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추(滿秋) 의 조계산
'단풍을 놓치면 가을을 놓친다는 그 친구가 보고 싶다’ 고
광고 카피로 능청을 떨며
가을 산을 가 보고 싶은데
내가 내려 와야 어디로 갈지 결정 한다고..
“다리에 힘도 없는 사람들이 산은 무슨...
웃기지 말란다
아직도 생생 하다고..
생생은 무슨, 입이나 생생하지..^^
그리고 무슨 산타령 사방 팔방이 나서면 산인데
벌써 8년이나 되었나
같은 회사에 다녔다는 인연으로
출생지와 입사 년도는 다르지만
나이가 같아서 같은 날 정년퇴직 한 친구들이
여기 광양이 고향이라고 다들 눌러 살고 있다
당연 내려가고 말고
내가 가야 진행이 되니까
마침 내가 정기적으로 내려가는 주말이다
다음날이 길동무 정기산행이 있지만 일요일은 올라가야 하기에
토요일이 좋았다
오전 8시 반에 재철소기술교육센터 주차장에서 반가운 얼굴들과 조우한다
아직도 모두 현역으로 일을 하고 있어 보기좋다
6명이 차 한 대에 몰아 타고 가면서
이야기의 주재가 건강관련 이야기 이다
오줌이 자주 마려운데 전립선 이상인 것 같다
성가롤로 이비인후과 잘 보더라
혈압 약을 먹으니 좀 좋더라
그것 계속 먹어야 한다는데...
잇빨를 해 넣어야 하는데 애들이 임플란트를 하라 하는데 어디가 좋은데?
아 잇몸으로 살고 그 돈으로 술이나 사여..ㅎㅎ
마누라가 머리가 아프다는데 큰일이다
참 자네 마누라 좀 어떻냐?
자넨 손주 봐주지 말랬는데 그 봐 혼이 나지
맞어 꼼짝도 못하겠어
나야 회사 가면 되지만 마누란 그 열심인 성당에도 못나가고..
그런데 한 녀석이 여기서 누구 눈치 볼 것 있다고
좌우 한번 두리번 하더니
“그런데 요즘도 밤에 가끔 서기나 하나?”
“그거야 당연하지..”ㅋㅋ
"그럼 뭐해..??"
어디 가서 이야기는 못하고 우리끼리 풀어놓으니 속이 편하단다

선암사 입구부터 가을의 정취가 절정을 보여준다
사찰 가는길 아름답기로 선암사길이 유명하다는 건 이미 다 알지만 특히가을길은 정말로 좋다
전 길동무 오길준(외로운 철새)씨가 사진동호인들과 출사를 나왔는데
여기가 좋다고 나를 끌고가서 안내한다 (마이컷어..ㅎㅎ)

사찰에서 내어 건 부처님 오신날 연등이 아직도 있는데
나름대로 사찰인가 싶다

선암사 길을 가다 보면
입구에 길 좌우로 돌비석을 만나는데
앞에는 "조계산 선암사" 그리고 "선교양종 대본산"
이정도야 알아보겠는데

뒷면에는 무슨 뜻인지 모를 글이 새겨져 있어 아마도 불교법문 이려니 했는데
이러한 뜻이란다
放出曹磎 一派淸 방출조계 일파청 (조계(육조혜능) 스님이 나타나자 온 물결이 맑게 되었고)
劈開南岳 千峰秀 벽개남악 천봉수 (남악(희양)스님이 등장하자 일천 봉우리가 빼어나게 되었네”)
이글은 초대 대한불교 회장을 지낸 박한영 스님이 지으신 글귀라고
유흥준 님의 나의문화유산 답사기 6편에 설명이 있어 다시 한번 들여다 본다
세상엔 아는 만큼 보이지만
몰라도 되는 것도 참 많다 ^^

조계산 선암사 굴목재 그리고 보리밥집
오늘 우리가 갈 목표점
작은 굴목재를 넘어가면 그래도 왕복 7km 짱짱한 거리이다

그렇게 단풍에 취하고
청아한 물소리와 맑은 공기에 취하면서
보리밥집에 이르러 진수성찬을 받는다
뭐 어디 간들 이만한 성찬이야 없을까 마는
땀 흘린 뒤의 밥 한술과 술 한잔의 맛과 멋은 어떤 행복과 비교가 안된다
막걸리 한 잔 속에
가을이 녹아들고
우리는 만추를 만취가 되도록 들이키며 세월을 마시고 있었다
2011 11. 5














첫댓글 나이가 들수록 더욱 멋스러워 짐은 맘 맞는 친구들과의 허심없는 동행이 미래에 희망일것 같네요......ㅎ
반갑습니다 멀리서 오셨군요
군포 수리봉도 제가 올라야 할 목표 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