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유가 원료인 시유의 소비량 증·감 여부는 곧 한국 낙농산업이 발전하느냐 퇴보하느냐를 가늠하는 잣대라 할 수 있다.
시유의 소비 확대를 위해서는 6년간 동결된 우유 공장도 출고가격과 유통가격을 정상화하여 적정이윤을 보장하는 동시에 우유가 지닌 장점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홍보를 강화하고, 학교우유의 급식량 확대가 관건이다.
전국의 학교우유급식 실적을 살펴보면 2002년 현재 초등학생 3백37만6천명, 중학생 34만8천명, 고등학생 24만3천명, 특수학교생 1만8천명 등 모두 3백98만5천명으로 대상학생 7백92만5천명 대비 50.3%로 아주 미진하다.
또 급식형태를 들 수 있다. 극빈·불우이웃에 대한 보조 급식은 초등학교에만 국한하여 일부에게 이뤄지고 있을 뿐 대부분의 초·중·고등학생 모두는 자담형태의 일반급식이다.
또한 대상학생 대비 급식학생수 비율은 초등학생의 경우 81.8%로 비교적 급식이 이뤄지고 있으나 중학생 19.2%, 고등학생 12.4%로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급식실시율이 낮아지고 있는 점이다.
그밖에 학교우유급식 비율이 시·도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2002년 2학기를 기준, 부산의 경우 급식 학생수는 8만9천5백38명으로 전체학생 69만7천3백70명 대비 12.8%로 아주 저조하다. 그 외 인천 21%, 대전 37.2%, 대구 42.6%, 전남 43% 전북 43.5%, 광주 46% 등으로 우유급식을 하는 학생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시·도가 무려 7개지역에 달하는 것은 학교우유급식의 문제점이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문제점이 무엇인지 깊이 짚어보고 해결해야만 한다.
학교우유 급식의 목적이 자라나는 2세들의 체위향상 등을 위한 것이라면 그 소기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도 급식대상 우유는 다양화해 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
왜냐하면 학교우유 급식을 기피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백색시유는 맛이 없다”면서 학교에서 우유 마시기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대 변화에 따라 욕구가 변화되고 있는 학생들의 욕구 충족과 소비자 취향에 걸맞도록 학교우유 급식 대상우유는 다양화해야 옳다는 것이 관계자들 사이 중론이다. 학부모들도 맛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 학교우유 급식 담당 교사들의 말이다.
학교우유급식 대상우유는 서울우유가 지난 62년 이 사업을 맨 처음 시작하면서부터 현재까지 40년이 넘도록 백색 시유에 국한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가공우유는 수입 분유 등으로 제조가 용이하여 만약 가공우유를 공급하는 것은 오히려 외국 낙농가를 도와주는 빌미가 되기 때문에 국내 낙농가 보호 차원에서 가공우유는 그 대상에서 제외토록 제도화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학교우유급식 대상우유는 변해야 한다. 그동안「영양」일색 이었다면 앞으로는 「맛과 영양」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에 와있다. 다시 말해 국내산 원유가 99% 들어 있는 백색시유에서 국내산 원유가 99% 들어 있는 백색시유 또는 가공우유로 제품을 다양화하여 자라나는 2세들의 건강을 돕고 우유소비량도 극대화해야 옳다.
사실 2003년 시유소비 증가요인을 살펴보면 표에서 보는바와 같이 전년대비 백색우유는 1.2% 성장에 그친 반면 가공우유는 무려 23.9%가 증가하고 있음은 이제 학교우유 급식대상 우유도 현실과 미래에 부응토록 다양화해야 함을 시사한다.
또 우유급식가격도 98년 2백35원(2백ml들이)으로 책정된 이후 6년간 동결되어 있어 관련업체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음을 비춰볼 때 현실화가 절실하다.
한국유가공협회 김명길 전무도 지난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낙농심포지엄에서 위와같은 점을 강력히 제기 했다.
학교우유급식은 교육이다. 영국의 The Big Hush 캠페인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카톤팩 우유를 마시기전 5분간 조용히 침묵기도를 하도록 하고 있다. 우선 우유를 생산한 사람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것에서부터 암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기도와 품성과 인성을 착하게 해달라는 기도이다. 이 캠페인을 통한 자선단체기금은 1백만 파운드가 넘는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우리도 선진국과 당당히 어깨를 겨루는 국가로 발 돋음 하기 위해서는 자라나는 2세에게 우유급식을 확대토록 지원책 강구는 물론 현재 모순되어 있는 공장도 출고가격과 유통가격 등은 조속히 현실화되어야 한다. (축산신문 5월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