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천안함이 과거 작전하는 모습. 천안함은 포항급 초계함(PCC)의 하나로 1989년 실전에 배치됐다. 천안함에는 772라는 인식번호가 붙어 있다. |
나머지 승조원의 생존 여부는 밤이어서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큰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
군 당국은 천안함의 침몰 원인에 대해 북한 공격, 자체 결함, 암초 충돌 등 가능성을 놓고 조사 중이다.
해군 관계자는 “초계함이 자체 폭발에 의해 침몰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북한군에 의한 공격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눈에 보이는 교전이나 충돌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기뢰에 의한 공격 가능성 등 북한군 도발 여부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군 소식통도 “천안함이 선체 뒤쪽 스크루 부분에 구멍이 뚫려 침몰하기 시작했다”며 “선미 쪽이 폭발해 구멍이 났다는 것은 북한의 어뢰정 등에 의한 공격 가능성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그러나 천안함이 취역한지 21년이나 지나 자체결함에 의한 침몰 가능성도 배제 하지 않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천안함은 이날 오후 9시45분 서해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의 연화리 인근에서 군함의 바닥에 원인을 알 수 없는 구멍이 생겨 침몰하기 시작했다.
이후 승조원들은 비치해 둔 보트 등을 타고 비상 탈출을 시도했다.
합참은 “우리 해군은 이 과정에서 초계함 레이더상에 미상 물체가 포착돼 경고 사격을 했으나 레이더에 포착된 형상으로 보아 새떼로 추정된다”면서 “정확한 내용은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해군은 백령도에 구급차와 구조헬기 등을 긴급 출동시켰다. 북한은 이날 육상에서 수십 차례 포사격 훈련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에 침몰한 천안함은 1989년 취역한 초계함으로 해군에 같은 급이 20여 척 운용되고 있다.
이 함정에는 76㎜ 및 30∼40㎜ 함포와 어뢰 6발을 장착하고 있다.
최대 속도 32노트이며 4000마일을 항해한다.
이날 해군 초계함이 침몰한 해역의 기상 상황은 풍랑주의보 등의 특보가 발령되지 않은 등 평이했다고 기상청이 밝혔다.
기상청 예보자료에 따르면 사고 당시 백령도와 대청도 인근 해역의 최대 파고는 2.63m였으며, 바람은 초속 6.7m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바람만 다소 불었으나 특보가 발령될 정도로 바람의 세기가 강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초계함=한국형 호위함(FF)과 더불어 진행된 초계함 건조사업은 한국조선공사에서 함정 건조가 시작돼 1982년 8월 1번함이 해군에 인도됐고, 93년까지 총 28척이 건조됐다.
초계함은 동해급 4척, 포항급 24척으로 분류되며 프랑스의 엑조세 및 미국의 하푼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정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