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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에서 열린 세 개의 전국대회를 직접 다니며 많은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프로 에이전트와 미국 대학 리크루팅 업무를 함께하고 있는 입장에서 다양한 선수들을 평가했고, 좋은 재능과 가능성을 가진 선수들도 많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해외에서 직접 선수로 뛰었던 경험과 최근 미국,영국,포루투칼,일본 프로 지도자들과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한국 축구가 현재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미국 대학 지도자들은 무엇을 중요하게 보는가
저는 미국 대학 1부 리그인 NCAA Division I 무대에서 직접 선수로 뛰었으며, 현재는 FIFA Licensed Agent로 활동하면서 미국 대학 지도자들과 프로 구단 관계자들과도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학 감독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선수 평가 기준이 한국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자주 느낍니다. 많은 분들이 스피드나 피지컬만 먼저 본다고 생각하시지만, 실제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선수의 태도와 인성입니다. 경기 중 포기하지 않는 모습, 동료와의 소통, 몸짓과 행동,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에너지, 그리고 훈련 태도까지 세심하게 관찰합니다.
그 다음으로 확인하는 것이 신체 조건과 운동능력입니다. 키와 체격, 스피드, 민첩성, 몸싸움 능력, 포지션에 맞는 피지컬 조건 등을 먼저 평가하고, 이후 기술과 전술 이해도, 경기 판단력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실제로 여러 에이전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인상 깊었던 말도 있었습니다. 한 에이전트는 "대부분의 포지션에서 키가 177cm 이하인 선수는 특별한 장점이 없는 이상 해외 구단에 소개하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물론 모든 구단이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며, 포지션과 선수의 특성에 따라 충분히 예외는 존재합니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그만큼 기본적인 신체 조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계자들이 많다는 점은 분명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피지컬이 기술보다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기술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며, 결국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뛰어난 기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다만 제가 아쉽게 느끼는 부분은 한국의 훈련 과정에서 기술과 운동능력을 함께 발전시키는 문화가 아직은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많은 선수들이 팀 훈련에서는 기술과 전술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만, 개인적으로 스프린트 능력, 방향 전환, 민첩성, 근력, 점프력, 코어와 같은 운동능력을 꾸준히 발전시키는 문화는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해외에서는 기술과 피지컬을 따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운동능력이 좋아야 자신의 기술을 더 높은 수준에서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빠른 경기 속도와 강한 압박 속에서도 퍼스트 터치를 안정적으로 가져가고, 몸싸움을 이겨내며, 다음 플레이를 이어가는 것 역시 결국 기술과 운동능력이 함께 갖춰져야 가능한 부분입니다.
결국 해외 지도자들이 원하는 선수는 단순히 발기술이 좋은 선수가 아니라, 높은 경기 강도에서도 자신의 기술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저는 이번 전국대회를 보면서 한국 선수들의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앞으로는 기술 훈련과 함께 운동능력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키는 훈련 문화가 조금 더 자리 잡는다면 해외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 훨씬 더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국 유소년 프로 지도자와의 대화
최근 영국 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준비하며, 프로그램 내에서 영국 EPL 프로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코치와 한국과 영국의 유소년 축구 환경에 대해 긴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대화를 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선수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였습니다.
영국에서는 선수의 모든 능력을 평균적으로 끌어올리기보다, 선수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을 최대한 극대화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는 방향으로 육성한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선수는 스피드가 뛰어나고, 어떤 선수는 상황 판단이 좋으며, 어떤 선수는 공간 이해도가 뛰어나고, 또 어떤 선수는 골 결정력이 탁월합니다. 해외에서는 이런 강점을 어린 시절부터 더욱 날카롭게 만들기 위해 매우 세부적으로 훈련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그 장점이 경기에서 확실한 무기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발전시킨다고 합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특정 장점보다 모든 부분을 고르게 잘하는 '육각형 선수'를 만드는 데 더 많은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균형 잡힌 선수도 중요하지만, 세계적인 수준에서는 결국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한두 가지 확실한 무기가 있는 선수가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점은 실수를 대하는 문화였습니다.
영국에서는 유소년 선수들이 경기 중 드리블을 시도하다 공을 여러 번 빼앗겨도 오히려 계속 도전하라고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실패를 이유로 억압하기보다, 도전을 반복하면서 자신만의 무기를 만들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대화를 나누던 중, 코치가 예시로 바르셀로나의 라민 야말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유소년 시절에는 드리블을 시도할 때마다 공을 빼앗기는 장면도 많았지만, 그 도전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지금은 세계 최고의 드리블러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한 명의 사례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선수의 장점을 믿고 꾸준히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화를 통해 영국의 유소년 시스템은 선수의 장점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고, 단점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선수를 하나의 정해진 틀에 맞추기보다 각자의 개성과 강점을 살려주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아 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저 역시 에이전트로서 선수를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모든 것을 잘하는 선수'를 찾기보다, 이 선수가 다른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뛰어난 무기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 강점을 더 높은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스날과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지도했던 코치들과의 대화, 한국의 문제점
최근에는 아스날과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선수들을 지도했던 경험이 있는 코치들과도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영국과 한국의 선수 육성 방식이 왜 이렇게 다르다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일본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물었습니다.
여러 지도자의 의견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영국의 유소년 시스템은 단순히 축구 기술만 가르치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어린 나이부터 체계적인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통해 스피드, 민첩성, 근력, 반복적인 고강도 운동 능력 등 피지컬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동시에 경기 분석, 회복, 영양 관리, 식단, 수면, 멘탈 관리, 그리고 포지셔닝까지 프로 선수가 갖춰야 할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배우며 성장합니다. 프로 선수가 된 이후가 아니라 유소년 시절부터 이미 프로처럼 생활하는 문화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경기에서는 스스로 판단하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계속 도전하는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감독의 지시를 그대로 수행하는 선수보다 경기 상황을 읽고 해결책을 찾는 선수를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이 길러집니다.
반면 한국은 아직도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진학과 성적이 중요한 구조 속에서 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선수 개인의 장기적인 성장보다 당장의 승리가 우선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안전한 플레이를 요구받고 실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도전적인 플레이와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가 줄어드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팀과 지도자가 그렇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지만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야 상급학교 진학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남아 있는 만큼, 장기적인 선수 육성보다 결과 중심의 축구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도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선수는 이기는 법은 배울 수 있지만, 세계적인 무대에서 통할 경쟁력과 자신만의 강점을 발전시키는 데는 한계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이러한 구조는 앞으로 한국 축구가 발전하기 위해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유소년 시기에는 승패보다 선수 한 명 한 명의 성장과 발전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기술과 전술뿐 아니라 피지컬, 멘탈, 생활 습관, 그리고 창의적인 사고까지 함께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때 한국 축구도 더 많은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일본 축구와의 차이
일본은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스피드와 피지컬, 경기 강도까지 함께 발전시키기 위해 오랜 시간 체계적인 노력을 이어왔습니다. 선수들은 어린 시절부터 팀 훈련에만 의존하지 않고 개인 훈련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자신의 경기와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분석하고 보완하는 문화를 자연스럽게 배우고 있습니다.
일본 축구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지도자나 협회 책임자가 바뀌더라도 국가 차원의 육성 철학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과거 일본 축구계는 장기적으로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는 목표를 설정했고, 이를 위해 어떤 선수를 어떻게 육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함께 정했습니다. 이후 일본축구협회 회장이나 대표팀 감독, 각 연령별 지도자가 바뀌더라도 이 기본 철학만큼은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즉, 특정 지도자의 성향이나 단기적인 성적에 따라 육성 방향이 반복해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수십 년 뒤 세계 정상과 경쟁할 수 있는 선수를 만든다는 하나의 목표를 중심으로 유소년 아카데미, 학교 축구, J리그, 연령별 대표팀과 성인 대표팀이 연결되어 움직이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은 선수 육성의 목표를 자국 리그에서 성공하는 데만 두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유럽과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선수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기술, 스피드, 피지컬, 전술 이해도와 정신력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훈련 과정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어린 선수들에게도 코치의 지시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강조하며, 반복적인 스프린트, 방향 전환, 압박 속 플레이와 높은 경기 강도를 유지하는 능력까지 체계적으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최근 국제무대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본 대표팀은 월드컵뿐만 아니라 유럽 강팀들과의 평가전에서도 더 이상 수비만 하며 버티는 팀이 아니라, 자신들의 방식으로 경기를 주도하고 승리할 수 있는 팀으로 성장했습니다. 유럽의 강팀들을 상대로도 기술과 조직력, 경기 강도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면 일본 축구가 얼마나 오랜 시간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준비해 왔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물론 한두 경기의 결과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월드컵과 국가대표 경기에서 일본이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경기력과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층의 깊이를 보면, 현재 일본이 여러 부분에서 한국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일본 축구의 발전은 특정 세대에 좋은 선수가 우연히 많이 나온 결과가 아닙니다. 지도자와 행정 책임자가 바뀌더라도 월드컵 우승이라는 장기적인 목표와 선수 육성 철학을 유지하고, 그 철학에 맞춰 시스템을 끊임없이 보완해 온 결과입니다. 한국 축구 역시 단기적인 성적이나 지도자 개인의 방식에 흔들리기보다, 세계 무대에서 어떤 축구를 하고 어떤 선수를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장기적인 기준과 철학을 먼저 확립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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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알았으면 하는 점
선수들이 꼭 기억했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다.
프로는 "발전하는 곳"이라기보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곳"입니다.
물론 프로에 가서도 선수는 계속 성장해야 합니다. 하지만 구단은 잠재력만으로 선수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팀에 즉시 도움이 되고, 자신의 경쟁력을 경기장에서 증명할 수 있는 선수가 되어야 더 높은 무대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기술뿐 아니라 피지컬, 경기 이해도, 멘탈까지 모두 준비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바람이 있습니다.
최근 한국 축구에서는 중·고등학교는 물론 프로 무대,KFA까지 여러 문제와 논란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접할 때마다 축구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저는 특정 누군가를 비판하기보다, 정말 한국 축구가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시스템이 계속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선수들이 실력으로 공정하게 평가받고, 지도자와 구단이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가 자리 잡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한국에는 세계적인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재능 있는 선수들이 정말 많습니다. 이제는 그 재능이 제대로 성장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함께 발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프로 구단과 미국 대학 양쪽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내용들을 솔직하게 공유하겠습니다. 선수들이 프로 무대에 진출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뿐만 아니라, 축구와 학업을 함께 이어가며 더 넓은 가능성을 만들 수 있는 미국 대학 진학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모든 선수가 곧바로 프로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프로에 진출하더라도 선수 생활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에게는 프로라는 목표와 함께 학업과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는 현실적인 B플랜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미국 대학은 단순히 프로에 가지 못했을 때 선택하는 차선책이 아니라, 높은 수준의 축구를 이어가면서 학위까지 준비하고 다시 프로에 도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경쟁력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프로와 미국 대학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모두 이해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각 선수의 실력과 상황, 장기적인 목표에 맞는 길을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한국 선수들이 더 넓은 무대로 진출하고, 축구선수로서뿐만 아니라 축구 이후의 삶까지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한국 축구가 다시 세계 무대에서 더 높은 위치에 설 수 있도록, 그리고 더 많은 한국 선수들이 자신에게 맞는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저 역시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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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현장에 지도자 선수에게 파급 되어야 하는
글 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