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경영학과 20042595 이수정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알면서도 우리는 왜 그 길로 가는 자신을 한탄하고만 있을까?
우리는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그 어중간한 선에 두 발을 걸쳐놓고 말이다.
머릿속으로는 알면서도 행동으로는 그렇지 못하는 현대에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이 영화에서는 라디오 드라마를 제작하는 스튜디오 이 작은 공간에서 모두 드러내고 있었다.
초보작가 미야코의 라디오 드라마 공모전 당선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라디오 드라마. 리허설을 끝마치자마자 문제가 터져나온다.
여배우 노리코가 극중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핑계로 출연을 거부하자 프로듀서 우시지마가 이름을 바꿔주기 시작하면서 실타래는 꼬여간다.
이름을 외국이름으로 바꾸면서 직업도 평범한 주부에서 변호사로, 장소 또한 작은 어촌 마을에서 미국의 뉴욕으로, 그리고 다시 시카고로 바뀌어 간다. 다른 성우들 또한 배역 이름이 맞지 않는다며 마음대로 바꾸면서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생방송은 시작되면서 실타래는 좀처럼 풀릴 생각을 하지 않고 마구 엉켜나간다.
이야기의 흐름은 이미 처음 내용과는 상반되게 흘러가고 다른 성우들의 배역을 늘렸다 줄였나를 반복하기 시작한다. 기관총 소리, 폭죽소리, 댐 무너지는 소리 등 효과음을 만들어내기에 스텝들은 난리법석이다.
해피엔딩과는 멀어져 가는 상황 속에서 초보작가 미야코는 어떻게 서든 결과를 해피엔딩으로 만들려고 눈물을 흘리며 저항한다.
그냥 시간에 쫓겨 내보내기만 하면 되는 것이 방송일까?
프로듀서인 우시지마는 언젠가 만족할만한 드라마를 위해 이 일을 한다고 말했다.
머릿속으로는 항상 생각하면서 막상 행동으로 옮기려 할 때 현실에 안주해 버리는 우리가 우시지마가 아닐까?
누구나 바른길로 더 좋은 길로 가려는 꿈을 갖고 살아간다. 하지만 현실에 부딪혔을 때 낙방하고 그냥 하던 대로 자신과 타협하며 그렇게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낸다.
방송이라는 한 틀 안에서 바라본 작은 인생.
계속 이 일을 할거냐는 질문에 초보작가 미야코는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소망이 있어서 시작한 이 일에 찬물을 끼얹는 말과도 같았을 것이다.
방송이라는 비전을 향해 한 걸음씩 나가는 우리에게는 짧은 한숨과 함께 긴 방송의 미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내가 이곳이 학교라고 말하면 학교고 우주라고 말하면 우주인 라디오 방송.
라디오 방송만의 매력이 가득한 작은 스튜디오 안에서 서로의 이익을 위해 오늘도 외친다.
하나의 작품이 엉망진창이 되던 말던 자기의 목소리를 높인다.
조금만 남을 배려한다면, 조금만 더 앞을 보고 옆을 볼 수만 있다면 과연 이런 일들이 일어날까 의문이다.
방송은 혼자서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힘이 합쳐졌을 때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는 데서부터 방송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