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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묘한 인연
- 2016년 6월 고슴도치 탁구클럽에서 타브랜드 포럼란을 잘못눌러서 기타포럼 메뉴란에 들어오고, 거기서 우연히 클릭한 고집통 관련글을 보고 들어온 카페가 고집통 핑퐁나무입니다. 그 뒤로 계속 여기 머물렀습니다. 지금은 마치 고향친구집에 놀러오는 기분입니다.
2. 묘한 인연
- 1993년 대학2학년때 축제기간에 술을 먹고 너무 방방 뛰어다니다가 높은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습니다. 당시 낙법으로 떨어졌지만 워낙 많은 계단을 굴러다니다보니 팔과 얼굴이 온통 상처투성이었습니다. 피를 많이 흘려서 기진맥진하고 있었는데, 누군가 저를 번쩍 들어서 등에 업고 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병원이었습니다. 그 친구가 누군가 궁금했었고 이름을 안밝히길래 그냥 지나쳤는데 한참 뒤에 그 후배가 TV에 나왔습니다. 해병대 제대후 일본 배낭여행을 가다가 기찻길에서 노인을 구하고 열차사고로 사망한 의혈 청년이었습니다. 이 친구는 이 것말고도 생명을 구한 사람만 수십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의용소방대원, 구조대원 자원봉사, 수해복구대민지원등) 귀한 목숨을 수십명 구했으니 분명 천국갔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그때 저를 구해주지 않았다면 그 시간이 새벽 2-3시여서 아마 제가 어떻게 되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3. 묘한인연
- 2년전 탁구장에서 늘 레슨 받고 기계만 치고 가시는 저보다 10살정도 많아보이시는 중년어른이 계셨습니다. 칠 사람도 없고 같이 칠 실력도 애매하려던 찰라... 실력은 없지만 초보딱지를 잘떼주기로 유명한 제가 같이 연습하자고 제안을 하고 1년간 열심히 같이 연습을 시켜줬습니다. 연세는 저보다 많지만 저를 좋은 스승이라고 해맑은 표정을 지으시던 분이 계셨네요.. 올해 우리딸이 고등학교에 진학을 했습니다. 중학교 사춘기때 잘못된 교우관계로 맘고생하고 공부에 완전 흥미를 잃고 거의 인생을 포기하다시피 했었는데요. 거기다가 주변에서 가장 빡세기로 유명한 여고에 배정이 되어서 죽을상 하고 있었네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우리딸 담임선생님이 바로 그분 이셨습니다. 그 학교 진학상담이자 짬빱 넘버원이어서 교장, 교감도 형님하고 부르는 실세셨네요. 워낙 아이들을 이뻐하시는지라 그 반에는 왕따도 전혀 없고 반 애들이 전부 같이 모여 공부하고 놀고 이야기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학폭제로, 왕따제로 반.. 열심히 격려해주고 용기를 주셔서 우리딸이 목표가 생겼습니다. 요즘은 학교가기를 즐거워합니다.
이렇게 보면 참 사람의 인연은 묘한 것같습니다.
영국의 한 배우가 말하길 " 당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친절하게 대하라. 그들은 당신이 상상하지 못할 전쟁을 치르고 있다." 말이 생각나네요. 누구나 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이지만, 서로 친절과 미소로 따뜻함을 전해준다면 그 상대가 나중에 어떻게 다가올지 모릅니다.
이외에도 묘한인연이 몇개 더있지만, 유난히 오늘 따라 이런 생각이 떠오릅니다.
거기다가 놀라운 사실은
고집통사장님께서 손수 어렵게 시간을 내시어 좋은 인연이라고 이 선생님 전해드리라고 이름까지 각인해서 에어라인을 보내주셨습니다.
귀한 인연 스치는 인연이라 생각지 말고 꼭 잘 지키라는 의미에서요~.
정말 사장님은 보통 큰 통이 아니시네요~. 왜 GT카페 회원들이 나중에 골수멤버가 될수 밖에 없는지 이유를 깨닫습니다.
탁구라는 하나의 관심사로 인해 서로가 길게 이어진다면 정말 살기좋은 세상이 될거같습니다.
모두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래요~ 감사합니다.
첫댓글 이른아침 인연의 깨달음을 전해주는 훈훈한 내용 감사함니다..
모든분들이 좋은인연을 잊고사시는건 아닌지 한번 되돌아 볼수있는 기회가 되길 희망함니다.
감사합니다. 피천득님의 인연이 생각나네요.
정말로 묘한 인연들입니다.
암튼 인연은 참으로 좋은 말입니다.
we are all connected. 외국에서도 인연이 있다를 이렇게 말하더군요.
열차사고로 사망한 의혈 청년이 혹시 부산출신 이수현님인지요? 그 분 모교 고등학교 앞에는 추모비가 있습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지나갈때 마다 경외감에 숙연해 지더군요.
맞아요. 저보다 1년 후배였습니다.
고집통을 만난게 탁구치는 묘수가 되었네요. 좋은 분들도 여기서 많이 만나고 좋네요~^^
명당위에 터를 잡아야 모든게 잘풀리는거같아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인연은 묘하지요.
묘하지 않은건 인연이 아니라 스쳐가는 우연일테지요.
인연속에서 힘들기도 하지만
소중한 인연을 놓치고 살지는 않은지 글 읽고서 되돌아보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의견감사합니다. 요즘같이 각박해진 세상속에서 사람들이 혐오의 대상이 아닌 설레임의 대상이 되었던 예전의 추억을 되새겨봅니다. 추운날 손을 비비며 나눠 먹던 군고구마, 군밤, 밭에서 참외 달라고 떼쓰던 때, 저수지에서 대나무로 낚시하던 시절등.. 인연은 추억을 만들어내지요~
우와... 인연!! 참 좋은글 감사합니다.
정말 감동적인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