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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섹션 : 정치 | 등록 2004.12.07(화) 18: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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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당 '예정된 수순' 자충수될판 ■ 보안법 연내처리 유보 배경·파장
당지도부 "고육지책" 오래전부터 교감 열린우리당이 7일 ‘국가보안법 폐지안 연내처리 유보’ 방침을 내세워 한나라당과 정치적 타협을 시도하고 나섰으나 한나라당의 거부로 다른 법안 처리 일정도 불투명해지는 등 개혁·민생법안 전체가 위기에 봉착했다. 열린우리당의 보안법 처리 전략을 놓고 당 지도부는 ‘고육지책’ 혹은 ‘예정된 수순’으로 설명하고 있으나, 외부에서는 ‘오락가락’ 행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주고받기 셈법’한나라당 거부로 차질 열린우리당 지도부에서는 ‘유보’ 방침의 배경에 대해, 지금과 같은 상태가 계속되다가는 자칫 4대 법안은 물론 민생·경제법안 모두를 떠내려보낼 수도 있다는 전략적 판단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임시국회를 열어 몇개 법안이라도 건지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이 가장 반대하는 보안법을 내줄 수밖에 없다는, 일종의 ‘주고받기 셈법’이라는 것이다. 이들 관계자들은 이런 방침이 여권 핵심에서 충분히 논의돼온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문희상 의원이 오래전부터 이부영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 등에게 “참여정부가 무능하다는 얘기를 듣지 않기 위해서는 교활해져야 한다”며 이런 방안을 제기했고, 지난 11월28일 당 지도부의 심야회동에서 검토도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보안법 처리 유보’는 당 지도부 사이에 이미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으로 보인다. 6일 보안법 폐지안 기습상정을 강행한 뒤 7일 아침 당 회의에서 보안법 유보 방침이 아무런 이의 없이 통과된 것도 이를 반증하는 것이다.
"기획주의 태도" 안팎서 비난 쏟아져 이날 오전 김원기 국회의장이 천정배 당 원내대표에게 “보안법의 본회의 단독처리는 어렵다”는 뜻을 전한 것도 유보 방침에 간접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보안법 처리 유보 방침은 당 안팎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이 확실하다. 열린우리당 쪽은 “의원들이 몸을 던져가며 보안법을 상정함으로써, 보안법 처리에 대한 의지를 과시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당장 이날 당사 앞에서는 보안법 유보를 규탄하는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 등의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 시민단체는 “열린우리당이 우리를 이렇게 배반할 줄 몰랐다”며 “기회주의적 태도”라고 비난했다. 보안법 상정을 통해 굳건한 연대를 과시했던 민주노동당과의 협력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는 언론관계법 등 ‘3대 법안’과 민생·경제법안 처리 등에서도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민적 명분 차원에서도 당 안팎의 평가가 다르다. 열린우리당은 대통령까지 나섰던 보안법 폐지 문제를 양보함으로써,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국회 상황에 대한 책임이 한나라당으로 넘어갔다고 자평하고 있다. 한나라당내의 온건파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열린우리당의 협상력을 높였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당 일부에선 여야의 대립이 격화할 경우에 대비해 개혁법안을 직권상정하고 강행처리하는 명분이 마련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텔레비전 등 언론보도를 통해 ‘날치기’를 떠올리게 하는 아수라장을 보인 것은 큰 손실이다. 정치적 실리 면에서도 얻은 것이 별로 없다. 보안법 처리 유보의 대가로 기대했던 임시국회 소집에 대해 한나라당은 콧방귀도 뀌지 않고 있고 민주노동당까지 거부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에서는 1, 2월 임시국회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경우 그때까지 열린우리당이 과반수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된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꿈쩍않는 한나라당
'날치기 미수' 사과·보안법 폐기방침 완전포기 요구 한나라당은 7일 국가보안법 폐지안의 연내 처리를 유보하기로 한 열린우리당의 태도 변화를 반기면서도 “보안법 폐지 방침 자체를 포기하라”고 압박했다. 또 ‘4대 법안’ 가운데 보안법을 뺀 언론관계법 등 ‘3대 법안’과 민생·경제법안의 연내 처리를 위한 여당의 임시국회 소집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박근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안법은 민생과 관련된 시급한 법안도 아니고 빨리 처리할 이유도 없다”며 “한나라당이 꾸준히 얘기해 왔던 것으로 어쨌든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보안법 폐지 방침도 포기하고, 다른 ‘3대 법안’도 위헌성과 정략성을 삭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남은 회기 민생법안 처리 충분‥임시국회 왜 하나" 오는 10일부터 임시국회를 연다는 열린우리당의 태도에 대해 박 대표는 “보안법 처리를 않겠다면, 정기국회 회기 안에 예산과 민생법안을 다 처리할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한나라당은 임시국회가 소집되더라도 일단은 ‘무시 전략’으로 임시국회를 무력화시킨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임태희 대변인은 “여당의 요구로 임시국회의 회기가 잡히겠지만, 회의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며 “회의는 여야 교섭단체 대표간 협의에 의해 의사일정이 잡혀야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임시국회가 열릴 경우, 열린우리당이 개혁법안을 밀어붙일 것이라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임시국회에 대해 “여당이 민생경제를 핑계 삼아 ‘4대 악법’의 날치기 공간을 마련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도 “여당의 제안은 거꾸로 뒤집어 보면 보안법을 뺀 ‘3대 법안’을 1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9일까지의 정기국회에서 예산안이나 민생법안, 이라크 파병 연장 동의안 등이 처리되지 않고 임시국회로 넘어갈 경우, 한나라당이 개혁법안 저지를 이유로 마냥 임시국회를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