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진을 지나 양양가는 길목에 위치한
남애(南涯)의 옛 이름은 낙매(落梅)였다고 합니다.
그 옛날 바닷가에 매화나무가 무성했고
매화 꽃잎이 바다에 떨어지는 풍경이 장관을 이뤘기에
마을 이름으로 불렸었답니다.
또한 작지만 아름다운 어촌인 남애(南涯)는
안성기, 김수철 그리고 강수연이 출연했던
영화 '고래사냥'의 마지막 촬영장소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넙치과에 속하는 광어야 3 ~ 4월 넙치는 개도 안먹는다니 제외한다 쳐도
봄이라 하면 봄 도다리라 하여
4월이면 수산시장에서도 몇 곱으로 가격이 뛰는
도다리를 최고로 치는데도 불구하고
웬 가자미를 논하느냐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시인들이 제일로 좋아하는 시 '가재미'(시인 문태준)나
정호승 시인의 어른들을 위한 동화에 등장하는 전설의 비목어가
가자미라면 조금 구미가 땡기시는지요?
또한 가자미가 주인공일 것으로 추론되는
류시화 시인의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을 올리며
이제부터
남애의 자연산 참가자미 세꼬시 자랑좀 하겠습니다.
외눈박이 물고기 사랑
글 / 류시화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전문
실력좋은 기술자가 만들었다는 기계로
물고기의 껍질을 벗기고 회를 뜨고 세꼬시까지 치는 요즘
그저 입안에서 스르르 녹아 없어지며 고소함만을 입안에 남겨두는 옛 맛을 내려
정성들여 날을 서게 한 회칼을 이용하여
손으로 잘게 썰어내는 성도식당은
지역민이 아니라면 찾아들기가 수월치 않은 곳입니다.
혹여 운 좋게 찾아들었다가도 일일이 손으로 썰어야하는
30분 ~ 1시간이라는
(손님이 많은 시간에는 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 수도.....)
긴 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돌아서고야 말기도 하기에
서울에서 자주 들르는 사람들은 대관령을 넘기 전 미리 예약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이미 정동진에서 전화로 예약한
남애(南涯) 성도식당의 세꼬시가 아른거리고 그 맛을 기억하는
입안에서는 침이 목구멍으로 타고 꿀꺽 넘어가는 상황에서
속마음이야 한달음에 식당으로 들이치고 싶었지만
그저 사랑받는 남편으로 살고싶은 영악한 저는
옆지기와 동행한다는 이유로
( ㅋㅋ 포인트 관리상 .....)
몇 해 전 새로 개통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양양으로 향하는 도로를 버리고
경포에서 주문진까지 차창 밖으로 바다를 한아름 안고 달리는
아름답고 무드가 흐르는 옛 길을 따라 남애에 도착했습니다.
당연히 아름다운 음악도 틀었죠. ㅎㅎ
동해하면 오징어를 떠 올리는 분들이 계실겁니다.
서비스로 내오는 싱싱한 오징어와 조가비, 멍게들로
입가심을 한 후.......
아이들을 위해서는 고소하고 맛난
영양가 만점의 가재미 튀김을 내오는데
뼈까지 씹힐 정도의 10Cm내외의 어린 가재미를 쓰기 때문에
가시 걱정은 뚝~~
간 해독과 위에 좋은
설명이 필요없는 황태 생미역 국입니다.
사실 여기까지만 시식을 하여도 서울에서 남애를 찾아간
노력에 대한 댓가는 충분하지 않나 싶은데 어떻게 생각을 하시는지요?
자연산 참가자미는 참조기보다 귀한 생선으로서
함흥식 냉면에는 홍어를 삭혀서 넣기도 하지만 참가자미를 넣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도다리를 재료로 된장을 풀어 쑥국을 끊여먹기도 하지만
참가자미와 쑥은 찰떡궁합이기에 참가자미도 많이 사용합니다.
겨울엔 미역국에 넣어 드시면 별미입니다.
혹시 참가자미 무침을 드신다면 백김치에 싸서 드셔보시면 환상이며,
밀가루 음식을 즐겨하는 분이라면 가자미 회 국수도 권합니다.
가자미에 대추, 생강, 호박, 꿀 등을 넣고 달인 것은 산후조리에 좋으며
가자미에는 주름개선에 좋다는 화장품마다 첨가되는 콜라겐이 풍부함으로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가자미에 밀가루나 양념장을 묻혀 프라이팬에 구운 가자미구이는
콜라겐이 많은 껍질까지 먹을 수 있어 좋습니다.
특히 가자미조림에는 국물에 콜라겐이 많이 녹아있으니 국물까지 드시도록~~~
또한 건강한 머릿결 유지에 꼭 필요한 결체조직(結締組織) ‘엘라스틴’이
풍부하다는 것도 인지하시기 바랍니다.
위 식당의 세꼬시감은 부화후 1 ~ 2년 사이의 것을 사용합니다.
(손 바닥보다 작음)
접시에 이렇게 가득하게 내놓는
주인장의 커다란 손에 범인들은 주눅이 들지도 모릅니다.
우리들이 "세꼬시"라 알고 있는,
잡고기나 넙치류(광어, 도다리, 물가자미.)의
어린새끼들을 뼈와 함께 썰어 놓은 것과는
씹히는 맛부터 다른 참가자미는
세꼬시용으로 잘게 썰어놓아도 지느러미 쪽에서 나는 참가자미 특유의 향이 살아
혓바닥과 코를 통해 은은히 전해지는 쫀득 쫀득한 것도 모자라 ㅋㅋ
꼬득거리며 찰진 참가자미의 육질을 씹으면
고소하게 씹히는 부드러운 맛과 함께
입안 가득 고이는 고소한 액은
주머니 사정이 빈약한 저를 또 다시 남애로 부르는 최면제입니다.
먼저 야채와 함께 초장을 넣고 오늘의 메인인 세꼬시를 양 껏 올린 후
시식을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ㅋㅋ
콩가루를 구미에 맞게 뿌린 후 저분을 이용하여
싸악싹 비벼서 드시면 됩니다.
이글을 쓰고있는 이 시점에 갑자기 입 안에 침이 돕니다. ㅎ
가마에 오른 새색시처럼 곱게
각종 야채와 초장 그리고 세꼬시 위에 올라간 콩가루
역쉬~~ 회를 드신다하는 분들은 초장보다는
된장을 애용 또는 편애하지만
사실 회도 그렇지만 세꼬시도 초장보다는
마늘을 갈아 듬뿍 넣은 된장이 상급이 아닐까 싶습니다.
회의 진정한 맛을 느끼시려면 첨가물없이 회만 드시는 것이 좋지만
여러가지 느낌상 고추냉이를 푼 간장이 최고라고 생각을 합니다.
채소와 비벼먹기도 하고 상추와 깻잎에 쌈을 싸서 먹는 맛도 일품입니다.
관계법령에 저촉되는 일이 아니니 상관이 없겠지요. ㅎㅎ
이쯤에서 궁금 하실겁니다
김이 모락 모락나는 이음식의 정체가 무얼까......?
몸의 필수 구성성분인 단백질과 미네랄 성분이 풍부히여 성장기 어린이나
입 맛을 잃은 노인분들께 좋으며 산후 몸조리에 특효가 있고,
간장이나 신장 기능을 향상시키며 소화를 촉진하는....
효능에 대해 이야기 하자니
헉헉~~ 숨찹니다~~~ ㅎ
아무튼 이런 이유로 많이들 찾으시는 그야말로 만병 통치약같은
영양의 보고 어죽이라는 넘입니다.
근사한 바닷가에서
맛 난 세꼬시를 시식한 후에 내놓는 이집의 어죽의 맛에 반해
저는 앉은뱅이 어죽이라 이름을 붙였습니다.
달짝지근하고 고소한 맛에 반해서
집으로의 귀가도 미루고 싶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기 싫을 정도로 맛나다는 이유로... ㅎㅎㅎ
제철을 만나 속살 꽉 찬 가자미의 달고 신선한 맛은 봄의 전령사를 만난 듯 했습니다.
나중이라도 혹시 남애를 찾아가셔서
위의 먹거리들 만으로도 성이 차지 않는다면
속초의 대포항과 양양의 중간쯤 있는 항구인 물치항으로 이동하여
1인당 2만원씩만 있으면 훌륭한 어부로도 변신할 수 있습니다.
( 주차는 해양경찰 초소 밑에 하시면 됩니다. 또한 물치항은 횟감이 저렴하기로도........ )
낚싯배에 몸을 싣고 육지가 아스라이 보이는
바다로 나가 망망대해에서 맛보는 회 한 점은
겨우내 찌든 답답한 마음을 한 꺼풀 벗어내기에 충분할 것 입니다.
이 외에도 멀지 않은 동호리로 찾아들면
작년 어느 봄날에 우리 모임에서도 메인 메뉴로 번개모임을 가졌었고,
봄날의 미식가들을 매혹시킬 멸치잡이인 멸치후리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멸치 회는 남쪽지방의 남해를 빼고 말하면 말이 되지를 않겠지요.
( 4월 초인 요즘 제 철을 만난 물고기 중의 한 가지인 대구를 손질하는 모습 )
거제도 외포에 가서 갈매기 소리를 들으며 먹는 생 대구탕은
12월 말부터 2월초까지 이지만
대구는 동해안을 거슬러 올라가 소련의 베링해협까지 갔다가
거제도로 되돌아와 알을 낳기에 3월 4월에는 동해에서 잡히기 시작을 합니다.
입이 커서 이름까지 대구인 이물고기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거제에서라면 몰이라는 해초를 살짝 덮어먹지만
지역이 동해이니 몰은 없어도
생 대구탕 국물은 우리들이 귀하게 먹는 생태보다 맛도 우월하지만
시원도하고 살도 부드러워 입안에서 살살 녹습니다.
부둣가에서 작업을 하다 흘린 죽은 대구 한 마리가 바다로 떨어지자
우리의 바다를 지키는 갈매기가......
지놈만한 대구를 요리하느라 여념이 없는 요넘을 파인더에 잡느라
남의 배에 허락도 없이 무임승선을 감행했답니다.
출항 준비를 하느라 그물을 손 보는 부부를 보니
너무 아름다운 모습에.....
사진 찍는 것을 도와 주시느라
여러번의 바느질을 하셔야했던 어르신.......
무엇을 기도하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바다와 어선 그리고 무릎꿇은 어부의 모습은 끝내 디카의 셔터를 누르게 하더군요.
남애항과 방파제
인성이라는 배의 이름이 독특하지요?
봄날은 가고
머지않은 시간에 또 다른 계절이 찾아오겠지만
짧은 봄날이기에 더욱 아쉬운 것 같습니다.
이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이
여러모로 행복한 봄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첫댓글 아휴..기껏 열심히 리플 달았더니만 대표님이 순간 이동을 하시는 바람에 다 사라져 버렸잖아요 잉~ 책임지세요 ㅎㅎ 거기다 이렇게 입맛 땡기는 것들 잔뜩 차려 놓으시구 그림의 떡으로 먹어야 하니 에구 ㅎㅎ 저 지금 아침 식사 마치고 앉았기 망정이지 식전에 왔으면 저 아마 침만 꿀꺽 삼키며 스트레스 받았을거에요 ㅎㅎ 며칠전 인천에 있는 정동진 비빕횟집에서 너무도 맛있게 비빕회를 먹고와서 그게 또 생각나는데 원주에는 그런 곳도 없구.. 불쌍한 고은하..ㅎㅎ 대표님! 혼자 맛있는거 너무 많이 드시지 마세요?
ㅋ 안녕하셨어요? 한창 글을 올리고 있는데 중간에 다른 글이.... ㅋㅋ 글의 순서를 맞추느라 이동을 시켰더니....
맛난거 가지고 원주한번 가야겠어요. 원주에서 번개를???
원주에서 직접 기르신 채소를 가지고 졸졸 물흐르는 계곡에서 삼겹살에.... 고은하님이 초대 번개를..... 쩌업~~
약 잇빠이 올랐습니다
ㅋㅋ 그러시다면 제가 제대로 염장을 친겁니다. ㅎㅎ
누구는 좋겠다 에고 나의 봄날은 어디에?
어디에? 살다보면님이 계시잖아요.
사실은 워커힐 가는 길만 올라도 벚꽃이 흐드러집니다. 확인해 보세요.
대표님 댕겨오셧구만유 애고 부러버라,,,,
저도 많이 부럽네요
ㅋㅋ 서두르세요. 봄날은 가고 있습니다. 해마다 느낌이 다른......
가족과 바다와 맛난 음식... 행복한 삶의 모습이네요.
고맙습니다~~ 반짜기 총무님도 올해는 장가를 가셔서 내년에는 아내와 함꼐 벚꽃 구경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침만 흘리고 갑니다..
ㅋㅋ 시간을 만들던가 해서 5월에 동해로 나들이 한번가지요. 바깥지기님께 의사를....
아주 상큼한 계획입니다.
순간순간 지나가는 퐁경을 멋있는 화면으로 잘 잡으셨네요... 약간은 추운듯한 날씨에 따뜻한 봄을 느꼈습니다...
바람님의 실력 앞에서야 한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