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나 소설가들 중에는 필명을 쓰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식물 중에도 본래 이름보다 다른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진 게 더러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을 비롯하여 유통시장에서 ‘천리향’으로 불리는 식물이 그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향이 천 리를 간다 하여 ‘천리향’으로 불리는 이 식물의 진짜 이름은 팥꽃나무과의 늘푸른넓은잎작은키나무인 백서향(서향도 포함)입니다. 전라남도와 경상남도 및 제주도 등지에서나 볼 수 있는 난대식물인 백서향은 높이 1m 정도까지 자라며 나무껍질은 감청색을 띱니다. 어긋나기로 달리는 진초록빛 잎은 거꿀피침모양이며 윤채가 나고 가장자리가 밋밋합니다.
암수딴그루로 2~3월 전년도 가지 끝에서 흰 꽃이 둥근 공 모양으로 모여서 달립니다. 꽃에서 풍기는 은은하고 달콤한 향이 일품입니다. 열매는 둥글거나 달걀 모양의 물열매로 5~6월에 익으며 독성이 있다고 합니다. 이름은 한 비구니가 잠결에 이 향을 맡고선 ‘睡香’이라 부르다 상서로운(瑞) 향(香)이 난다 하여 그리 불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이 원산지로 알려진 서향(맨 아래 사진)은 꽃빛이 홍자색을 띱니다. 백서향은 향수 등 화장품에도 활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말린 꽃을 ‘서향화’, 말린 뿌리 또는 뿌리껍질을 ‘서향근’, 말린 잎을 ‘서향엽’이라 부르며 류머티스, 신경통, 인후통, 종기, 창양, 만성피부염, 통풍 등의 약재로 쓴다고 합니다.
글/사진 : 정충화
첫댓글 저희집에 천리향 만리향이 있어요 처음 두해만 꽃이 피더니 매년 깜깜 무소식이네요.
아파트에서는 식물들이 잘 자랄수 없는 환경이라 참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올해는 집에서 키운 군자란 꽃을 몇년만에 처음 보았어요
막연히 좋은일이 일어날것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