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얀언니는 지금 뭘 하고 있을까요?]
뜬금없는 아멜리아씨의 질문에 리나씨는 순간 쓴웃음을 짓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이다.
[글쎄~ 벌써 세이룬에 가 있을수도~ 우리도 어서 가자!!!!]
[근데, 아직도 말 안할거야? 언젠간 말해준다며...]
[하하핫. 제르도 참~ 그니깐!!!! 언젠가지!!!!! 하하하하... 근데, 너무 배고프다~]
[아침에 많이 먹었잖아!!!!!]
[리나!리나!!!!! 저기 마을이 보여!!!!!!]
[뭣이?!!!!! 좋아~!!!!! 음식들아 내가간다~!!!!!!!!!!!!!]
벌써 희미해지는 리나씨와 가우리씨. 역시 대단한 생존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이 마을... 너무나도 한적한 이 마을에서... 그녀는, 나를 위해 모든걸 버렸지.
[아저씨!!!! 주문 받아요~!!!!!!!]
10분후. 주위 사람들이 다 쳐다볼 만큼의 접시들이 우리 식탁으로 옮겨졌다.
[잘 먹겠습니다~]
역시나 굉장한 속도로 음식이 줄어들어 간다. 이젠 익숙한 일이지만, 주위사람들은
나머지 우리 셋도(아멜리아,제르,제로스...겠죠...) 괴물취급을 받아야만 했다.
[음... 전 잠시 산책 좀 하고 오겠습니다.]
[으응? 안 먹어?]
[아니요, 전 별로 생각이 없군요. 많이 드세요.]
[크하하, 고마워~]
\거리.
사람들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바람을 타고 마을 곳곳을 즐겁게 해준다.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
웃음소린 익숙하지 않지만, 얀의 미소는 왜그렇게 익숙한건지...
점점 길을 걷다 보니, 낡은 집 한채가 보인다. 저문을 통하면... 바로 신전으로 옮겨지게 되어있다.
그래서, 아무도 모르는 거지. 얀 조... 저건... 얀?
그 집에 들어가려는 은빛 머릿결에 하얀 망토. 얀이다. 틀림없는 얀이다. 그리고 얀은 내가 부를 틈도
없이 그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난 바로 리나씨 앞으로 갔다.
샤삭-.
[리나씨!!!!!!]
[으아아아악!!!!!!!! 깜짝이야!!!!!!! 그냥 나타날것이지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그러면서 물컵을 들며 마시는 리나씨.
[얀이...얀이, 신전속으로 들어갔어요!!!!!]
[꿀꺽,꿀꺽, 그게 뭐?]
[검이 봉인된 신전 말이예요!!!!!! 얀의 기억이 봉인된 신전이요!!!!!!]
푸우우우우우우웁~!!!!!!!!!!!!!!!
[케켁, 뭐,뭐라고?! 거기야 어디야!!!!!]
잽싸게 식당을 나가는 리나씨와 그 뒤를 따라나서는 일당들... 뒤에선...
[이것들아아!!!!!!!!! 밥값은 내야 될거 아냐!!!!!!!!! 도둑이다, 도둑!!!!!!!!!!!]
[여깄어요~!!!!!!!]
리나씨가 직접 세공한 루비를 던진다. 바로 잠잠해지는 주인.
[이봐,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지금.]
제르가디스씨의 한마디. 하지만 리나씨는 지금 경황이 없어도 한참 없다. 나는 물론, 말할 생각도
없다.
[그런게 있어!!!! 일단 따라나 와봐!!!!]
[하지만 신전이라니, 여기에 신전은 없단 말야!!!!]
끼기기기기긱!!!!!!
급브레이크를 거는 리나씨.
[제로스!!!!! 무슨 소리야?!!!! 신전이 없대잖어!!!!!]
[그냥 절 따라만 오세요!!!! 신전은 위장돼서 안 보이는 것 뿐이라고요!!!!]
[뭐,뭐? 근데 왜 신전이 있는거지?]
[수왕님과 얀, 그리고 두분의 친구. 이렇게 셋이서 자신들의 힘만으로 만든 신전이라고 해요.
자세한건 저도 모르지만....]
[아직도 멀은거야?]
[저기예요!!!! 저기, 집 말이예요!!!!...으아아악!]
갑자기 헤드락 공격을 거는 리나씨.
[어째서 저게 신전이라는 거야?!!!!!]
[말씀 드렸잖아요!!!! 위장이라고!!!!!]
[아,]
바로 놓아주는 리나씨.
[위,위장?]
[일단 저 안으로 들어가 보세요!!!!]
문을 열고는 바로 그들을 집어넣어 버렸다. 리나씨는 분노하며 달려들려 했지만,
눈 앞에 펼쳐진 모습을 하고는 이내, 말문이 막혀 버렸다.
[저,저게 도대체...]
백색 기둥이 하늘에 닿을듯한 기세로 높이 세워져 있고, 하얀 대리석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흑색 문양은 곳곳에 새겨져 그 웅장함을 더 했고, 창문은 나 있었지만, 다른 세계인양.
달빛만이 세어나와 이곳을 환히 비추었다. 여긴, 항상 달빛만 비친다고 했다. 그리고 이 곳이
백색 신전이었다. 오직, 마족과 신족만이 아는 그 셋만의 비밀 장소, 백색 신전.
이름 그대로 여기는... 오직 백색으로 빛날 뿐이었다. 어떠한 화려함도 없지만, 느껴지는
무게감과 웅장함은 들어오는 이들의 숨통을 멎게 만들곤 하였던 이곳. 곳곳에 보이는 흑색 문양은
그들의 힘을 보여주듯, 그 칠흙같은 어둠으로 힘을 과시 하고 있었다.
달빛은 얀을, 백색은 수왕님을, 흑색은 나머지 한명. 카린이라 불리는 검사를 상징한다고 했다.
눈을 가늘게 뜨고 보일랑 말랑하는 복도의 끝을 보았다. 희미한 그림자. 얀이 틀림없다.
[저기 있어요!!!!]
나는 바로 뛰어갔다. 내 뒤로 리나씨가 따라오고, 그 뒤로 나머지 일행들이 따라왔다.
[어떡해 얀이 이곳을 안거야?]
[저야 모르죠. 검은 저 끝으로 가면 커다란 홀에 박혀 있어요. 그 검을 뽑으면....]
[알았어, 그냥 마법을...]
[여긴 마법이 안 통해요. 달려가는게 제일 빠른 길이예요.]
[칫..]
몇분을 뛰었을까. 뒤에선 헉헉 거리는 소리가 이 신전을 메웠다. 거의 다다를 쯤.
갑자기 나타난 야수들. 수왕님의 충성스러운 야수들.
[이,이건 뭐야?!]
놀란 듯 검을 빼며 묻는 가우리씨.
[수왕님의 야수입니다. 천년동안 오직 이곳만을 지키며 살아온... 충성스런 야수들.]
[근데, 어떡해 얀언니는 이 것들을 통과한거죠? 보니깐 다친 것 같진...]
[수왕님의 신전이기도 하고, 얀의 신전이기도 아니깐요. 그러니, 그냥 보내준거겠죠.]
[네?]
[됐어, 얘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파이어볼!!!!]
침묵...
[제가... 마법은 안 통한다고 했잖아요...]
[으아아아아악!!!!!! 가우리 여긴 니가 맡아!!!!!]
[뭐,뭐라고?! 이봐, 리나!!!!!!]
날렵한 몸짓으로 야수 무리들을 피하고는 홀 안으로 들어가는 리나씨. 그리고 곧 나도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갔을 때엔, 아름다운 달빛을 받으며, 땅에 꽂혀있는 길고, 아름다운 은색 검이 있었고.
그 옆에는 고개를 약간 돌며, 우리를 보는 얀이 서있었다. 그녀도, 달빛을 받으며....
그때, 그 날처럼...
[얀....]
[제로스... 역시 이곳, 알고 있었구나?]
[넌... 어떡해 안 거지?]
[그냥, 바람의 속삭임을 들었지. 달빛의 이끌림을... 언제나 나를 감싸주는 달빛의 인도를...]
[얀, 진짜로 그 검을 뽑아야 되겠어? 그냥 나중에...]
[아니, 지금 뽑아야 돼. 그리고, 대결 약속이 있거든. 또, 누구누구의 명령이기도 하고.]
말하면서, 어깨를 으쓱하는 얀. 이런 상황에, 저렇게 장난스럽게 말하는 얀.
[으,으악!!! 리나!!! 이거 어떡해좀 해봐!!!!!]
[아, 그만해...]
곧, 행동을 멈추고 모습을 감추는 야수들. 얀의 말도 듣는 다는 말인가.
[대결? 명령? 누가 얀한테...]
[리나, 아직도 모르겠니? 나에게 명령할수 있는건. 쉬피드 나이트, 니 언니, 루나 뿐이야.]
[어째서 언니가...]
[나랑 루나랑 대결하기로 했거든. 내 마력의 원천이 이 검이나 다름 없는데... 정정당당하게
싸우자면서 그 검을 찾으라는 거야. 근데, 그 녀석이 너하고 같이 좀 동행 좀 하라면서...
그래서, 시간 좀 낭비했지...]
[나와...?]
[얀 언니!!!! 낭비라뇨!!! 그럼 언니는 저희랑 웃고 떠들며 여행한게 낭비란 말이예요!!!!]
[물론이지. 그럼 넌 뭐라고 생각했었는데?]
움찔. 아멜리아씨가 흔들리며 할 말을 먹혔다. 웃으며 농담하듯 말을 던지는 얀의 모습은.
어린아이보단, 정말로 마녀 같았다. 남을 쉽게 상처주고, 아프게 만드는... 마녀.
[여행은... 추억...이잖아요...친구들과 같이 다니면서... 행복한 추억을 만들며...]
[추억... 좋은 말이지. 난, 추억을 믿으며 친구들과 여행을 떠났지. 하지만, 그 여행 끝에
기다리고 있던 건 뭐였는지 아니? 행복한 결말? 이름을 떨치며 세계의 영웅이 되는 것?
우리들의 여행은 파멸 뿐. 목숨도, 우정도, 모든 것이 없어져 버렸지. 그런 일이 있어도,
넌 아직도 여행이 추억이라고 말할 꺼지?]
[아...]
[내 일을 방해하지 말아라. 방해해봤자, 돌아오는건 죽음 뿐...]
다시 뒤를 돌며, 검으로 손을 올리는 얀. 그리고 나즈막히 들리는 리나씨의 목소리.
[후회...해도?]
[뭐...?]
[...후회하는 일이 생길지도 몰라. 그래도, 뽑을 거야?]
아마도, 나의 일을 말하는 거겠지. 약간 고개를 돌리며, 입가엔 미소를 머금고 얀은 한마디를
남기며, 검을 뽑았다.
[내 길은, 언제나 후회 뿐이였어.]
스윽-.
얀이 검을 뽑는 것과 동시에, 검은 광채를 발했고, 우리들은 앞을 가릴수 밖에 없었다.
[이게 뭐야?!]
놀란 듯. 소리치는 제르가디스씨와 가우리씨.
[얀!!!!!!!!!]
그리고, 애처롭게 얀을 부르는, 나와 리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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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짧아 질것 같아서 말머리 바꾸게 되었습니다-_-;;;
첫댓글 감사합니다^0^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