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국 초대전 [Summer] 기획 opening 8.16 pm 6
전시기간 : 8월 16일(월) ~ 28일(토) 까지
한지 뜨고, 그림을 그리고, 한지로 다양한 작품을 만든 - 세계인들이 먼저 인정해준 이종국 작가
청주시 문의면 소재지에 있는 작업장에서 예술과 치유를 접목시키고 생활에 필요한 공예품들을 창조하고 있다. 또한 전시와 워크샵, 강의를 통해 한지와 문화, 자연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와 독일, 북경과 미국등 해외에서도 폭넓은 전시와 워크샵이 예정되어 있는 제멋대로 자란 긴 수염에 삼베 두건, 천연염색한 개량 한복바지를 입은 모습이 마치 ‘도인’ 같았다.
“동양화를 전공했기 때문에 한지에 관심이 많았어요. 마침 시골로 들어가려고 마음먹고 있던 중에 이 마을과 인연이 닿았지요. 한지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복원작업을 시작했지만, 쉽지 않더라고요. 제대로 만든 것이 최근 일이니 이걸 하는 데 10년이 넘게 걸린 셈이네요. 그래도 다음 대(代)를 위해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한지를 복원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닥나무 확보’였다. “1970년대 이후 아무도 한지를 만들지 않아 마을에서는 아예 닥나무를 볼 수 없었다”며 “다행히 산에 야생종이 남아 있어 그 나무들을 종자 삼아 닥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닥나무를 가꾸는 한편, 마을 주민 중 한지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을 수소문해 생존한 두 노인을 찾아 전통 기법을 전수받았다.
“닥나무는 보통 심은 지 일 년만 지나면 한지를 만들 수 있어요. 방법은 좀 복잡하죠. 먼저 닥나무를 잘라 삶은 뒤 껍질을 벗깁니다. 이것을 ‘피닥’이라고 하는데, 일일이 칼로 껍질을 벗겨 내야 해 손이 여간 많이 가지 않아요. 가장 까다로운 작업이죠. 그러고 나서 이걸 양잿물에 삶은 뒤 방망이로 두드리고, 닥풀을 으깨어 짜낸 물에 담그면 죽처럼 걸쭉해집니다. 이것을 발에 걸러 얇게 떠 말리면 한지가 되지요.”
그는 “온도가 올라가면 종이가 들뜨기 때문에 한지를 만드는 시기는 주로 초겨울부터 4월 무렵까지”라며 “그래서 ‘찰 한(寒)’ 자를 써 ‘한지(寒紙)’라고도 하고, 백 번 손이 간다는 뜻으로 ‘백지(百紙)’라고도 부른다”고 일러준다.
종이 한 장이 나오기까지 햇빛, 바람, 불, 흐르는 물, 두들기기, 헹굼을 모두 거쳐요. 그렇게 만든 종이는 천년을 간다고 할 정도로 견고하죠.” 그는 스승에게서 배운 전통 방식의 한지를 넘어서 입체적 한지 작업에도 몰두하고 있다. 불린 닥나무에 왕겨와 톳밥 등을 넣어 도톰하게 빚어 말린 종이는 더욱 견고할 뿐만 아니라 액자에 넣어두면 한국적 정서가 느껴지는 독특한 입체 작품이 된다. 그뿐인가. 도톰한 한지 위에 감물로 만든 천연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면 맑고 고운 청색이 감돌면서 한 폭의 수채화가 탄생한다.
그 자체로 훌륭한 예술품인 한지 위에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화조화 花鳥畵를 그리니 값을 매기는 것조차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선 종이에 대한 독창성을 인정해주지 않죠. 하지만 외국에 나가면 분위기가 다르다는 걸 느껴요. 2009년 함부르크 미술관의 초청을 받아 전시회를 열었는데, 갤러리를 찾은 관람객들이 작품만 보고도 한지 만드는 노고를 인정해주더라요.
10년이 넘도록 시골에 파묻혀 고생한 보람이 있다 싶었어요.” 언젠가 인사동에서 전시를 열었을 때,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어느 일본 노부부에게도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들이 구입한 작품이 덩치가 좀 컸는데, 그날따라 억수같이 비가 와서 일본까지 작품을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다음 날 그 노부부에게서 메일이 왔다. 안방에 고이 모셔둔 그의 작품 사진과 함께 간단한 메시지도 적었다. “어제 우연히 선생님의 작품을 만난 일본의 하야시입니다. 오늘 저녁에 작품과 우리 모두 무사히 도쿄에 도착했습니다. 작품은 사진처럼 우리 집에 잘 있으니 안심해주시기 바랍니다.” 번거롭고도 고된 그의 작품 세계를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마불은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다. 심심산천에서 겨울나기가 만만치 않지만, 봄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기운이 솟고 몸이 깨어나는 것처럼 그는 사람들로 하여금 희망을 얻는다.
대구광역시 중구 공평동 16-8번지 T.053.428.0228 F.053.428.0229 http://cafe.daum.net/gallery228
첫댓글 진심으로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