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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이었습니다. 아니, 연말이 지나고 막 새해가 되었을 겁니다.
연초였을 텐데,
우연히 여기 '다음' 메일에 들어갔다가,
어? 이게 뭐야! 하고 놀라고 말았는데요,
요즘엔 잘 오지도 않던 메일 세 통이(개인적으로 아는 지인한테서 온)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열 통여 메일(스팸 포함) 중에 세 통이 눈에 띄었는데, 그 각각의 메일은 지난 연말에 도착해 있었던 것으로,
오랜만에 받아 본 반가운 메일이기도 했는데요,
첫 번째는,
한 미국인이었는데, 지난 2000 년대 초반까지 서울에 살면서 영어회화 강사로 일했다 미국으로 돌아간 친구 S로,
당시에 홀로 남으신 노모를 모시기 위해 귀국했었는데, 아직도 그 분을 돌봐드리고 있다며,
언제든 기회를 만들어 한국에 다시 오고 싶다는 내용이어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답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다가, 그가 돌아갈 무렵 사소한 오해로 관계가 어긋나다가 (자세히는 모르지만) 2013년 제가 '산티아고 가는 길' 달력을 만들어 팔 때, 연말 인사로 그 친구에게 달력 한 부를 보내주었던 일로 다시 회복이 됐다가, 또 이래저래 연락을 주고 받다가 최근 2-3년 정도 다시 소원해졌던 사이였는데요,
사실 저도 지난 연말에,
그 친구에게도 연말 인사를 보내? 하긴 했는데,
스페인 친구들에게 보내는 것은 스페인어로 그 이미지를 만들어놓았는데, 영어로는 만들어놓지를 않아서, (그만큼의 수고를 해야 했기 때문에 다소 귀찮다는 생각으로) 어정쩡하게 생략했었는데,
그로부터 간단하나마 연말 인사 메일을 받고 보니,
괜히 미안한 생각이 앞서드라구요.
그래서 바로 답을 보냈지요.
그리고 두 번째는,
'초등학교 동창'이라는 제목의 메일이었는데,
지난 2005년이었을 걸요? 제가 '일민 미술관'에서 '외출금지'전을 할 때,
지상을 통해서 그 소식을 접했던 한 초등학교 여교사(당시)로부터 메일 하나를 받았었는데,
간단하게 자신을 소개해 온 뒤(우리는 초등학교 같은 반 동창이었지요.), 제가 어릴 적에도 그림을 잘 그리더니 미대를 가서 결국 그런 화가가 되었나 보다 하던 메일로 교류를 했었는데,
자신을 (제가) 기억하는 지 모르겠지만 이제 정년을 마치고 집에서 쉬고 있다는 본인은 최근에 어떤 경로를 통해 제 '자전거 아저씨' 책을 읽게 되었다며,
이렇게 글까지 쓰는 줄은 몰랐는데 앞으로도 좋은 그림과 글도 많이 쓰라는 격려의 메일이었습니다.
물론 저도 그 친구를 기억하고 있었구요, 거기에 따른 답을 해주었는데,
마지막인 세 번째는,
제 흔치 않은 대학친구 하나로(저는 친구는 적지 않은데, 이상하게 대학 친구들은 없었습니다.),
이야기가 좀 길어지는데요,
지난(2020) 가을이었을 겁니다. 하루는 우연히 여기 다음 까페인 '화가 남궁문과 함께...' 의 '회원가입 대기 회원'이란 란을 클릭했었는데,
거기엔 세 명의 대기자들이 있었고,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친구였는데,
아! 공교롭게도 제가 그 걸 발견한 정확히 1 년 전(2019년)의 같은 날짜에 이 친구가 제 소식이 궁금하다며,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까지 (우리 까페)회원에 가입하겠다며 신청해놓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니까 제가 1년도 넘게 '회원가입 희망자'를 방치하고 있었다는 얘기였는데요,
그 때도 저는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답니다.
그렇잖아도 제가 평생을,
어쩌자고(무슨 까닭으로) 나에겐 대학 친구가 하나도 없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같은 과 정원이 25명이었는데, 그 중 반이 남자 반이 여자였고,
제가 내리 4년을 학교에 다닌 게 아닌 중간에 군대를 갔다 또 한참 뒤에 복학해서 다니느라, 그 이후엔 3년 후배들과 다니다 졸업을 해서 그 리듬이 끊기기도 했고,
또 동기들 중 중간에 미국으로 갔다던지, 미술을 포기하고 다른 업종으로 바꾼 사람도 있고, 너무나들 개성도 강했던지라,
이래저래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다들 각자의 생활로 바쁘다 보니, 서로 연락도 거의 하지 않고 지내서였는데요,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따금(정말 몇 년에 한 번 정도) 동기 서너 명이 모여 식사거나 술을 하기도 했지만, 그것 뿐,
정말 끈끈한 친구관계를 유지해온 사람은 없어서,
이따금 되돌아 보면,
나에겐 왜 대학 친구가 없지? 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거든요.
제가 왜 그런 생각을 했느냐면요,
제 성격 상(특성 상), 비록 많이는 아니고 떠들썩한 것도 아니지만, 어디에서든 적어도 한두 명의 친구(지인)를 만들어오는 삶이었는데(군대, 직장, 외국에서조차, 까미노에서까지...), 유독 대학시절의 친구가 없기에(살아오다 보니 간간이 대학 동기들과 연결된 어떤 흐름이 전무하지는 않고, 이어졌다 끊어졌다 하는 식으로 소식을 접하거나 몇몇이 얼굴을 보며 지내오긴 했지만요),
그것도 참 이상하네...... 하곤 해왔거든요.
근데요, 이 친구(저에게 메일을 보내왔던)......어쩌면 정말 유일하게 '친구'라는 감정을 공유했던 대학동기일 수도 있는데,
대학도 초창기, 제가 군산 촌놈으로 서울의 대학에 입학하고 얼마 되지 않아 친해졌던,
비록 그는 서울 출신이었지만, 뭔가 서울사람 답지 않은(? 뺀질거리지 않고) 어쩌면 시골의 정을 갖고 있는 듯한 인정많은 동기였었는데, (요즘엔 안 그런데, 그 당시만 해도 저는 정말 '말없는 친구'로 제 동기들에 각인 되었었는데)
그런 촌스럽고 어쩌면 '보살펴줘야할 것 같은(?)' 느낌의 시골뜨기인 저를 상당히 챙겨줬던(둘이 몇 번인가 놀러도 갔는데, 그건 순전히 그가 저를 데리고 서울 주변을 보여주려는 배려였던 것 같은 기억입니다.) 동기로 둘이 막 친해지고 있던 참에,
그가 대학의 한 동아리(연극반)에서 공연하는 연극의 주인공으로 발탁되면서,
그러다 보니 그는 그 당시 우리 주변에서 '떠들썩한 스타'가 되었고, 그만큼 바빴고,
저 또한 대학 다니면서 아르바이트하고 학비 버느라 정신없이 바빠, 서로 만날 시간이 줄어들어 그렇게 자연스럽게 멀어졌는데,
중간에 제가 군대에 갔고 이 친구는 4년을 그렇게 보내다 졸업한 뒤에(그 때 저는 제대) 군대를 갔기 때문에,
이래저래 둘의 시간 차로 서로 마주할 시간이 없다 보니, 나중에 사회인이 되어서도 서로 각자가 바빠서(그러다 저는 외국(스페인)으로 떠나는 등),
그저 옛 기억(대학 1학년 시절) 만을 공유하고 있던 친구였는데,
(물론 그러면서도 그와도 역시 정말 이따금 대학 동기들 모임이 있을 때는 두어 차례 같이 자리를 하기는 했지만, 그것 뿐, 둘이 특별히 다시 만난다는 등의 옛날로 돌아갈 수는 없었는데)
무슨 일인지 1 년 쯤 전에 그가 저를 (개인적으로)찾느라 인터넷 검색을 하다 우리 까페에 문을 두드렸음에도,
저는 알지도 못한 채 1년을 보내다, 작년 가을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되어,
너무 반갑다! 그렇지만 내가 까페 운영이 서툴러서 1년을 그냥 보내고 말았네. 그러니 너무 나를 원망 말거라. 그리고 만약 내가 바로 알았다 해도, 너를 우리 까페 회원으로 초대하지는 않았겠지만(저는 주변 사람들은 우리 까페에 회원으로 등록시켜주지 않는답니다. 어쩐지 서로가 민망할 것 같아서요.), 서로 따로 연락해서, 우리가 조촐하게 막걸리 한 잔 못할 사이겠냐? 이 메일을 발견하거든, 나에게 바로 연락해 다오. 하는 답을 보냈는데,
저는 그 친구를 만나, 정말 그동안 살아온 얘기를 하며 반갑게 막걸리 한 잔 할 생각에 부풀어있었는데, 도통 답이 없는 겁니다. (요즘 핸드폰 시대라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메일을 잘 열어보지 않으니까요. 더구나 1년이 넘도록 저에게선 묵묵부답이었으니, 그 친구도 포기하고 있었겠지요.)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고......
그래도, 언젠간 보겠지. 하며 기다렸는데,
그러면서도 이 쯤(연말)에선 또 그런 것마저도 시들해지고 있었는데, 바로 그 친구로부터 답이 와 있었던 겁니다.
어찌 아니 반가울 수가!
근데요, 이 친구가 저에게(메일로), 전화로 통화하자! 하면서 남겼던 전화 번호가, (아마, 마음만 앞섰던지)맨 끝자리가 다섯 숫자 아니었겠습니까?
이상하네! 하면서도, 그 메일을 받자마자 그 번호를 조합해서(네 글짜로) 전화를 걸었는데,
한 번은 다른 사람이 받았고, 또 다른 번호는 '없는 전화'로 나오기에,
에이! 칠칠맞게 전화번호 하나 제대로 적지 못해 보냈냐? 하는 불만과 함께, 이번에는, 제 전화번호를 남겼지요.
이제, 니가 나에게 전화하는 길밖에 없다. 하면서요.
그러기를 또 며칠(그 친구는 제가 전화 걸 줄로 믿고 기다렸겠지만, 저는 저대로 그 친구 전화를 기다리며),
감감 무소식이었습니다. 그래도,
언젠간 보겠지...... 하고 있었는데,
며칠 전, 결국 그에게서 전화가 왔고,
약간 서먹하긴 했지만(? 정말 오랜만이라 반가움 속에서도 뭔가 조심스러운 점도 없지만은 않았답니다.),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만나(근데, 그것도 코로나 때문에 와락 덤벼들 수도 없고) 막걸리 한 잔 하기로 했는데,
저는 조심스럽게,
지금 코로나 사태로, 어딜 가서 만나서(술집에서?) 술을 마실 수도 없으니.. 우선 내가 먼저 너한테 술을 대접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니가 나 있는 곳으로 와야만 할 것 같은데, 그럴 수 있어? 하고 의향을 묻자,
그도 싫지는 않은 듯, 그리고 가능한 듯(그는 별로 망설임도 없이) 날짜를 잡자기에,
그 쪽에서 편하게 언제든 오라고 했는데요,
다음 주에 가기 전에 다시 연락하겠다면서,
문아, 이렇게 니 마음을 활짝 열어줘서 너무 고마워...... 하는 말을 남기는 것 아니겠습니까?
근데, 저야 뭐,
그런가? 그럼, (그는)내가 어떨 줄 알았던가? 하기는 했지만,
아니, 지하고 나하고 만나 막걸리 한 잔 하는 게 뭐 대순(망설이고 말 일인)가? 뭐, 오랜 세월이 흐르긴 했지만(정말, 단 둘이 만나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나야 뭐, 그 때나 지금이나 그에게는 똑 같을 텐데...... 하는 심정이었지요.
그 말이 맞습니다.
그가 변해 있을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만나면 알겠지요), 저는(그에게) 예나 지금이나 똑 같을 거 같거든요?(다른 사람이라면 모르되 특히 그에게는요.)
그런데 어제(월) 저녁에 그로부터 전화가 왔고, 오늘(화) 온다는 것이었습니다.
드디어 만나는구나! 했지요. (사실, 코로나 문제로 뭔가 찜찜하긴 했지만, 그가 문제가 없다면 저 역시 문제가 없었습니다.)
야, 어차피 여기 와서 술 한 잔 하다 얘기하다 보면 밤에 어떻게 돌아갈 거야?(음주 운전) 그러니, 여기 오면, 누추하긴 하지만 그래도.. 하룻밤 자고 가는 걸로 하고 오거라! 했고,
그리고 오늘, 어차피 그는 오후 두 시경에 출발한다고(천안) 했으니,
오전 중엔 (하던)제 일을 어느 정도 마무리를 짓고, 청소에 들어갔고, 간단하나마(그가 장을 봐온다기에) 저도 채소류의 장을 보러 나갔다 오는 등,
이 친구 맞을 준비를 했습니다.
근데요, 이 친구가 출발했을 시간이 넘어가고 있었는데,
어? 하고 제가 놀랐던 건,
느닷없이 눈발이 날리고 있었던 겁니다.
웬, 눈이? 하기도 했지만, 오랜만에(몇 십년 만일 겁니다.) 친구를 만난다니, 생각지도 않았던 눈이 내리네...... 하는 싫지 않은 심정이기는 했는데,
지금 눈이 온다. 조심히 와라. 하는 문자를 보냈지요. 그가 차를 몰고 오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인터넷으로 '응씨배' 바둑 4강전을 보고 있었는데요,
이건, 눈발이 비치는 정도가 아닌, 함박눈이 정말 펑펑 쏟아지는 거 아니겠습니까?
아니, 이거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하필이면 친구가 온다는데 눈이 이렇게 퍼부어서야...... 하는 불안감이 들었던 것도 그 순간이었고,
바둑을 보면서도(그나마 그렇게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다행이었지요.), 이걸 기록으로 남겨두어야 해! 하며 동영상까지 찍어두기도 했는데요,
그가 도착할 시간이 다 되었고, 전화가 울렸습니다.
근데, 문아.. 여기 고속도론데, 눈이 쏟아져.. 아직 '수원'도 못 가고 있는데, 어떡할까? 차라리 내일 갈까?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뭐라고? 기가 막혔습니다, 저는.
나는 다 도착해 이 아파트 아래서 전화를 거는 걸로 알았는데, 아직 수원도 못온 상태라고? 무슨 이런 일이...... 하고 제가 낙담하자, 그 친구도 안 되겠다 싶었는지,
그럼, 어뜩하든 가긴 할 게! 기다려! 하는데,
그러다 밤 열두 시에 도착하는 거 아냐? 하는 농담을 했지만, 그런 것 역시 배제할 수만은 없는 가능성이었지요.
그렇게 전화를 끊긴 했는데,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하필이면 이런 날......
그나마 바둑을 보고 있었기에 다소 무디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아이, 차라리 돌아가고 내일 오라고 했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도 되는 겁니다.
이렇게 눈이 오고 있는데, 굳이 여까지 오느라 혹시 사고라도 나면?......
좌우간 저는 이래저래 좌불안석이었었답니다.
그렇게 몇 차례의 통화 끝에,
(지금은 어떤 상황이야? 지금은 어디 쯤인데? 올 수 있겠어? 등등의 물음만 내 뱉으며...)
그는,
너 배고파서 어뜩하냐? 하기도 했지만,
지금 배고픈게 문제야? 하는 게 제 심정이었고......
그가 도착한 시각이 거의 8시.
넉넉하게 4시쯤에 올 거로 예상했었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그가 오긴 했는데,
서로의 '늙음'만을 우선 확인했을 뿐, 어서 빨리 술상을 마련해야 했기에,
저는 '두부김치'에 '김치부침개'를 준비하느라(사전에 좀 준비도 해두었지만), 그는 나를 돕는다고 장을 봐온(돼지고기, 굴 등) 것 중 '봄동'을 씻느라 분주한 끝에,
겨우 술상을 준비하고는,
몇 십년 만의 술 잔을 부딛혔는데요......
그 친구가 혹시 이런 걸 싫어할지 몰라, 그 친구 얼굴은 모자이크(제 임의로) 처리했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사람이 나이가 들면 화가 늘고 목소리가 커진다는데, 야, 문이..(저) 너, 옛날엔 그렇게 조용하고 뚱한 것 같이 구석에만 처박혀 있더니, 왜 이렇게 퉁명스러워졌냐? 하고 웃기에,
험한 세상 살아오느라, 악(惡)밖에 남은 게 없나 보지, 뭐... 하 하 하... 그래서 요즘에 나는 사람들 앞에서 그래, '나, 성질 드러우니.. 그런 내가 싫으면, 그 쪽에서 나를 먼저 내치던지!' 하고 선수로 되레 큰소리를 치거든? 그래도 내치지 않고 만나주긴 하드라고.. 와 하 하 하......
술자리가 늦게 시작된 만큼, 또 할 얘기가 쌓이고 쌓여 있어서였던지,
어느새 자정이 넘어가고 있었고, 한 시가 넘어가서야,
야, 이제 치우고 누워서 얘기하다 졸리면 자는 걸로 하자! 하고는, 정리를 한 다음,
불을 끄고 누워서도,
너, 옛날에 00미술관에서 기획전 할 때, 내가 경찰들 앞에서 시위할 때(이 친구는 운동권이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정년이 일 년 남은(내년엔 끝이라네요.) 한 대학의 교수이기도 한데요.) 나한테 다가와서,
00 아, 이건 니 참모습이 아닌데...... 했던 거 기억 나?
뭐? 내가 그랬었냐? 하고 제가 놀랐는데(저는 그런 건 기억조차 없었습니다.),
이따금, 니가 했던 그 말을 나는 생각하곤 했었지...... 하거나,
야, 너 대학시절엔 연애하지 않았냐? 하고 제가 묻자,
그런 건 없어...... 하기에,
왜, 너 같은 스타에게 그런 일이 없다는 거야? 여학생들이 줄줄이 따라 다녔을 거 같은데...... 하자,
두어 번, 여자들이 먼저 시도를 해왔지만, 딱히 연애 사건은 없어......
그럼, 결혼은 어떻게 했던 거야?
그건, 나중에 활동하면서 만났던 사람이지...... 하는 등,
얘기를 하는 중에도(4시가 넘어가고 있다고 그가 얘길 했는데),
제가 얘길 할 때는 멀쩡하게 하다가도, 그 친구가 얘기할 땐 또 어느새 졸려서 제가 약간 조는데(아무래도 잠 시간이 확 바뀌어 있어서 졸음이 쏟아져 왔는데),
문이, 자니? 잠이 든 거야? 하고(일부러 나를 깨우는 듯(장난기가 발동해서) 큰 소리로) 물어서,
아이! 막 잠이 들려는데...... 야, 얘기하다 졸리면 그냥 자기로 했잖아? 왜 큰소리로 일부러 깨우고 난리야? 하고 짜증을 내면,
너는 막내 티가 아직도 줄줄이 나는구나. 귀여움만 받고 자란 막내... 하 하 하... 하기에,
뭐야? 내가 뭐, 부잣집 막둥이로 귀여움만 받고 자란 줄 알아? 천만에요! 없는 집의 형제 많은 막둥이로, 평생을 '울안'을 떠나 밖으로만 나돌며 살아왔는데, 무슨? 오늘도 봤잖아? 내 성질이 원래 까칠하다니까! 하자,
그래도 솔직해서 나쁘진 않네...... 하기에,
나는 거짓은 안 해.
그래, 好호不불好호는 분명하고 회색분자가 아니니, 좋으네... 하기에,
나는 내숭, 의뭉, 우아 떠는 건 딱 질색인 사람이야.. 하 하 하...... 하는 등,
밤을 새고 말았답니다.
그러다 환해지기 전엔가? 결국 스르르 잠이 들었고,
제가 눈을 떠 보니 8시였습니다.
(그는 여전히 잠에 빠져 있었고......)
참, 내가 친구하고 얘기하면서 날밤을 새운 것도 평생 첨 일이네! 하지 않을 수 없었구요,
우리 아점하자! 하고 제가 그를 깨운 건 10시 반.
그렇게 식사까지 끝낸 뒤,
제 책 몇 권을 들려 그를 보냈는데,
야, 너무 편하게 하룻밤 자알 놀다 간다! 다음에 또 와도 되겠지? 하기에,
다음에는, 그렇게 많은 시간은 못 기다려. 너 내가 얼마나 까칠한지, 이미 봤지? 하고 눈을 부라리며 여전히 제가 퉁퉁대자,
다음엔 내가 천안으로 널 초대할 게! 하 하 하... 하면서 그가 돌아갔습니다.
아, 그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예상하지 못했)는데,
더구나 코로나 때문에 답답하기 그지없던 나날 중에,
평생 없다고 여기던 한 대학 친구와 얘기하며 날밤을 새운 일이 저에게 벌어졌답니다.
하 하 하......
첫댓글 기대하면, 꿈꾸면 살아있는 한 언젠가는 만나지드라고요.
저도 이러한 경험들이 몇 건 있습니다.
그러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