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외면하고 유영하만 안고 갈 것인가
박 전 대통령이 8월 15일 구미에 있는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영상이 전파를 탔다. 그미 옆에는 유영하 변호사가 있었다.
그미는 기자들에게 “많은 분들이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고 했다. 또 생가 옆에 있는 역사자료관을 둘러보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버지 유품을 구미시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고 한다.
이어 친박(친박근혜)계 정치인들의 내년 총선 출마설에 대해선 “이전에 밝힌 내용 그대로”라는 말을 했다. 유영하는 주간조선 인터뷰에서 “친박은 없다. 정치하고 싶으면 본인들이 하면 되는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영상을 통해 비추어진 그미의 모습은 ‘몸은 꾸부정했고, 얼굴은 안면홍조가 있고, 건강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미가 기자들에게 말을 할 땐 ‘준비했던 말만 했다’라는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미에게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지낸 대단한 인물’, ‘보수우파의 중심이 되는 리더’, ‘불법 탄핵에 저항하는 투사’, ‘나락으로 떨어진 명예를 회복하려는 의지’라는 것은 조금도 보이지 않는 무기력하고 병색이 짙은 70대 여성 노인의 모습이었다.
이러한 그미의 모습과 언행을 보고 정치성향에 따라 받아들이는 것은 제각기일 것이다. 좌파에서는 ‘탄핵은 완전히 성공하였고 본인은 이에 대한 저항 의지를 완전히 상실했다’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고, 탄핵 역적과 그 지지자들은 ‘더 이상 박근혜는 없다. 박근혜은 무능했고 탄핵당할만한 이유가 있어 탄핵당한 것이고 그 이름은 영원히 지워도 된다’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의 탄핵무효, 명예회복을 위해 투쟁을 해오던 사람들의 일부는 ‘박근혜에게서 仁義禮智, 感謝萬萬, 由我之歎이라는 것은 없었다’라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1월부터 지금까지 서울 중심 도로의 아스팔트를 눈물과 땀으로 강을 이뤘던 사람들이 죽었고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다. 그미에게는 그런 사람들의 모습은 눈에 담아두지 않은 듯, 조금의 미안한 마음과 고마움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미는 모든 국민의 기억으로부터 대통령이었다는 사실과 탄핵이 되어 권좌에서 쫓겨난 사실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는 듯하다. 그러면서도 유영하를 품에 두려고 하고 있다. 박근혜와 유영하를 보면 광해군이 반정으로 쫓겨나 19년간 유배 생활을 곁에 두었던 사람들과 이상하게 오버 랩이 된다.
그미가 대통령을 지내면서 남긴 것 중 가장 큰 치적은 ‘자유통일정신’이다. 그미가 무능했든 그미가 자신에게 칼을 겨누었던 자들에게 굴종했든 ‘자유통일정신’으로 국정을 펼쳤던 점은 계승되어야 할 대한민국의 정신이 되어야 한다.
8월 15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은 육체적으로 꾸부정한 늙은 모습, 병색이 완연해 보이는 70대 중반의 노인 박근혜 전 대통령한테서 바랄 것도 기대할 것도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미가 왕의 남자라고 불리는 유영하를 위해 후원회장을 맡든 말든, 자신을 향해 칼질하였던 자들에게 굴종하든 말든 철저하게 무관심하려고 한다. 그리함으로써 한 단계 더 자신을 도약시키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