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마무리 언더핸드스로 김병현(23)과 월드시리즈 챔프 애너하임 좌완 스콧 슈너와이스(29)는 공통점이 참으로 많다.
나란히 불펜투수다. 공교롭게도 둘은 선발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구단은 선발전환을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선발전환이 특정 투수를 위한 실험용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갖고 있다. 게다가 두 투수는 현재 트레이드 시장에 올라 있어 자칫 유니폼을 바꿔 입을 가능성이 크다.
김병현은 1루수 에루비엘 두라소와 함께 트레이드 시장에 나왔다. 공개적이다. 지역언론이 꾸준히 김병현의 트레이드를 주장했고, 조 가라지올라 주니어 단장도 전력강화를 위해 조건만 맞으면 이를 실행할 참이다.
애리조나는 이미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갖고 있는 포수 대미언 밀러를 시카고 커브스 유망주와 트레이드해 전력 포석의 첫 단계를 단행했다. 두번째가 김병현·에루비엘 두라소 카드다. 김병현의 거취는 단장 회동 이후 오는 12월에 있을 윈터미팅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애너하임이 슈너와이스를 트레이드하려고 하는 이유는 그가 선발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슈너와이스는 지난 2년반 동안 애너하임 선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올 6월까지도 슈너와이스는 선발투수였다. 한때 박찬호와 선발 대결도 펼쳤다. 그러다 7월 마이크 소시아 감독은 슈너와이스를 불펜으로 강등시켰다.
슈너와이스의 보직 변동은 올 애너하임의 월드시리즈 우승의 결정적인 밑거름이 됐다. 본인은 비록 선발에서 불펜으로 쫓겨나 불만이 컸지만 팀은 좌완 구원진의 가세로 전력이 한층 강화되는 효과를 봤다. 슈너와이스는 선발에서 6승6패 방어율 5.38을 기록했고, 구원으로는 3승2패1세이브 방어율 3.25를 기록했다.
김병현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지금까지 선발의 꿈을 저버리지 않고 있다. 지난 2000년 한차례 선발등판해 3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4실점하고 강판됐으나 본인이 이를 선발 실패로 인정하지 않는다. 최소 대여섯 경기를 치러야 인정할 태세다. 사실 텍사스처럼 올해 선발진이 무너진 팀에서는 김병현의 선발 전환을 실천에 옮길 수 있으나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대하는 데서는 실행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