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이란?
사람이 이 세상에 나서 학문이 아니면 사람다운 사람이 될 수 없다. 이른바, 학문이란 것은 역시 이상스럽고 별다른 것이 아니다. 그저 아비 된 자는 자애로워야 하며, 자식 된 자는 효도해야 하고, 신하 된 자는 충성해야 하며, 부부간에는 분별이 있어야하고, 형제간에는 우애로워야 하며, 젊은이는 어른을 공경해야 하고, 친구 간에는 신의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일상의 모든 일에 있어서 일에 따라 각기 마땅한 것을 취할 뿐이요, 현묘한 것에 마음을 두어 기이한 것을 노려서는 안 된다.
그러나 학문하지 않은 사람은 마음이 꽉 막혀 있고 식견이 좁기 때문에 모름지기 글을 읽고 그 이치를 연구하여 행해야 할 길을 밝힌 뒤에야 학문에 나아가는 것이 올바름을 얻고 실천함이 합당함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학문이 일상생활에 있는 줄은 모르고 망령(妄靈)되게 높고 멀어 행하기 어려운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하여 특별한 사람에게 미루고 자기는 자포자기(自暴自棄)하니, 얼마나 가엾은 일인가.
<율곡 이이 선생, ‘격몽요결(擊蒙要訣) 서(序)’>
벼슬은 남을 위한 것
“옛날 배우는 자는 벼슬을 구한 적이 없으나 학문이 성취되면 위에서 천거하여 등용하였으니 대개 벼슬은 남을 위한 것이요 자기를 위하는 것이 아니다. ··· 사람들이 벼슬하기 전에는 벼슬만을 급급해하다가, 벼슬한 뒤에는 또 그 벼슬을 잃을까 걱정한다. 이같이 골몰해서 그 본심을 잃은 사람들이 많으니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벼슬이 높은 자는 도(道)를 행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어 도가 행해지지 않으면 물러가야 한다.”
<율곡 이이 선생, ‘격몽요결(擊蒙要訣) 제10장 처세(處世)’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