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모험의숲 마지막 날
여느 때와 같이 하늘에서는 하얀 눈송이를 아이들에게 선물해 주었습니다.
하얀 빛깔 때문일까요 아니면 차가움 속에 품고 있는 따뜻함 때문일까요
누구나 눈이 내리면 가슴이 설레다 못 해 들떠 절로 환호성이 나옵니다.
그동안 맏형으로 동생들과 어울려주고 교사들에게 도움을 주던 듬직한 현빈이가 모험의숲을 졸업하게 되었네요.
맏형님이 오기 전에 아이들은 둘러 앉아 졸업 축하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현빈이는 나중에 놀러 오겠다고 말은 하지만, 기약이 없다는 것 때문인지 축하와 고마움 그리고 당부의 말을 전하며 ‘헤어짐’이라는 단어가 함께 떠오릅니다.
오자마자 아이들은 눈과 고드름을 찾아 노느라 일찍부터 장갑이 젖어 버리고 손은 벌겋게 얼어버렸네요.
오늘은 ‘호박진흙구이’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우선 장작을 패고 급하게 불을 피웠습니다.
참나무가 숯이 되는 동안 아이들은 불에 구울 재료를 만들었습니다.
호박 위를 둥글레 잘라내 뚜껑을 만들고 호박 안의 씨를 빼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 파,양파,당근,감자,고구마,오징어,전복,돼지고기를 넣어 꼭꼭 싸맸습니다.
먼저 호박을 호일로 싸고 마끈으로 묶은 다음 진흙을 발랐지요.
그리고 진흙이 떨어지지 않도록 한지로 감싸 아궁이에 올렸습니다.
골고루 불기운이 호박에 전해지도록 호박 주위로 장작을 둘렀습니다.
호박이 익는 동안 마시멜로 구이를 간식으로 먹고 나서 아이들과 함께 눈이 온 숲을 산책 했지요.
찬 겨울바람도 맞고, 우리보다 먼저 숲을 다녀간 누군가의 흔적도 발견하고 눈싸움도 하며 겨울을 즐겼습니다.
눈이 그치니 새들이 먼저 숲을 누빕니다. 아침식사가 늦어서인지 새들은 가까운 곳에서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들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먹이사냥에 집중합니다.
아이들도 배가 고플 때가 되었다 싶어 모험의숲으로 재빠르게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이 숲놀이를 즐기는 동안 호박진흙구이가 완성되었네요.
호박의 향이 베인 푸짐한 음식들을 함께 나눠 즐겼습니다.
낯선 호박의 맛을 경험시켜주고 싶어 강권을 해보았는데 다들 잘 받아주었네요.
한 뼘 더 성장한 아이들이 기특합니다.
오후에는 각자 놀이로 바쁩니다.
모래마당에 차려진 카페, 고드름 찾아 헤매기, 난로 앞에 누워 한가로움 즐기기, 크리스마스트리로 쓸 나무 찾기 등....
일찍 가야 되는 현빈이에게 한자리에 모여 축하의 말과 편지를 전달하며 인사도 나눴습니다.
한 해 동안 아이들 챙겨 보내주시느라 부모님 모두 수고 많으셨고 부족한 것들이 많지만 이해하고 격려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맏형으로 다방면 노력해준 현빈,
재미난 말재간으로 모두를 즐겁게 해준 건희,등하원 차량에서 재미난 퀴즈와 게임으로 지루함을 날려준 주하,
다정하게 모두를 잘 챙겨주는 준서,사소한 재미에도 크게 웃어주는 율아,신박한 아이디어를 내주는 하젤, 친구도 동생도 잘 챙겨주는 주하, 매번 신기한 동물들을 소개해주며 배움을 주는 준수,
교사의 말에 잘 집중해주는 봄,
다치지 않고 잘 놀아 준 아이들 고맙습니다.
함께 애써 준 때죽나무와 진달래 수고 많으셨습니다.
모험의숲 가족 모두 얼마 남지 않은 2023년 야무지게 마무리 잘 하시고
2024년에는 행복한 일들 많이 만들어 나가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준수의 두번째 모험의 숲이 끝났네요. 준수는 겨우내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지내며 앞으로의 재미난 세번째 모험의 숲을 기다리겠습니다.
준수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주시는 모험의 숲 선생님들과 함께 하는 아이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모두의 건승을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새봄에 만났을 때 훌쩍 자라 있을 준수를 생각하니 미소가 지어지네요. 그러면서도 준수의 귀여움은 영원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ㅎㅎ
추운데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건희가 너무 재밌고 맛있었다며 눈 이제 오기 시작하는데 왜 모험의 숲 끝난거냐고 이야기숲 방학 안했으면 놀러갈 수 없냐고 물어봐서 엄청 웃었습니다 ㅎㅎ건강하고 재밌고 맛있는 추억 만들어 주시는 이야기숲 모험의숲 늘 감사합니다^^
맛있게 먹어주고 뭐든 항상 즐겁게 같이 해줘서 고마운 건희네요. 건희의 넘치는 열정은 영원하길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