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전 이전 평소 가까이 지내는 일본의 축구해설가가 필자에게 한 말 이다.이름을 대면 국내팬들도 알 만한 사람이다.선수들의 능력도 2∼3년 전 과 비교해 떨어지고,전술도 특징을 찾을 수 없으며 한국축구의 전통인 근성 도 사라진 그저 평범한 팀으로 전락했다는 게 설명이었다.
그랬다.쿠웨이트전 결과를 놓고 허정무 감독은 “쿠웨이트-인도네시아전에 서 무승부가 나는 것을 보고 쿠웨이트를 얕보는 정신적 문제가 패인이었다” 고 밝혔지만 단순히 정신적인 문제보다는 한국축구의 고질적인 문제인 기술 의 한계,전술적 응용능력의 부족이 고스란히 드러난 부끄러운 자화상이 쿠웨 이트전이었다.경험 많은 노장 선수도,젊은 선수도 자기의 색깔을 잃은 채 90 분간 허둥댄 경기였다.마치 시드니올림픽 스페인전처럼….무엇을 어떻게 변 화를 꾀할지 벤치도 포기한 듯한 분위기라 더욱 난맥상을 드러냈다.
쿠웨이트는 정상적인 컨디션을 갖춘 상태가 아니었다.대회 최약체로 꼽히 는 인도네시아와 0-0으로 비기고 며칠 전 끝난 LG컵에서도 호주,UAE에 1-0으 로 패하며 3경기 연속 무득점에 신음하던 ‘병든 팀’이었다.이런 한계를 아 는 쿠웨이트 감독이기에 전반 15분까지는 엉덩이를 빼고 플레이하다가 예상 외로 한국이 무기력하자 전열을 정비해 한국을 잡은 것이다.
경기결과가 나빠서가 아니다.정말 몇 선수는 과연 국가대표가 맞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낯뜨거운 플레이를 했고 벤치의 해결력이 의심될 정도로 무기력한 한판이었다.맹세코 결과론이 아니다.시드니올림픽 스페인전에 이어 쿠웨이트전은 고문당하는 심정으로 중계를 했으며 자꾸 일본인 해설가의 ‘ 2류’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