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을 어찌 고치겠느냐?" 제가 왜 이 시를 좋아했는지 아세요? 저는 예수를 믿고 난 뒤에 우리 성도가 궁극적으로 해야 할 고백이 바로 이 단심가와 같은 결연한 고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 어떤 악한 세력이 온갖 미사여구와 먹음직한 당근을 들이밀어서 이방언의 ’하여가,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가 하여가죠? 그렇게 하여가를 불러댄다고 할지라도 절대로 요동치 않고 하나님을 향한 일편단심을 고백한, 임 향한 일편단심을 어떻게 바꾸겠느냐, 는 이 일편단심을 고백하는 그러한 용사가 되는 게 신앙인의 본무요 의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정몽주 선생의 단심가를 참 좋아했어요.
그런데 신앙생활을 하면 할수록 제 안에서 임 향한 일편단심의 그 단심가가 나오는 게 아니라,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의 그 하여가가 더 많이 나오는 거예요. 그래도 겉으로는 멋지게 일편단심에 나오는 그 단심가를 불러대면서 제 안에서 용솟음쳐 올라오는 그 하여가를 감추기에 급급했었죠. 그게 신앙 좋은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비치니까. 그러나 다른 사람은 다 속일 수가 있어도 저 자신은 속일 수가 없잖아요? 저는 그러한 유약한 모습이 저 스스로에게 폭로될 때마다 견딜 수 없이 부끄러웠고 절망감에 낙담하곤 했어요. 그리고 그걸 더 감추기 위해 더 경건한 척 더 행복한 척 하며 살았죠. 그런데 어느 순간 말씀에 귀가 열리고 그 은혜의 복음이 이해되면서 저는 참 많이 위로를 받았어요. 자유로워졌습니다.
단심가는 임 향한 그 일편단심의 그 성도가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고백이 아니라, 하나님이 자기 백성에게 불러주시는 사랑의 노래라는 걸 깨닫게 된 거예요. 이 몸이 죽고 죽어 골백번 죽는다고 할지라도 나는 반드시 사랑하고 반드시 구원하고 말 거야, 이 단심가는 예수가 우리에게 불러주는 노래라는 것입니다. 그게 바로 복음이죠. 그런데 그런 하나님의 열심이 내 안에서 단심가를 부르면서 나를 이끌고 계시는 그동안에 육적 나, 이 육적 나가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의 하여가로 그 하나님의 열심을 방해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에요. 솔직해지자고요. 그래서 성도는 자기 안에서 들려오는 단심가와 하여가 사이에서 올바른 자아 인식을 하게 되는 거고, 하나님의 능력과 은혜 앞에 항복하고 들어가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런 겁니다.
성도는 끊임없이 ‘하여가‘로 타협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그런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육의 불가능함과 무력함을 인정하게 되는 그런 죽음의 과정과, 그래서 예수님이 홀로 완성하실 수밖에 없었다는, 내가 다 이루었다, 그게 십자가잖아요. 그 승리의 현실을 동시에 경험하게 되는 거예요. 그것이 구원의 현재성이라 할 수 있는 거죠. 오늘 본문이 바로 그러한 하나님의 단심가와 성도의 하여가에 관한 내용인 거예요. 아니, 성경 전체가 바로 그 이야기예요. 사실은 우리는 구원을 얻는 순간 구원이 무엇인지, 영생이 무엇인지, 은혜가 무엇인지 다 알게 되고 그다음부터는 실천을 쌓아가는 그런 신앙생활을 하는 게 아니란 말입니다.
이제 갓 신앙생활에 입문한 견성, 그 기초, 견성의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몸에 피가 펄펄 끓어서 십자가라도 질 기세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지만, 복음을 점점 이해하게 되고 오도, 그 복음, 진리, 말씀의 깊은 단계인 오도의 길로 들어가게 되면 그게 얼마나 무모하고 어린 생각이었는지를 몸으로 체득하게 돼요. 그리고는 약할 때 강함이 되시는 방식으로 아들을 만들어 가시는 하나님의 아들 만들기 프로젝트를 이해하게 되는 걸 신앙생활이라고 하는 거예요.
우리는 구원을 얻는 순간부터 자기에게 불가항력적으로 찾아온 그 은혜의 선물이 어떤 것인지를 차근차근 배워가는 거예요. 언제까지요? 죽는 날까지요. 여러분의 인생동안에 그게 완성이 안 돼요. 성도의 신앙생활은 내가 무엇을 하는가에 초점이 있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누구이신가를 아는 데에 초점이 있는 거예요. 그리고 왜 하나님 나라, 그 성전은 하나님이 창조하셔야만 하는지를 마음 깊이 깨달아 알고 가는 게 신앙생활의 올바른 목적지란 말에요.
첫댓글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이 넘쳐 나는 하루 되시길 기원 드립니다💖
좋은 신앙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