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귀나무 꽃핀 것 많이들 보시죠.
정숙이교수님께서 이 자귀나무꽃을 참 좋아하신다는 말씀하셨는데,, 저도 참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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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귀나무는 새순이 참 늦게 납니다. 겨울잠을 오래오래 자고 5월도 하순이 되어야 잎사귀를 조금씩 내밀기 시작합니다.
울 주방 바깥에 여러그루 있는 저 자귀나무, 다른 나무들이 다 파릇파릇 무성해지고 있는데
혼자서 겨울 마른가지 그대로여서 얘가 죽어버렸나 할 정도 입니다.
상당히 게을러보이는 나무지만, 그건 남들보다 더 깊은 행복감속에 젖어 있노라 그런 것 같습니다.
자귀나무는 환희롭게 합일 한다해서 합환목(合歡木)이라고도 하고, 밤이 되면 합한다해서 야합수(夜合樹)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사랑과 정을 갖게 하는 나무라해서 유정수(有情樹)라고도 합니다.
실제로 밤이되면 서로 꼬옥 안는 듯한 그 모습,, 참 사랑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그래서 자귀나무꽃의 꽃말은 두근거림, 환희입니다.
서로 하나되어 가고 있는 저 잎사귀들 함 보세요. 신기하지 않아요? ^^
자는 모습이 귀신같다해서 자鬼나무라고도 한다는 이야기가 많지만
원래는 佐歸木이라 하여, 때가되면 떨어져 있던 이들이 하나되도록 돌아올 수 있게 돕는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밤마다 하나되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뜨거운 불이 타오르듯 피어나는 꽃을 보면서
헤어졌던 이들이나 함께하고 싶은 이들에게 온전히 따사로운 사랑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는 나무입니다.
밤에 보면 잎사귀들 서로 꼬옥 안고 있는게 그저 환희로운 사랑에 빠져있는 듯이 보입니다.
그래서 침실에 이 자귀나무 잎새를 꽃아두면 부부생활이 참 아름다와진다고도 합니다.
또 잠을 아름답게 잘 자기때문에 편안한 숙면을 취하게 만든다고도 합니다.
실제로 이 나무 껍질을 달여먹으면 불면증에 상당한 효험이 있습니다.
또 잎사귀도 꽃이 진다음 채취하여 말렸다가 차로 마시면 역시 같은 효과를 냅니다.
꽃도 말려서 차로 마시면 그 향기로움이 영혼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중국에서는 이 나무를 뜰에 심으면 미움이 사라진다고 했고
친구의 노여움을 풀기위해 잎을 따서 보내기도 했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단옷날 무렵 자귀나무 꽃을 따다 말려 베개 밑에 넣어 두기도 하고,
사랑하는 이의 마음이 좋지 않을 때면 조금씩 꺼내어 합환주를 만들어
함께 한잔하면서 그 마음에 다시 사랑이 꽃피게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나무 잎사귀, 비오기전에 바람불잖아요. 그 때 나는 소리 참 특이합니다.
자귀나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막 자기자기 한 소리가납니다.
가만히 들어보면 자기야,, 자기야, 자기야..... 그런 말을 하는 것 같아요.
얘네들 열렬한 사랑을 꽃피웠던 봄꽃들이 다 지면 6월 말이 다돼어 장마철이 올무렵이면
저렇게 조용히 아름다운 꽃을 피워냅니다.
함 보세요. 자귀나무꽃 얼마나 아름다운지, 불타는 사랑을 노래하는 것 같지 않으세요.
가만히 보고 있으면 울 학우님들 마음에 연분홍 사랑이 넘실댈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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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촘한 초록색 잎새속에 분홍빛 우산처럼 피는 그 자태는 참 이국적느낌을 갖게 합니다.
울나라 자생종이지만 저 화려함을 보면, 평소 소박함 가득한 울나라에도 사랑할 때만큼은
뜨거운 열정의 불을 타오르게 해야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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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서는 달콤한 향기가 나는데 저녁무렵에는 향기가 더 짙습니다.
보통 꽃잎으로 알고 있는 부분은 사실 수술로, 수술이 활짝 피면서
마치 수백 개의 명주실이 연분홍색으로 물들어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영어로는 silk flower 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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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가을에 콩깍지처럼 꼬투리가 달리는 데,
우린 그가 피워낸 아름다운 사랑의 합일을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해서그런지 꼬투리속에 씨는 먹을 게 못됩니다.
근데 새들은 참 좋아합니다. 특히 겨울새들이.
그리곤 걔네들은 다 소화시키지 못하고 배설물과 함께 나온 씨앗들은 어딘가에서 다시 또 자귀나무를 자라게 합니다.
자귀나무의 지혜일까요.
저 하늘에 올라 이 땅 어딘가를 살펴보며 사랑이 필요한 곳에
다시 또 사랑의 꽃을 피우도록 하기위해서 새들을 그렇게 유혹한 것이 아닐까요.
우리도 자귀나무를 여기저기 자라게 할 수 있습니다.
가을이나 겨울, 잘 익은 꼬투리를 따서 종자를 보관했다가,
이른 봄에, 정갈한 물에 하룻밤 불린 후 땅에 뿌리면 싹을 잘 냅니다.
올 가을에 저 꼬투리 따다가 집뜰에다 함 심어보세요. 사랑이 찾아올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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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으로 아름다운 자귀꽃,,
오랜 사랑의 기다림 속에 꽃을 피워내서 그런지 그 꽃 참 뜨거운 사랑을 이룬 듯
마치 그 사랑의 불이 타는 것 같이 아름답습니다.
참 감칠 맛 나는 자귀나무의 사랑.
달콤한 살구향같은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는 저 자귀나무꽃은 말라떨어져도 그 향기를 잃지 않습니다.
자귀꽃이 진정 아름다운 이유는, 모두가 하나될 수 있도록 돕는다는데 있는 것 같아요.
자귀꽃의 자태 그리고 그 향기는 그를 느끼는사람들의 마음을 다 하나되게 해주니까요.
울 학우님들 이렇게 오랜 기다림으로 이루어낸 아름다운 사랑의 삶을 살아가지 않으실래요? ^^
아침에 자귀나무를 보면서 시 한수 썼어요^^
자귀나무/
따스한 봄날이 오고 있었어요.
온갖 나무들 다 푸른 잎새를 내밀었어요.
잎새무성해지고 저마다 형형색색 꽃들이 피어날 때에
잎사귀 하나 없이 채 떨어지지 못한
마른 콩깍지 몇개 매달고만 있었던 그대였어요.
개나리 진달래 물망초 온갖 꽃들이 피었다 지면서
아쉬운 봄을 떠나보내고 여름을 재촉하는 장마비가 시작되었을 때
그대 홀연히 그 모습을 드러 내었어요.
빛살이 비치듯 연분홍 아름다운 그 자태.
보석이 햇살에 반짝이는 것 같은 그 화려함
마치 마음속 깊이 감추어둔 태양을 끄집어 내놓은 것 같아요.
꼭 맞는 짝을 찾았나봐요,
온전한 합일의 꿈을 이루었나봐요.
그래서 모든 이들이 그대를 합환화라고 부르게 되었나봐요.
낮이면 세상향해 뜻을 펼치고,
밤이면 꼬옥 껴안으며 잠을 자는 그대,
이 우주에서 최고의 행복을 누리는 존재같아요
아아 우주에서 가장 소중한 그 환희로움의 행복,
이제 저도 함께 하고 싶어요.
사랑해요.
정말 사랑해요...
이 땅에서 온전한 사랑을 이루어 영원의 고향, 나의 별로 돌아가고 있는 모습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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