이 있는데- 누군가 아마도 산을 오르다 힘이 들어서 지체하지 않았을까 라고 반문했다.
원효대사님은 참 신출귀몰한 분 같아요. 설총의 아버지인 원효대사는 신라 무열왕때 당으로 가던도중 깨달음을 얻어 유학을 포기하고 신라로 돌아와 떠돌아다니며 불교의 교리를 전하던 분인데- 어느날부터 이상한 노래를 부르고 다녔다하지요. 자루없는 도끼를 내게 주시오, 그리면 내가 하늘을 떠받칠 기둥을 찍을테요. 무슨 말인지 도통 의미를 알수 없는 노래를 부르고 다녔는데 무열왕이 알아듣고 궁으로 불러 과부인 요석공주와 결혼을 하게 해서 태어난 아이가 설총.
설총은 중국의 한자어를 빌려 우리말을 표현하는 이두문자를 만들어 백성들에게 도움을 주신 훌륭한 분이지요. 그후 다시 출가를 했고, 소요산에 가면 자재암이 있는데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애절한 사연이 있는곳이랍니다.
90도 돌계단과 철계단은 번갈아 오르고 또 오르면 금강구름다리를 만난다.
우리나라 최초의 구름다리가 대둔산에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입석대와 임금바위를 연결하는 다리로 정식명칭은 금강현수교이고 1M폭과 50M 길이다. 적당히 늘어지게 친 케이블이라 걸음을 옮길때마다 출렁거려 조금은 겁이나기도 하지만 위험하지는 않다.
요즘 지자체마다 출렁다리를 많이 만들어 관광객 유치에 나서는데- 그 시초가 금강구름다리
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다음에 마천대 정상의 마지막 관문인
삼선계단이 나오는데- 심장이 약한 사람은 절대 통과 할 수 없는 곳. 높은 산 공중에 사다리 하나를 띄워놓은 듯한 천국의 계단를 오를 때 사지가 덜덜 떨리고 눈앞이 아찔함을 어찌 말로 표현할수 있단말인가. 뒤를 돌아보면 곧 떨어져 죽을 것 같은 두려움과 공포에 얼마나 시껍했는지 그냥한번 오르는데도 진땀을 흘리고 무서웠는데 어떻게 그런 붉은색 계단을 만들 생각을 했는지 정말로 놀라운 발상이 아닐수 없다. 삼선계단에서 보는 층층이 구름으로 수놓은 사바의 세계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번에 기회를 놓치신분들은 다음에 꼭 한번씩 가보시길 권합니다. 등산이 힘들면 왕복케이블카도 있으니 걱정은 안하셔도 된 답니다.
어려운 코스 모두 통과 후 마천대 정상 개척탑 바로 아래서 먹는 따끈한 컵라면은 천하의 별미만큼 맛이 있었지요. 4년전 스위스융프라우에 갔을 때 전망대에서 우리나라 컵라면을 한 개에 만원씩 받고 판매하는데도 그걸 먹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더라구요.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한국의 K_라면 특히 산정상에서 야관문을 곁들여 먹는 그맛은 아주 특별한 추억이었답니다. 벌거벗은 겨울산의 황량함이 조금씩 벗겨지는 듯 봄기운이 감도는
2월의 대둔산 산행 산너머 남촌으로 봄마중하기에 딱 좋은 날씨 그리 춥지도 않고
일본어로 ちょうどいいです 딱 좋았습니다. 산행후 버섯찌개에 파전 인삼튀김까지
배부르게 먹고 옥수수에 술 그리고 밥까지 낑낑거리며 지고와 밥은 누룽지 만들어 출출할 때 먹으려고 쟁여 두었답니다.ㅎㅎ
회장님을 비롯한 산하님들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첫댓글 김지현 작가님 대둔산 역사를 오롯이 한눈에 담은 감칠 맛
나는 힐링 여행
아름다운 그림 감사 합니다
느~으~을~~~
함꺼 걷게요~^~^
아름다운 글 잘읽고갑니다 자주나오셔서 좋은후기글 많이남겨주세요
지현씨 아니 작가님 글 한번 참 맘에 다가오네요 산행 자주 참석하셔서 후기 부탁 드려욤~~
후기잘읽고 갑니다 저는 사연이 있는 대둔산
농부님 닉네임
바꾸셨네요 검은말인가요?
그렇잖아도 누군가로부터
흑마님의 흑역사 이야기 들었습니다.
얼마나 황당하셨을까.
항상 건강 잘 지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