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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주무(未雨綢繆)
비가 오기 전에 올빼미가 둥지의 문을 닫아 얽어맨다는 뜻으로, 어떤 위험한 일이나 곤란한 일이 닥치기 전에 미리 방비하거나 준비함을 이르는 말이다.
未 : 아닐 미(木/1)
雨 : 비 우(雨/0)
綢 : 얽을 주(糹/8)
繆 : 얽을 무(糹/11)
출전 : 시경(詩經) 빈풍(豳風)
세상에 징벌만큼 다양한 것도 드물다. 징벌은 실수나 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강제되는 정서적, 육체적, 경제적 처벌이다. 절대 권력일수록 징벌은 혹독했다.
중국 고대의 절대 왕권은 징벌을, 자연 법칙으로 포장하기를 좋아했다. 절대 권력자인 천자(天子)가 내리는 징벌은 자연법칙과 동격이며, 따라서 거스를 수 없다는 뜻을 담기 위해서다.
중국이 창안한 자연법칙은 오행(五行)이다. 사기(史記) 오제본기(五帝本紀)는 "하늘에 오행이 있으니, 수화금토목(水火金土木)이다. 오행은 때를 나눠 만물을 생육한다"고 설명한다. 상서(尙書), 즉 서경(書經)에도 오단(五端), 오례(五禮), 오교(五敎), 오벌(五罰), 오과(五過) 등 오전(五典)이 나온다. 오행의 원리를 준용한 분류다.
자연, 징벌도 오형(五刑)이 됐다. 사형(死刑), 궁형(宮刑; 생식기 제거), 월형(刖刑; 발꿈치 베기), 의형(劓刑; 코 베기), 경형(黥刑: 얼굴과 팔뚝에 죄명 새기기)이다.
성경(聖經)에도 수많은 징벌이 나온다.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에서 나와 40년간 광야를 헤맨 것도, 70년간 바벨론 유수(幽囚)를 겪은 것도 모두 하나님의 징계였다. 사람들은 이 대목에서 "우리 어머니도 자식을 그처럼 혹독하게 징계하지는 않는다. 하물며 사랑과 은혜의 하나님이라며?"라고 반문한다.
기독교는 설명한다. "공의(公義)의 하나님이기에 징벌 없는 죄 사함은 없다"고. 또 얘기한다. 징계는 "회개를 통해 죄인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사랑이며, 하나님만 의지하게 만들려는 연단(鍊鍛)의 과정이라"고. 코로나 재앙도 불순종과 교만으로 인한 하나님의 징벌로 이해한다. 그래서 그들은 오늘도 회개의 무릎을 꿇는다.
최근 법무부는 상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언론 보도를 일반 제조물처럼 간주해 잘못된 보도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리겠다는 것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가해자의 행위가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일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더 많은 배상액을 부과하는 제도다.
언론보도를 상법으로 규제하는 것이 타당한가, 그리고 언론을 법으로 옥죄는 것이 옳은가, 같은 공자님 말씀은 하고 싶지 않다. 다만 이렇게 해서 성공한 사례가 있는지 묻고 싶다. 끝으로 사족(蛇足) 하나. '언론을 위한 징벌'이라는 말은 제발 거두시기 바란다. 법무부가 하나님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미우주무(未雨綢繆)
비가 오기 전에 올빼미가 둥지의 문을 닫아 얽어맨다는 뜻으로, 어떤 위험한 일이나 곤란한 일이 닥치기 전에 미리 방비하거나 준비함을 이르는 말이다.
이 성어는 시경(詩經) 국풍(國風) 빈풍(豳風)의 치효(鴟鴞)라는 노래에서 연유하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시경(詩經) 빈풍(豳風) 치효편(鴟鴞篇)
鴟鴞鴟鴞(치효치효) 부엉아, 부엉아,
旣取我子(기취아자) 이미 내 새끼 잡아 먹었으니.
無毁我室(무훼아실) 우리 집안 허무는 일 없게 하오.
恩斯勤斯(은사근사) 알들 살들 사랑하였는데,
鬻子之閔斯(죽자지민사) 어린 자식 불쌍하다.
迨天之未陰雨(태천지미음우) 장마 비 오기 전에
徹彼桑土(철피상토) 뽕나무 뿌리 가져다가
綢繆牖戶(주무유호) 창과 문 얽었거늘
今女下民(금녀하민) 이제 너희들 낮은 백성이
或敢侮予(혹감모여) 누가 나를 업신여기겠는가!
予手拮据(여수길거) 나는 입과 발이 다 닳도록
予所捋荼(여소랄도) 갈대꽃 날라 들이고
予所蓄租(여소축조) 띠 풀 모아 들였으니
予口卒瘏(여구졸도) 그러느라 입병까지 난 것은
曰予未有室家(왈여미유실가) 집이 없었기 때문이네
予羽譙譙(여우초초) 내 날개깃이 문드러지고
予尾翛翛(여미소소) 내 꼬리 닳아빠지게 일했건만.
予室翹翹(여실교교) 내 집은 아직까지
風雨所漂搖(풍우소표요) 바람에 흔들리니.
予維音嘵嘵(여유음효효) 짹짹 두려움에 소리쳐 운다.
[解]
鴟鴞鴟鴞, 旣取我子, 無毁我室, 恩斯勤斯, 鬻子之閔斯.
부엉아 부엉아, 이미 내 새끼 잡아 먹었으니, 우리 집안 허무는 일 없게 하오. 알들 살들 사랑하였는데, 어린 자식 불쌍하다.
比(비)이니, 새의 말을 하여 스스로를 比한 것이다. 鴟鴞(치효)는 부엉이이니, 나쁜 새인데, 새의 새끼를 잡아 먹는 것이다. 室(실)은 새 스스로 그 둥지를 이름한 것이다. 恩(은)은 정으로 사랑함이요, 勤(근)은 두텁고 후함이다. 鬻()은 기름이요, 閔(민)은 근심함이다.
○ 무왕(武王)이 상(商)을 이기시고 동생 관숙선(管叔鮮)과 채숙도(蔡叔度)로 하여금 주(紂; 상나라 마지막 왕)의 아들인 무경(武庚)의 나라를 감찰하게 하였는데, 무왕이 붕(崩)하고 성왕(成王)이 서서 주공(周公)이 성왕을 도왔는데, 이숙(二叔)이 무경과 함께 배반하고 또 나라에 유언(流言; 터무니 없는 소문)을 퍼트려서 말하기를 "주공(周公)이 장차 유자(孺子)에게 불리하게 할 것이다"라 하였다.
그러므로, 주공(周公)이 동정(東征)하신 2년만에 이에 관숙(管叔)과 무경을 얻어서 죽였는데, 성왕이 오히려 공(公)의 뜻을 알지 못하였으므로 공(公)이 이에 이 시(詩)를 지어서 왕에게 준 것이다.
새가 동지를 사랑하여 올빼미를 불러 이르는 것에 가탁하여 말하기를, "올빼미야. 올빼미야. 네가 이미 너의 새끼를 얻었으니 다시 나의 집을 헐지 말지어다. 내 情으로 사랑하는 마음과 독후(篤厚; 성실하고 인정이 두터움)한 뜻으로 내 새끼를 기름에 진실로 가련하고 근심할 만하거늘 이제 이미 잡았으니, 그 폐해가 심하도다. 하물며 또 나의 집을 부순단 말인가"라 하였으니, 무경(武庚)이 이미 패하였으니, 관숙선(管叔鮮)과 채숙도(蔡叔度)가 나의 왕실을 훼손해서는 안됨을 比한 것이다.
迨天之未陰雨, 徹彼桑土, 綢繆牖戶, 今女下民, 或敢侮予.
장마 비 오기 전에 뽕나무 뿌리 가져다가 창과 문 얽었거늘 이제 너희들 낮은 백성이 누가 나를 업신여기겠는가!
比이다. 迨(태)는 미침이요, 徹(철)은 취함이다. 桑土(상두)는 뽕나무의 뿌리이다. 綢繆(주무)는 전면(纏綿; 칭칭 얽힘)함이다. 牖(유)는 둥지의 통기처(通氣處)요, 戶(호)는 그 출입(出入)하는 곳이다.
○ 또 새의 말을 한 것인데, "내가 하늘이 음우(陰雨; 오랫동안 계속해 내리는 음산한 비)를 내리지 않을 때에 미쳐서 나가서 뽕나무의 뿌리를 취하여 둥지의 극혈(隙穴; 틈새)을 주무(綢繆; 미리미리 빈틈 없이 자세하게 준비함)하여 견고하게 하여 음우의 환난을 대비한다면 이 하토(下土; 농사 짓기에 아주 나쁜 땅)의 백성들이 누가 감히 나를 업신여길 자 있으랴"라 하였으니, 또한 자기가 심히 왕실을 사랑하여 그 환난을 예방한 뜻을 比한 것이다.
그러므로, 공자께사 찬미하여 말씀하시기를, "이 시(詩)를 지은 자는 그 도(道)를 안 성싶다. 능히 그 국가를 다스린다면 누가 감히 업신여기리요"라 하셨다.
予手拮据, 予所捋荼, 予所蓄租, 予口卒瘏, 曰予未有室家.
나는 입과 발이 다 닳도록 갈대꽃 날라 들이고 띠 풀 모아 들였으니 그러느라 입병까지 난 것은 집이 없었기 때문이네.
比이다. 拮据(길거)는 손과 입을 함께 움직여 일어나는 모양이다. 捋(랄)은 취함이다. 荼(도)는 갈대이니, 가히 둥지에 깔 수 있는 것이다. 蓄(축)은 쌓음이요, 租(조)는 모음이요, 卒(졸)은 다함이요, 瘏(도)는 병듦이다. 室家(실가)는 둥지이다.
○ 또한 새의 말을 한 것인데, 둥지를 만들기 시작할 적에 손과 입을 함께 움직여 갈대를 취해 오고 물건을 저축하느라 노고(勞苦)하여 모두 병듦에 이른 것은 둥지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였으니, 자신이 전일(前日)에 근고(勤苦)를 이와 같이 한 것은 왕실(王室)이 새로 지어져서 안집(安集)하지 못한 연고 때문이라고 比한 것이다.
予羽譙譙, 予尾翛翛, 予室翹翹, 風雨所漂搖, 予維音嘵嘵.
내 날개깃이 문드러지고 내 꼬리 닳아빠지게 일했건만 내 집은 아직까지 바람에 흔들리니 짹짹 두려움에 소리쳐 운다.
比이다. 譙譙(초초)는 깃이 모지라짐이요, 翛翛(소소)는 깃이 해어짐이다. 翹翹(교교)는 위태함이요, 嘵嘵(효효)는 급(急)함이다.
○ 또한 새의 말을 한 것인데, "깃이 모지라지고 꼬리가 해엊져서 그 집을 완성하였으되 안정되지 않았거늘 풍우(風雨)가 또 따라서 나부끼게 하니 나의 슬프게 욺이 어찌 급하지 않을 수 있으랴"라 하였으니, 자신이 이미 수고롭고 초췌하였으나, 왕실이 편안하지 않고 다난(多難)이 일어나니, 그 시를 지어서 왕을 깨우치는 것이 또한 급급(汲汲)하지 않을 수 있으랴.
맹자(孟子) 공손추 상(公孫丑章句上)에서도 이렇게 말하고 있다.
詩云, 迨天之未陰雨, 徹彼桑土, 綢繆牖戶, 今此下民, 或敢侮予.
시경(詩經)에, "하늘이 흐려 비가 오기 전에, 뽕나무 뿌리를 캐어다가, 창문을 단단히 얽어맨다면, 이제 아랫것들도, 누가 감히 나를 업신여기랴"고 하였다.
孔子曰 : 爲此詩者, 其知道乎. 能治其國家, 誰敢侮之.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이 시(詩)를 지은 자는 그 도(道)를 아는구나. 자기 국가를 다스릴 수 있다면, 누가 감히 업신여기겠는가?'라고 하셨다.
今國家閒暇, 及是時般樂怠敖. 是自求禍也.
지금 나라가 평화로우면 이때에 이르러서 마음껏 즐기며 게으름을 피우고 거만을 부린다. 이것은 스스로 화(禍)를 부르는 것이다.
(公孫丑章句上 四章)
[사서집주]
詩豳風鴟鴞之篇, 周公之所作也.
시경(詩經) 빈풍(豳風) 치효편(鴟鴞篇), 주공이 지은 것이다.
迨, 及也. 徹, 取也. 桑土, 桑根之皮也. 綢繆, 纏吳補葺也. 牖戶, 巢之通氣出入處也. 予, 鳥自謂也.
迨(태)는 미침이다. 徹(철)은 취함이다. 桑土(상두)는 뽕나무 뿌리의 껍질이다. 綢繆(주무)는 감아서 집을 보충하는 것이다. 牖戶(유호)는 둥지의 공기를 통하게 하고 출입하는 곳이다. 予(여)는 새가 스스로를 일컬음이다.
言我之備患詳密如此, 今此在下之人, 或敢有侮予者乎.
내가 우환에 대비하여 상세하고 치밀하기가 이 같으면 지금 아랫 사람들이 혹시 감히 나를 업신여길 자가 있겠는가?고 말한 것이다.
周公以鳥之爲巢如此, 比君之爲國, 亦當思患而預防之.
주공(周公)이 새가 보금자리를 만드는 것이 이와 같은 것을 말하여, 임금이 나라를 다스림에도 또한 마땅히 우환을 생각하여 미리 예방함에 비유하신 것이다.
孔子讀而贊之, 以爲知道也.
공자(孔子)께서 읽고 칭찬하여 도(道)를 알게 하신 것이다.
今國家閒暇, 及是時般樂怠敖, 是自求禍也.
이제 국가가 한가하게 되면 이 때에 미쳐서 반락(般樂)하고 태오(怠敖)한 짓을 하니, 이것은 스스로 화(禍)를 구하는 것이다.
(公孫丑章句上 四章)
미우주무(未雨綢繆)
비가 오기 전(前)에 올빼미가 둥지의 문을 닫아 얽어맨다는 뜻으로, 화가 싹트기 전(前)에 미리 방지함을 이르는 말이다.
2023년 올해는 간지로 계묘년(癸卯年)이다. 계묘년에는 매번 비가 많이 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1963년 계묘년에는 비가 너무나도 많이 내린 것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음력 4월 15일 그날 오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음력 8월 15일 추석 때까지 빗방울 떨어지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어른들이 말했다.
그해 음력 4월 15일은 양력으로 환산하면 5월 8일이었다. 그때까지 보리가 잘 되었는데, 계속 비가 오니 적고병(赤枯病)이라는 붉은 곰팡이가 피어 보리알이 가루가 되어 없어졌다. 6월 19일 상륙한 태풍 셜리 때는, 하루 강수량이 200㎜를 넘었다. 앞에 내린 빗물이 빠져나가기도 전에 또 비가 내리니, 고일 만한 곳은 다 침수가 되었다.
함안군 법수면(法守面) 사평(沙坪) 마을 앞에 제방을 쌓아 만든 제법 너른 들판이 있었다. 보통 때는 비가 많이 오면 논이 물에 잠길 정도였다. 6월 20일경에 논이 잠겼다. 며칠 뒤에는 그 배수장이 잠겨 버렸다. 그 며칠 뒤에는 둑 자체까지도 다 잠겨 버렸다. 둑이 안 보이는 상태가 보름 이상 지속된 것 같다. 이런 광경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여기저기서 제방이 잠기거나 터져 사방이 바다 같았다. 함안 건너편 남강 북쪽의 의령둑이 터졌다. 창녕의 남지둑도 터졌다. 아주 큰 둑인데 터졌으니, 농경지 침수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함안군 군청 소재지도 침수되었다. 그러나 일본 사람들이 쌓은 함안의 악양(岳陽) 둑만은 안 터지고 버텨내었다.
1963년까지만 해도 일기예보를 들을 수가 없었고, 정보통신도 없으니 다른 지역의 홍수피해 소식도 소문으로 전해 들을 뿐이었다. 요즈음은 기상예보가 정확하고, 각종 방송이나 정보망을 통해서 수시로 점검하여 대비할 수 있다. 기상예보가 아주 정확하고 또 아주 장기간까지 예측하기 때문에 홍수의 피해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
또 강이나 하천을 잘 정비하고, 수로를 개선하고, 댐을 많이 만들어 홍수의 피해가 옛날에 비하면 거의 없는 셈이다. 그런데도 수해가 해마다 발생한다. 미리 대비하지 않아서 그렇다. 일기예보를 통해 사전에 정확한 기상정보를 얻어 철저히 대비해야 하겠다.
시경(詩經)에 “하늘이 흐려져 비가 내리기 전에, 저 뽕나무 뿌리껍질을 벗겨, 둥지를 잘 싸매라(殆天之未陰雨, 徹彼桑土, 綢繆戶牖/ 태천지미음우, 철피상토, 주무호유)”라는 구절이 있다. 새의 입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는 구절이다. 어찌 홍수 대비만 그렇겠는가? 모든 일은 미리 대비하면 손쉽고 효과도 크다.
중용(中庸)에도 “무릇 일이라는 것은 미리 하면 성공하고, 미리 하지 않으면 망친다(凡事豫則立 不豫則廢(범사예즉립 불예즉폐)”라는 구절이 있는데, 같은 뜻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말도 그런 뜻이다.
미우주무(未雨綢繆)
점검의 날을 세워라!
과정 없는 결과는 없다. 과정은 늘 힘들고, 어렵다. 과정이 힘들고 어려운 이유는 목표를 향해 가는 길에 어떤 어려움에 처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에 방비책을 세우고, 행동을 신중히 해야 한다는 뜻을 가진 '미우주무(未雨綢繆)' 사자성어를 떠올려야 한다. 목표 달성에 저해되는 각종 요인들을 끊임없이 인식하고, 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과 행동을 습관으로 만들어 점검의 날을 날카롭게 세워야 한다.
“어제 큰비가 내렸는데 다리는 괜찮은가?”, “예 어르신, 제가 두들기며, 꼼꼼히 살펴봤는데 건너셔도 됩니다.” 나무다리를 이용해 개울을 건너야 했던 안골 마을 사람들. 큰 비가 내릴 때마다 판돌이에게 다리 상태를 확인하고 건넜다. 마을에 돌다리가 놓였다. 이젠 큰 비가 내려도 다리는 떠내려가지 않았다.
안골 마을 사람들은 판돌이에게 더 이상 다리 상태가 어떤 지 묻지 않았다. “아니, 돌다리를 왜 두들기나? 썩기라도 했을까 봐?”라며 돌다리를 두드리는 판돌이를 향해 비아냥거리며 비웃었다. 판돌이는 이에 굴하지 않고 돌다리를 두들기며 상태를 확인했다.
성미 급한 노인이 앞으로 나서며 “예끼, 이 사람아! 돌다리를 두들기며 건너는 사람이 어디 있나? 난 급하니 먼저 가겠네.” 그리곤 황소가 끄는 수레를 앞장 세워 다리를 건너는 데 중간쯤 갔을까? 돌다리가 와르르 무너져 내려 황소와 수레가 거친 물살에 떠내려갔다. 목숨을 겨우 부지한 노인은 바닥에 주저앉아 크게 후회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일 것이다. 그렇다. '무너진 돌다리' 이야기다. 확실하다고 여기는 것도 조심하고,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속담 '돌다리도 두들겨 건너라' 이 말의 의미를 모르는 이는 없다. 그런데 ‘잘 아는 일이니까 괜찮아’, ‘늘 해오던 일인 걸 뭐~’, ‘항상 다니던 길인데 뭔 일이야 있겠어?’, ‘한두 번도 아니고’라는 말로 간과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신중하지 않은 행동의 결과는 언제나 후회다. 그래서일까? 주변 사람들이 과거의 경험으로 경솔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보면 나도 모르게 걱정하게 된다. 그 경솔함으로 그동안 힘들게 쌓아 올린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뜨리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성공을 꿈꾸는 리더라면 공든 탑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완성해야 한다. 사소한 것도 간과하지 않는 편집증적 점검이 리더에게 필요한 이유다.
리더, 미우주무(未雨綢繆)다
기원전 1046년 주(周) 나라 주공(周公)이 어린 성왕(成王)을 대신해 섭정을 하던 시기, 무왕의 동생이었던 관숙(管叔)은 이를 못 마땅히 여겨 주공이 제위를 찬탈하려 한다는 소문을 냈다. 사실 주공은 무왕의 유훈에 따라 어린 왕을 돕기 위해 섭정을 하게 된 것이었다.
관숙은 주공을 모함하는데 그치지 않고 주공이 도읍을 떠나자 반란까지 도모했다. 이를 알아챈 주공이 한 편의 시를 지어서 성왕에게 보냈는데 '빈풍치효(豳風鴟鴞)'란 시다. 이 시에 미우주무(未雨綢繆)가 등장한다.
鴟鴞鴟鴞(치효치효)
旣取我子(기취아자)
無毁我室(무훼아실)
迨天之未陰雨(태천지미음우)
撤彼桑土(철피상두)
綢繆牖戶(주무유호)
이 시의 내용을 직역하면 “올빼미야 이미 내 자식을 잡아먹었으니, 내 보금자리를 헐지 마라, 하늘에 장마가 오지 않았을 때 뽕나무 뿌리를 뽑아 둥지를 엵어라”라는 내용이다. 비가 오지 않을 때 뽕나무 뿌리껍질로 둥지를 단단히 얽매야 새끼를 잃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이다.
'미우주무(未雨綢繆)'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 미리 방비책을 세우고,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동의 신중함을 다룬 글은 또 있다. 바로 중국 최고의 시인, 시성(詩聖)이라 불리는 두보(杜甫)의 '병백(病栢)'이다.
鴟鴞志意滿(치효지의만)
養子穿穴內(양자천혈내)
올빼미는 뜻이 가득해 잣나무에 구멍을 뚫어서 새끼를 친다는 말로 혹시 모를 위험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단단한 잣나무에 구멍을 뚫는 어미의 신중함을 칭송한 글이다.
주공의 '빈풍치효(豳風鴟鴞)', 올빼미의 자녀 사랑을 칭송한 두보의 '병백(病栢)'이란 시구에 담겨있는 사자성어 '미우주무(未雨綢繆)'는 국가를 운영하는 임금부터, 자식을 부양하는 부모까지 세상의 모든 리더들이 성공적인 미래를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잘 설명해 준다.
그것은 바로 조직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과정 하나하나를 소홀히 하지 않고, 확인하고, 확인하는 자세. 즉, 얕은 내도 깊게 건너는 리더의 신중한 행동이 바로 점검의 날이다.
점검의 날을 세우는 방법
리더가 점검의 날을 세워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 속에서 길은 제대로 걷고 있는지? 공들여 만드는 탑(성과)을 무너뜨릴 위험은 없는지 확인하는 데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점검의 날을 세워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을 아문센(Roald Amundsen)의 남극탐험에서 찾을 수 있다.
1910년 8월 9일 아문센은 19명의 승무원들과 함께 남극으로 향했다. 남극의 날씨는 변화무쌍하고,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혹독한 추위를 그들에게 선사했고, 그들이 내딛는 곳에는 언제, 어디서 만나게 될지 모르는 크레바스와 블리자드가 가득했다. 1911년 2월 14일 남위 80도에 최초의 비축물 저장 기자를 구축하고 남극점을 향해 나아갔다.
혹독한 환경에서도 그들은 매일 20마일씩 목표한 곳까지 행군했다. 행군하는 과정에서 위도가 1도씩 바뀔 때마다 돌아올 때를 대비해 식량을 비축해 놓았다. 1911년 12월 8일 섀클턴이 남극탐험에서 발걸음을 돌렸던 남위 88도에 도달했다. 이제 목표(남극점)까지 남위 2도만 남았다. 아문센과 5명의 대원은 계속 나아갔다.
1911년 12월 14일 드디어 탐험의 최종 목표 남극점에 도착했다. 인류 최초의 남극점 정복, 그들은 노르웨이 깃발을 꽂고, 사진을 찍으며 기쁨을 나눴다. 아문센 일행은 남극점에서 머물며 조사와 연구를 진행한 후 1911년 12월 18일 귀향을 위해 출발했고, 모두 무사히 귀환했다.
변화무쌍한 날씨, 혹독한 추위와 각종 위험으로 가득한 남극의 환경, 단 한번도 인류의 발걸음을 허락하지 않은 아문센과 일행은 어떻게 인류최초로 탐험에 성공하고, 무사히 귀환할 수 있었을까? 이유는 바로 아문센이 남극점을 향해 가는 과정 속에서 편집증적으로 행한 두 가지 행동 때문이다.
첫 번째 행동은 '매일 20마일 이동해서 중간 경로지에 반드시 도착한다', 두 번째 행동은 '위도가 1도씩 바뀔 때마다 돌아올 때를 대비해 식량을 비축해 둔다'. 아문센의 이 두 가지 편집증적 행동은 모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점검의 행동들이다. 아문센의 이 두 가지 행동을 고려해 보면 점검이 날이란 단순히 현재의 위치를 확인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제에 대한 인식과 개선, 미래에 대한 대책까지 수립까지 포함하는 행동이라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점검의 날을 세우는 방법은 목표한 것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가야 하는가? '경로설정', 목표를 향해 우리는 제대로 가고 있는가? '위치확인', 목표를 향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가 행한 잘못과 실수는 무엇인가? '문제인식', 앞으로 직면하게 될 어려움을 우리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대책수립'으로 목표 달성에 저해되는 각종 요인들을 끊임없이 인식하고, 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과 행동을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다.
점검의 리더들, Alcoa
세상의 모든 리더들이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과정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달라지고,기업의 미래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정관리에 많은 비즈니스 역량을 투입한다.
이를 가장 잘하는 기업은 어디일까? 팀 쿡(Tim Cook)이 운영하는 애플, 리드 에이스팅스(Reed Hastings)가 CEO로 있는 넷플릭스, 엘론 머스크(Elon Musk)의 테슬라, 사티아 나델라 (Satya Nadella)의 마이크로소프트,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의 아마존, 모두 훌륭한 기업들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로이 하비(Roy Harvey)의 알코아(Alcoa)가 최고이지 않을까 한다.
알코아의 점검은 'Trust but verify'다. '신뢰하되, 철저히 확인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알코아의 리더라면 'Trust but verify'를 실천해야 한다. 구성원을 신뢰하지만, 목표를 달성해 가는 과정에서 작은 것도 놓치지 않고, 철저히 확인하고, 확인해서 위험을 최소화하는 노력과 행동을 취해야 한다.
이를 입증하는 자료가 있다. 그것은 2021년 한 해 동안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리더가 산업현장을 찾아 현장점검을 실시한 횟수다. 그 횟수는 무려 195,519회(536회/일)다. 놀라운 것은 현장 점검 횟수뿐만이 아니다. 현장 점검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행사한 작업 중지권이 무려 462회에 달한다. 단순히 현장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위험도 간과하지 않고 철저히 확인하고, 확인했다. 그 결과 2021년 한 해 동안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것이 안전에 국한되었을까? 그렇지 않다. 2022년 알코아의 주가는 80% 이상 급등했다. 코로나 19로 인한 팬데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등으로 세계 경제는 침체되었고, 불확실성으로 가득했던 시기에 이룩한 놀라운 성과다. 알코아의 신뢰하되, 철저히 확인하는 점검 'Trust but verify' 기업과 조직을 이끌어 가야 하는 리더라면 배우지 않을 이유가 없다.
▶️ 未(아직 미)는 ❶상형문자로 나무끝의 가느다란 작은 가지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나중에 분명하지 않다, 희미한 모양, 아직 ~하지 않다란 뜻에 쓰인다. 음(音) 빌어 십이지(十二支)의 여덟째 글자로 쓴다. ❷지사문자로 未자는 '아니다'나 '아직~하지 못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未자의 갑골문을 보면 木(나무 목)자의 윗부분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다. 이것은 나뭇잎이 '무성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未자의 본래 의미는 '(나뭇잎이)무성하다'였다. 그러나 지금은 본래의 의미는 사라지고 '아직'이나 '없다'의 뜻으로 가차(假借)되어 쓰이고 있다. 未자는 '끝부분'을 뜻하는 末(끝 말)자와 매우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다만 末자는 끝부분의 획이 긴 반면 未자는 짧게 되어 있으니 이러한 차이점으로 구분해야 한다. 그래서 未(미)는 (1)십이지(十二支)의 하나. 그 여덟째임. 양을 상징함 (2)미방(未方) (3)미시(未時) (4)어떤 명사(名詞) 앞에 쓰이어 아직 다 이루어지지 않음을 나타냄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못하다 ②아직 ~하지 못하다 ③아니냐? 못하느냐? ④여덟째 지지(地支) ⑤미래(未來), 장차(將次)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不),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비(非),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그 동안이 그리 오래지 아니함을 미구(未久), 아직 오지 않은 때를 미래(未來), 아직 다 갖추지 못함을 미비(未備), 편안하지 아니함을 미편(未便), 아직 끝마감을 하지 못함을 미감(未勘), 아직 미치지 못함을 미급(未及), 아직 도착하지 아니함을 미도(未到), 끝을 다 맺지 못함을 미완(未完), 아직 작정하지 못함을 미정(未定), 아직 결혼하지 아니함을 미혼(未婚), 돈이나 물건을 아직 다 거두어들이지 못함을 미수(未收), 아직 결정되거나 해결되지 아니함을 미결(未決), 열매가 채 익지 못함을 미숙(未熟), 정한 수효나 정도에 차지 못함을 미만(未滿), 아직 정하여지지 아니함을 미연(未然), 아직 넉넉하지 못함을 미흡(未洽), 아직 모름을 미지(未知), 아직 다하지 못함을 미진(未盡), 아직 내지 못함을 미납(未納), 지금까지 아직 한 번도 있어 본 적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미증유(未曾有), 남편과 함께 죽어야 할 것을 아직 죽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란 뜻으로 과부가 스스로를 겸손하며 일컫는 말을 미망인(未亡人), 겨우 목숨만 붙어 있는 송장이라는 뜻으로 다 늙어 빠져서 사람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미랭시(未冷尸), 비가 오기 전에 올빼미가 둥지의 문을 닫아 얽어맨다는 뜻으로 화가 싹트기 전에 미리 방지함을 이르는 말을 미우주무(未雨綢繆), 인지認知가 깨이지 못한 겨레를 일컫는 말을 미개민족(未開民族), 아직도 속된 습관을 버리지 못하였다는 뜻으로 한번 물든 속물 근성은 버리기 어렵다는 말을 미능면속(未能免俗), 그 동안이 오래되지 않고 가까움을 일컫는 말을 미구불원(未久不遠), 모든 일에 밝아도 오직 한 부분만은 서투름을 일컫는 말을 미달일간(未達一間), 아직 듣지 못한 일을 일컫는 말을 미문지사(未聞之事), 그렇지 않은 바가 아님을 일컫는 말을 미상불연(未嘗不然), 아직 그렇게 되기 전을 일컫는 말을 미연지전(未然之前), 옳지 않다 할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미위불가(未爲不可), 누가 옳은지 모름을 일컫는 말을 미지숙시(未知孰是), 아직 동서의 방위도 분간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도리를 통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미변동서(未辨東西) 등에 쓰인다.
▶️ 雨(비 우)는 ❶상형문자로 하늘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는 모양을 본떴다. (우)란 음은 宇(우), 羽(우) 따위와 관계가 있고 위로부터 덮는다는 뜻이 닮았다. 부수(部首)로서는 비 또는 구름, 기타 기상(氣象)에 관한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고대 중국은 농경사회였기 때문에 농업을 매우 중시했었다. 농업의 성공 여부는 날씨와도 직결된다. 그래서인지 한자에는 날씨와 관련된 글자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雨자는 하늘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한자가 생성되기 시작했을 때부터 날씨와 관련된 글자를 만드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 갑골문에 나온 雨자를 보면 하늘에 획이 하나 그려져 있고 그 아래로 점이 찍혀있었다. 이것은 구름 아래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雨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날씨나 기상 현상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雨(우)는 ①비 ②많은 모양의 비유 ③흩어짐의 비유 ④가르침의 비유 ⑤벗의 비유 ⑥비가 오다 ⑦하늘에서 떨어지다 ⑧물을 대다 ⑨윤택하게 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흐릴 담(曇),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빛 광(光), 볕 양(陽), 갤 청(晴)이다. 용례로는 비가 온 분량을 우량(雨量), 비를 몸에 맞지 않도록 손에 들고 머리 위에 받쳐 쓰는 물건을 우산(雨傘), 1년 중에 비가 가장 많이 오는 시기를 우기(雨期), 눈과 비를 우설(雨雪), 비와 이슬을 우로(雨露), 비가 올 듯한 기미를 우기(雨氣), 비가 오는 날을 우천(雨天), 비 맞지 않도록 차림 또는 그 복장을 우장(雨裝), 비가 내림 또는 내린 비를 강우(降雨), 밤에 내리는 비를 야우(夜雨), 줄기차게 많이 오는 비를 호우(豪雨), 오랫동안 계속해 내리는 음산한 비를 음우(陰雨), 오래 오는 궂은 비를 음우(霪雨), 갑자기 많이 쏟아지는 비를 폭우(暴雨), 식물이 자라나기에 알맞도록 내리는 비를 자우(滋雨), 장마 때에 오는 비를 장우(長雨), 몹시 퍼붓는 비를 능우(凌雨), 세차게 내리는 비를 강우(强雨), 알맞은 때에 내리는 비를 감우(甘雨), 보리가 익을 무렵에 오는 비를 맥우(麥雨), 바람과 함께 내리는 비를 풍우(風雨), 천둥소리가 나며 내리는 비를 뇌우(雷雨), 산골짜기에 내리는 비를 계우(溪雨), 비가 온 뒤에 솟는 죽순이라는 뜻으로 어떤 일이 일시에 많이 일어남을 이르는 말을 우후죽순(雨後竹筍), 바람 불고 비오는 것이 때와 분량이 알맞음을 일컫는 말을 우순풍조(雨順風調), 비올 때의 경치도 매우 기이하고 갠 후의 경치도 좋다는 뜻으로 날씨에 따라 풍경이 변하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우기청호(雨奇晴好), 비와 이슬이 만물을 기르는 것처럼 은혜가 골고루 미침을 이르는 말을 우로지은(雨露之恩), 회합 등을 미리 정한 날에 비가 오면 그 다음 날로 순차로 연기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우천순연(雨天順延), 비 온 뒤에 우산을 보낸다는 뜻으로 이미 지나간 일에 쓸데없는 말과 행동을 보태는 경우를 일컫는 말을 우후송산(雨後送傘), 떨어지는 빗방울이 돌을 뚫다라는 뜻으로 아무리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적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면 해결되지 않는 일은 없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우수천석(雨垂穿石) 등에 쓰인다.
▶️ 綢(얽을 주, 쌀 도)는 형성문자로 绸(주)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周(주)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綢(주, 도)는 ①얽다 ②얽히다 ③동여매다(두르거나 감거나 하여 묶다) ④촘촘하다 ⑤빽빽하다 ⑥배다 ⑦비단(緋緞) ⑧명주(明紬: 명주실로 무늬 없이 짠 피륙) 그리고 ⓐ싸다(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얽을 구(構), 얽을 박(縛), 얽을 무(繆), 얽을 전(纏)이다. 용례로는 성정이 세심하고 품행이 바름을 주직(綢直), 품질이 썩 좋은 비단을 주단(綢緞), 미리미리 빈틈 없이 자세하게 준비함을 주무(綢繆), 백제 때 옷감 짜는 일을 맡아보던 관아를 주부(綢部), 가늘게 짠 피륙을 세주(細綢), 비가 오기 전에 올빼미가 둥지의 문을 닫아 얽어맨다는 뜻으로 화가 싹트기 전에 미리 방지한다는 미우주무(未雨綢繆), 새는 폭풍우가 닥치기 전에 뽕나무 뿌리를 물어다가 둥지의 구멍을 막는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하여 닥쳐 올 재앙을 막는다는 상토주무(桑土綢繆) 등에 쓰인다.
▶️ 繆(얽을 무, 사당치레 목, 틀릴 류/유, 목맬 규, 꿈틀거릴 료/요)는 형성문자로 缪(무)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翏(료)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繆(무, 목, 류, 규, 료)는 얽을 무의 경우는 ①얽다(무) ②묶다(무) ③삼(蔘) 열 단(무), 사당치레 목의 경우는 ⓐ사당(祠堂)치레(목) ⓑ깊이 생각하는 모양(목) ⓒ성(姓)의 하나(목), 틀릴 류/유의 경우는 ㉠틀리다(류) ㉡어그러지다, 위배하다(류) ㉢어긋나다(류) ㉣속이다(류) ㉤잘못(류), 목맬 규의 경우는 ㉮목매다(규) ㉯졸라매다(규) ㉰맺다(규) ㉱엇걸리다(규) ㉲새끼 따위를 꼬다(규) ㉳두르다, 감기다(규), 꿈틀거릴 료/요의 경우는 ㊀꿈틀거리다(료) ㊁두르다, 감기다(료)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얽을 구(構), 얽을 박(縛), 얽을 주(綢), 얽을 전(纏)이다. 용례로는 육체서의 하나로 팔체八體의 모인摹印과 같이 도장의 크고 작음과 글자의 많고 적음을 맞추어 새기는 글자체를 무전(繆篆), 서로 차이가 나고 틀림을 차무(差繆), 미리미리 빈틈없이 자세하게 준비함을 주무(綢繆), 오류誤謬를 오무(誤繆), 비가 오기 전에 올빼미가 둥지의 문을 닫아 얽어맨다는 뜻으로 화가 싹트기 전에 미리 방지한다는 미우주무(未雨綢繆), 새는 폭풍우가 닥치기 전에 뽕나무 뿌리를 물어다가 둥지의 구멍을 막는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하여 닥쳐 올 재앙을 막는다는 상토주무(桑土綢繆)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