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3일 수요일 6시 30분, 어린이와 문학 사무실에서 가진 모임 소식입니다.
이번 달엔 박정애 작가의 두 작품 <첫날밤 이야기>와 <괴물 선이>를 가지고 토론했습니다.
첫날밤 이야기>는 여섯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작품집입니다. 특히 표제작인 <첫날밤 이야기>와 <아주 오래된 하루>가 인상적인 작품으로 평가됐습니다. <첫날밤 이야기>는 청소년이 성을 대하는 방식을 적나라하지 않게 묘사하면서 아름답게 그린 작품으로 십대가 느낄법한 성을 솔직 담백하게 고백한 작품입니다. <아주 오래된 하루>는 태호와 태복이 형제가 겪는 고생이 대를 이어 태복의 딸까지도 이어진다는 비극적인 이야기인데, 비극을 아름답게 이끌어낸 작가의 솜씨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다만 실화를 바탕으로 쓴 작품이다 보니 어느 정도의 모티브를 가져왔을까하는 궁금증이 이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나머지 작품들도 소재나 주제 의식이 좋았으나 이 두 편이 우리의 마음을 움직인 작품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괴물 선이>는 구한말, 피폐한 삶을 사는 백성들의 이야기와 특별한 출생과 특별한 성장을 하는 선이의 이야기입니다. 천년의 꿈을 가진 용이와 자신의 신체적 비밀로 인해 주변과 어울리지 못하는 선이가 만나 용이의 승천과 선이의 자아 찾기가 이뤄지는 과정이 아름다운 이 땅과 소중한 자연의 묘사가 어우러져 잘 녹여든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용이의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 두루뭉술하게 그려지고 선이의 선택이 여성성을 버리는 극단적인 선택인 것에 대한 아쉬움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신화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용이가 선이의 무의식으로 해석되고 여의주는 선이가 온전한 인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상징으로 본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거란 생각에 동의했습니다.
두 작품 모두 박정애 작가의 필력과 내공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이라는 것에 동의하며 다음 달 있을 박정애 작가와의 만남을 기대하며 모임을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