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 (326)
제10장 모살(謀殺) 6회
여느때 같았으면 친구들과 으레 이차로 갈 판이었으나, 서문경은 며칠 뒤에 월례모임을 갖기로 하고, 그들과도 헤어진 다음 혼자서 사자가 쪽으로 향했다.
말할 것도 없이 이병아를 찾아가는 것이었다.
이병아가 장죽산과 결혼을 했다는 것만 알았을뿐, 집을 팔고 딴데로 이사를 간 사실은 몰랐기 때문에 사자가의 그녀 집에 당도하자 서문경은
“어험 어험...”
두어 번 헛기침을 하고는 거침없이 대문을 밀고 들어섰다.
“누구예요?”
낯선 아낙네 하나가 놀란 얼굴로 내다본다.
“이병아씨를 찾아왔소. 아주머니는 누구요?”
“집주인이라구요. 얼마전에 이사를 왔어요”
“그래요? 그럼 이병아씨는...”
“이사를 갔죠”
“아하-”
서문경은 고개를 끄덕이고나서 묻는다.
“어디로 이사를 갔는지 모르세요?”
“잘 모르겠는데요”
그리고 아낙네는 안으로 사라져 버린다.
서문경은 이웃집 풍노파를 찾아갔다. 이곳 이병아집에 자주 드나들었기 때문에 풍노파와도 안면이 있었다.
풍노파는 서문경이 찾아온 것을 보고 공연히 자기가 당황하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할멈, 그 사람이 개가를 했다지요?”
서문경은 담담한 어조로 묻는다.
“예”
“누구한테 개가를 했나요?”
“저... 장죽산이라고 의생 있잖아요. 그이한테...”
풍노파는 이병아의 개가가 마치 자기 탓이기나 한 듯 두 손을 모아쥐고 허리를 굽실거리기까지 한다.
“그 사람이 어떻게해서 장죽산이한테 개가를 하게 됐죠?”
“글쎄요, 자세한 내막은 이 늙은이가 어떻게 알겠어요. 색시가 병이 나서 그 의생을 불러다가 치료를 하도록 했는데 어쩌다가 그만... 이 늙은이는 색시가 아픈 것을 보고 딱해서 의생을 불러다준 것뿐입니다. 정말입니다요”
서문경의 사람됨을 들어서 잘 알고있는 터이라 노파는 겁을 집어먹고 마치 자기변명을 하듯 말한다.
고개를 떨구고는 들지를 못한다.
“어디로 이사갔는지는 알고 있겠죠?”
“예”
“어디로 갔나요? 장죽산이의 집에 들어가 사나요?”
“아닙니다. 혼례는 그집에서 치렀지만, 곧 그집도 팔아서 딴데다가 집을 사가지고 새로 개업을 했습니다.
얘기를 들으니까 색시집과 의생집 판 돈을 합해가지고 새로 집을 샀나보대요”
“그래요? 음- 둘이서 혼례까지 치렀구먼”
서문경은 가슴 깊숙한 곳까지 멍멍해지는 느낌이다.
金甁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