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몸이 망가지는 바람에 평분기에 비해 10권 이상 책을 읽지 못했다. 독서를 시작한지 3번째의 고비였다. 첫번째 고비는 1개월째 찾아왔고 그 이유는 책을 의무적으로 읽어 재미를 느끼지 못했고 두번째 고비는 책을 100권쯤 읽었을 때 왔는데 노력에 비해 성과가 없어 포기할 뻔했다.
그리고 3번째가 금년 7월 몸이 망가져 아무 생각이 없었다. 독서를 시작한지 5년째였고 800권 이상의 책을 읽은 상태였다. 첫번째와 두번째는 누구에게나 오는 슬럼프이고 세번째는 완전히 컨디션 조절 실패에 따른 내 잘못이었다. 말은 컨디션 조절 실패라고 하지만 욕심이 부른 참사였다.
분명 더 이상 무리하지 말라고 몸이 신호를 주었는데도 그것을 무시하고 강행을 했더니 보란듯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은 것이다. 독서를 하면서 확실히 배운 것은 그것이 운동이던 공부이던 일이던 돈이던 욕심을 부리면 안된다는 것이다. 여기서의 욕심이란 빨리 뭔가를 이루려는 조급함을 말한다.
마음이 조급해지면 사고는 말할 것도 없고 될일도 그르치는 것이 삶의 이치이다. 더욱이 건강의 중요성을 확실히 일깨워 주었다. 건강에 관한 한 그 누구보다도 철저하게 관리한다고 생각했지만 도를 넘는 바람에 도저히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게다가 에고가 자꾸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그것 봐라!! 내가 뭐랬노? 그렇게 무식하게 하지 말라고 그랬지!! 그 나이에 꼭뚜 새벽에 일어나 남들이 하지 않는 짓거리를 했으니 응당 댓가를 지불해야 하지 않겠어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앞으로 절대 그런 짓을 안할테니 한번만 살려주라고 애원을 했다. 그랬더니 그제서야 에고가 1개월 반 이상 아무짓도 하지 말고 자숙하라고 했고 난 그것을 지켰다.
정확하게 6월말부터 8월초까지 루틴을 거의 행하지 못했다. 보통 이 정도의 기간을 허송 세월로 보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기를 하는데 난 5년간 책으로 세뇌시켜 왔기에 다시 페이스를 찾을 수 있었다. 특히 독서를 하면서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든 몇가지가 있다. 그 첫번째가 실행력이다. 실행력은 빨리 시도하는 것도 있지만 포기하지 않는 근성도 있다.
나는 이 둘중에서 전자보다 후자가 강한 편이다. 아마도 지금 이 순간 이후로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내가 결심한 것에 대해서 중도 포기는 없으리라 본다. 그리고 두번째는 친구나 말벗이 없어도 외로움을 타지 않는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라 어울려 살아야 한다. 남의 얘기도 듣고 내 얘기도 해야 존재감을 느낀다. 나도 옛날에는 그랬었다.
하지만 지금은 책이 친구이자 애인이다. 과거의 그 어떤 친구도 애인도 고상스럽게 지적인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 또한 내 에너지를 허비해 가면서 내가 지껄일 필요도 없다. 그저 책을 보면서 마음의 울림 글귀가 있으면 필사로 남기기만 하면 된다. 세번째는 언변과 문해력의 향상이다. 나도 이 세번째는 아직도 잘 안된다.
하지만 독서를 통해 꾸준히 하면 언젠가는 잘되는 날이 오리라 본다. 그 이유는 책에서 너무나 많이 보았기 때문에 전적으로 믿는다. 나의 경우 1권의 책을 읽는데 보통 2~3일 정도 걸린다. 책을 다 읽고 나면 80~90%는 사라져 머리에 남는 것이 없다. 그래서 어떤 독서 전문가들은 다독을 하지 말고 정독 또는 백독(百讀) 을 하라고 한다.
하지만 난 다독에 길들여져 정독이나 백독이 되지 않는다. 다독을 하더라도 언젠가는 정독이나 백독의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는 홍수의 원리와 같다. 홍수가 나면 강이 흙탕물로 넘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흙은 바닥에 가라 앉고 물은 깨끗하게 정수가 된다. 때문에 독서도 인풋을 많이 하면 어느 시점에 뇌가 자동적으로 정제시켜 품격있는 말이나 생각으로 표출이 된다.
말을 잘하거나 문해력이 뛰어난 사람은 어디를 가던 대접을 받는다. 첫번째와 두번째를 내 것으로 만들었기에 세번째도 언젠가는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독서를 즐기고 있다. 비록 3/4분기에는 오버 페이스로 실적이 저조하지만 앞으로는 절대 그런 일이 없도록 유의하면서 동분기 동안 읽은 책과 5년간 읽은 책의 기록 및 감명 깊게 읽은 책도 추천해 본다.
. 3/4분기 독서량: 230701 ~ 230930(92일) 총 59권 일평균 0.6권 (1권당 1.6일 소요)
. 생애 총 독서량: 20180101 ~ 230930(2099일) 총 849권 일평균 0.40권 (1권당 2.5일 소요)
. 3/4분기 추천도서: 인생투자. 다시 시작하는 인생수업, 뭘 해도 잘되는 사람의 독서법,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된다. 슈퍼노멀, 인
생을 바꾸는 정리의 기술, 80의 벽, 내 인생 우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