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1월31일에는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고, 스마트TV 시대도 개막을 앞두고 있다. TV 제조업체는 물론이고, 셋톱박스 제조업체들도 새로운 TV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셋톱박스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결합하는 전략이 눈에 띈다. 셋톱박스에 안드로이드를 탑재해 TV에서 웹서핑을 즐기거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이용하는 식이다. 폭넓은 안드로이드 앱 생태계를 TV에서 이용할 수도 있다. 안드로이드 셋톱박스 하나면 TV가 스마트TV로 변신하는 셈이다.
5월12일부터 14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KCTA 2011 디지털케이블 TV쇼”에서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다양한 셋톱박스가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 알티캐스트가 선보인 안드로이드 셋톱박스
디지털TV 솔루션 업체 알티캐스트는 발빠르게 셋톱박스와 안드로이드를 결합했다. 알티캐스트가 선보인 안드로이드 셋톱박스는 웹서핑이나 SNS를 TV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존 셋톱박스 미들웨어가 지닌 한계를 벗고, 안드로이드 경험을 TV로 끌어들인 셈이다.
김원진 알티캐스트 컨버전스사업그룹 팀장은 “안드로이드를 셋톱박스에 탑재해 방송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할 수 있는 사업자는 그리 많지 않다”라며 “알티캐스트는 다양한 셋톱박스에 미들웨어를 탑재하는 기술을 갖고 있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셋톱박스를 결합하는 기술에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휴맥스도 알티캐스트와 손잡고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셋톱박스를 선보였다.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되는 2013년, 거실 TV를 디지털TV로 바꾸기에 부담스러운 사용자에게 안드로이드 셋톱박스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안드로이드 셋톱박스는 아직 개발이 한창이다. 안드로이드에 최적화된 해상도와 조작법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의 해상도와 TV 해상도가 차이가 난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도 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기술이 구현돼 있긴 하지만, 해상도가 높은 TV에서 영상을 재생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방송용 칩셋이 갖고 있는 HD 인코딩 기술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셋톱박스의 안드로이드를 어떻게 조작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있다. 안드로이드의 익숙한 UI를 TV에서 구현하는 대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와는 다른 방식의 조작법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TV에 터치 화면을 적용하면 빠른 조작을 할 수 있겠지만, 사용자와 일정 거리를 두기 마련인 TV의 특징 때문에 터치 UI는 불편하다. 현실적으로 떠오르는 대안은 리모컨을 이용한 조작법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키보드와 TV 조작 버튼을 함께 구현한 리모컨을 선보인 바 있다. 이 밖에도 사용자의 동작을 인식해 TV 조작에 반영하는 기술 등 다양한 방식의 조작법을 개발 중이다.
김세환 휴맥스 사업개발팀 마케팅부문 대리는 “셋톱박스에 안드로이드가 탑재돼 익숙한 UI를 TV에 탑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아직 TV에서 ‘앵그리 버드’를 즐기기에는 어렵다”라며 인터페이스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그동안 셋톱박스에 탑재되던 기존 미들웨어는 고여 있는 물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가 셋톱박스와 만나며, 안드로이드를 이용해 쉽고 익숙한 UX·UI를 TV에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안드로이드 셋톱박스는 스마트TV 시대를 여는 새로운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휴맥스의 안드로이드 셋톱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