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총회 때 단시조 신인상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자금 확보며 여러 가지 사정으로 시도도 못해 보고 흐지부지 되었는데
이번 총회에서 중지를 모았으면 좋겠다.
씨앗이 있어야 새싹이 나고 자라서 열매를 맺듯이
우리 연대가 오래도록 번창하려면 좀 더 젊은 시조식구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단시조 동인은 우리 연대가 처음이다.
자긍심을 갖고 큰 나무로 무성해지길 바란다.
-<권두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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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수록 시인
김귀자 김석이 김소해
김정수 김정희 김희승
리영성 박영숙 박옥위
배우식 신애리 윤정란(회장)
이규철 이동배 이승철
이정재 임채주 정강혜
정수경 조계자 허상회
황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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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의 역사는 고려 말로 잡아도 700년이 훌쩍 넘는다. 만,중,삭대엽의 조종격이 정과정곡이라 했으니
900년은 족히 되고도 남는다.
시조는 단시조를 노래한 시와 가이다. 그래서 시조는 음악을 벗어날 수가 없다. 이것은
운명이다. 그러던 시조가 1920년대 멜로디는 벗어놓고 율격만 걸치고 나와 새로운 현대시조를 건설했다.
100여 년이 흐르는 동안 현대시조는 연시조가 새로운 주인으로 등장했다. 음악이 사라졌으니
자연히 그 자리에 연시조가 자리를 잡은 것이다.
사람들은 단시조가 쓰기 어렵다고 한다. 석 줄로 단판 승부를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단시조는 조상들이 자연스럽게 당시의 사회상과 정치상을 담아 왔던 우리의 옹기였다.
단시조를 늘여 쓴 연시조는 어디 쉬운 것인가.
그렇지 않다. 할 말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쉽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시는 할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할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시이다. 말을 덜어내면
단시조로도 생각을 충분히 담아 낼 수 있다. 타고난 재능이야 어쩔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하면 그 자체로서 진실이다. 감동은 진실에서 우러나온다.
-신웅순(시조시인, 평론가, 중부대 명예교수), <연대동인 11집-15집 평설/ 시가詩歌, 시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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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는 언어적 층위의 미감이 반복되면서 의미적 층위의 깊이와 넓이가 심화된다.
다시 말해 초장을 흐르고(流) 이어지는 중장에서 굽이쳐(曲) 시어와 의미의 변주를 이루어내고
종장에 와서는 그 3음절 정형의 첫마디와 음량이 확 늘어나는 둘째 마디의 변형 율격에서
초장과 중장의 균정한 율격적 흐름을 차단했다(節), 셋째 마디와 넷째 마디에서 균정한 리듬으로
정돈하며 풀어(解)준다.
시조는 3장의 구조적 원리에 따른 균형, 반복, 전환, 절제의 미학을 구현하며
이 미학적 원리가 시조의 정취를 결정한다. 여기에
교착어(첨가어)라는 우리말의 언어학적 구조가 구어체 자연발화를 구사하는 시조에서
정형시는 정형시이되 개별 작품마다 음절수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자율적 정형시'로서 편편이 다른 율동미를 구현하게 된다.
이 독특한 언어미학과 율동미학이 시조의 내재율을 형성한다.
시조는 초장과 중장에 이어지는 미적 거리로서 종장의 낙차가 클수록 높은 시적 성취를 이룰 수 있다.
시조 성공의 관건은 초장과 중장을 부양하는 종장의 낙차에 있다.
시조 명작은 3장이 낯설고 놀라운 의상으로 삼전어의 경계를 획득했을 때 탄생한다.
-홍성란(문학박사, 유심시조아카데미 원장), <단시조의 미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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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윤정란
무슨 일이 생겼나
몰려드는 개미들
언제 흩어질지
모르는 시위 앞에
뭉치면 다 되는 줄 아는
미완의 검은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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