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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에이스 봉중근은 올 시즌 21경기에 선발 등판해 8승10패 평균자책점 3.42의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두 자릿수 승리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선발투수의 불운은 지는 경기가 잦은 하위팀 에이스가 짊어질 무거운 짐이다.
10일 현재 43승56패3무(승률 0.422)로 남은 31경기에서 경이적인 승률을 올리지 않는 한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렵게 된 LG 트윈스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성적이 나쁜 팀은 좋지 않은 일이 줄지어 일어나기 마련이다. 6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포수 조인성과 선발 투수 심수창이 벌인 말싸움이 대표적인 사례다. 부진한 성적에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LG에 대한 팬들의 시선이 따갑다.
꼴찌 팀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지난해 LG는 1990년 창단 이래 가장 나쁜 성적인 46승80패(승률 0.365)로 최하위의 수모를 겪었다. 2006년에도 47승75패4무(승률 0.385)로 꼴찌를 했지만 승률은 지난해보다 높았다. 최하위는 우승 팀처럼 아무나 하는 게 아니고 갑자기 할 수도 없다. LG는 2000년대 들어 2000년과 2002년 단 두 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뿐 대부분 시즌 하위권에서 맴돌았다. 지난해 받아든 최하위의 성적표는 그동안 쌓여 왔던 LG의 나빴던 점의 종합편이라고 할 수 있다.
LG는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강도 높은 감사를 통해 프런트 교체를 단행했다. 김영수 사장, 김연중 단장, 김지현 운영팀장, 유지홍 스카우트팀장이 물러나고 빈자리에 안성덕 사장, 이영환 단장, 염경엽 운영팀장, 김진철 스카우트팀장이 임명됐다. 사장, 단장, 운영팀장, 스카우트팀장이 모두 교체된 건 국내 프로야구사에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염경엽, 김진철 팀장은 현대 유니콘스 출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특별했다. 두 팀장의 인선은 현대에서 11년 동안 사령탑을 맡았던 김재박 감독을 위한 것이었다. LG는 조용한 성격의 김감독과 보다 활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 프런트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도 2군에 현대 출신인 김인호 작전 주루 코치와 장광호 배터리 코치를 영입해 변화를 줬다.
현대 출신 인사가 득세하자 구단 내부에서 반발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한 LG 관계자는 "김감독이 영입된 이후 프런트와 코칭스태프에 현대 출신 인사가 늘어났다. 이를 두고 대놓고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언짢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걸로 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를 최대한 지원하는 게 프런트의 일인 만큼 김감독을 도우려는 구단의 결정은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프리에이전트(FA) 외야수 이진영과 내야수 정성훈의 영입은 그 연장선에 있었다. 김감독은 전력 보강이 필요하다는 뜻을 프런트에 전달했고 지난해 11월 스카우트팀이 FA 영입을 실행에 옮겼다. 올 시즌 이진영은 92경기에서 11홈런 50타점을, 정성훈은 100경기에서 10홈런 55타점을 올리고 있다.
하위권 팀이 뛰어난 기량의 선수 몇 명을 데려온다고 해서 당장 좋은 성적이 나는 건 아니다. 바닥을 친 팀이 이듬해 좋은 성적을 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현실적인 목표는 탈꼴찌이고 높게 잡아도 4강권 진입 경쟁이다. 꼴찌를 했던 팀이 이듬해 4위 안에 든 경우(리그가 나뉜 1999, 2000년은 승률 기준으로 순위 계산)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27번 가운데 20.6%인 7번 밖에 없었다.
지난해 LG와 같이 시즌 80번 이상 진 팀은 포스트시즌 진출은 고사하고 꼴찌를 벗어나는 일도 쉽지가 않다. 1990년 7위(35승80패5무, 승률 0.313)의 OB 베어스와 2002년 8위(35승97패1무, 승률 0.265)의 롯데 자이언츠는 이듬해에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특히 롯데는 1년 더 꼴찌에 머물러 있어야 했다.
최근까지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던 롯데는 국내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는 등 온갖 노력을 기울여 지난해 가까스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롯데가 가을 잔치에 참석하기까지는 8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다. 지난 3년 동안 두 차례나 최하위에 그친 LG가 팀을 재건하기 위해서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
프런트 교체 이후 선수 보강은 상식적이었다
올 시즌 LG는 한화 이글스의 부진으로 꼴찌는 면하고 있지만 7위에 그치고 있다. 김감독의 임기 마지막 해에 번듯한 결과물을 기대했던 프런트나 팬들의 기대치에는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이다. 그러나 LG의 부진에는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다.
LG 마운드는 올 시즌이 시작하기 전부터 매우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크리스 옥스프링의 오른쪽 팔꿈치 통증이 가시지 않는 데다 오른쪽 어깨 수술 이후 재활 중인 박명환의 빠른 복귀도 장담할 수 없었다. 마무리 투수도 팀내 경쟁을 통해 찾아야 할 만큼 심각했다. 믿을 건 에이스 봉중근 뿐이었다. 키워볼 만한 젊은 투수도 많지 않았다. 김감독은 "타선은 괜찮은데 마운드가 걱정"이라고 했다.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옥스프링은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수술대에 올랐고 박명환은 4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2, 3선발 없이 수준급 성적을 낼 감독은 거의 없다. 봉중근과 심수창이 선발진에서 선전하고 마무리 이재영이 9세이브를 하는 등 안정을 찾으면서 최악의 상황만은 간신히 면했다.
LG가 FA 투수를 잡을 생각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손민한이 롯데에 남고 이혜천이 일찌감치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계약해 일본으로 진출하면서 FA로 마운드를 보강할 방법이 없어졌다. 트레이드도 쉽지 않았다. 선발 투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구단들이 순순히 투수를 내줄 리 없었다.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선발 투수를 영입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그래서 나온 게 KIA와의 트레이드였다.
LG는 4월 19일 내야수 김상현과 박기남을 KIA로 보내고 오른손 투수 강철민을 받아왔다. 강철민은 2006년 9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에 들어가 2007년과 지난해 등판 기록이 없다. 강철민 같은 예비 선발 투수도 데려와야 할 만큼 LG의 투수 갈증은 심했다. 2군에 있는 강철민은 올 시즌 막바지 또는 내년에나 1군에서 뛸 수 있을 전망이다.
이 트레이드는 KIA로 이적한 김상현이 잠재력을 폭발하면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았다. 김상현은 올 시즌 86경기에 출전해 3할1리의 타율에 22홈런 86타점을 올리며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기록한 15홈런 59타점을 올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넘겼다. KIA는 김상현의 맹활약에 힘입어 10일 현재 57승37패4무(승률 0.582)로 단독 1위를 지키며 한국시리즈 직행에 도전하고 있다.
이 트레이드로 곤경에 처한 건 LG 프런트다. 트레이드 첫해부터 득실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선수를 보는 안목이 없다"는 혹평을 듣게 됐다. 트레이드를 주도했던 인사들의 입지도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의미를 둘 수 있는 트레이드였다.
지난해까지 김상현은 ‘나이가 많은 유망주’였다. 3루수로는 수비가 거칠었고 힘은 뛰어났지만 변화구 공략에 애를 먹는 전형적인 2군 타자였다. 마운드가 불안한 LG는 어떻게든 실점을 줄여야 했고 수비력이 뛰어난 내야수가 필요했다. 팀 사정과는 맞지 않는 선수였다.
그래서 수비가 탄탄한 정성훈을 데려왔다. 정성훈은 스포츠 주간지 SPORTS2.0에서 전문가들을 상대로 조사한 최고의 3루 수비 부문에서 2006년과 2007년 내리 1위를 차지했다. 공격력도 다른 3루수에 견줘 처지지 않았다. 정성훈의 이적 당시 김시진 히어로즈 감독은 "한 시즌 10홈런 60타점 이상을 올리던 (정)성훈이의 이적에 따른 공백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KIA는 김상현을 써 볼 만한 상황이었다. 3루수인 이현곤이 유격수로도 뛸 수 있었고 마운드가 안정돼 있어 수비가 불안한 내야수를 기용할 만한 여건이었다. 경험이 부족한 김선빈을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로 쓰지 않아도 된다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김상현의 장타력은 최희섭의 뒤를 받칠 거포의 필요성을 느끼던 KIA에게는 매력적이었다.
LG는 김상현과 박기남을 내보내면서 대신 젊은 선수를 키울 계획을 세웠다. 올 시즌 LG는 2군에 고졸 신인인 정주현, 오지환, 문선재를 각각 2루수, 유격수, 3루수로 기용하면서 경험을 쌓도록 했다. 3명이나 되는 고졸 신인 내야수를 2군 주전으로 과감히 기용한 구단은 LG 뿐이다. 김영직 LG 2군 감독은 "김상현과 박기남을 1군에서 주전으로 쓸 수 없다면 2군에서 꾸준히 경기에 내보내 관리를 해야 한다. 이 경우 젊은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내 프로야구는 저변이 넓지 않아 선수를 정리하지 않으면 키워야 할 선수도 자연히 도태된다"고 설명했다.
이 트레이드에서 LG가 판단을 잘못한 게 있다면 유망주의 잠재력을 과소평가했다는 점 정도다. 그러나 유망주는 어디까지나 유망주일 뿐이다. LG는 김상현에게 기회를 줄 만큼 줬다. 올 시즌 김상현의 활약은 KIA 조범현 감독과 황병일 1군 타격 코치의 믿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실은 스스로가 만든 것이다.
올 초 김상현과 인터뷰를 하면서 "다른 선수를 보는 것 같다"는 말을 건넨 적이 있었다. 그러자 김상현이 대답했다. "전부터 항상 자신은 있었다. 그런데 구단에서 정성훈을 영입하면서 전력에서 제외되자 자존심이 상했다. 트레이드 될 걸 직감했고 KIA로 오면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다. 올해 서른이 됐는데 별다른 활약 없이 은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배트를 잡았다."
올 시즌만 보면 KIA의 완승이지만 이 트레이드의 손익 계산서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강철민의 활약 여부가 남아 있고 기회를 준 내야 유망주들이 성장한다면 적자가 흑자로 바뀔 수도 있다. 김상현과 박기남이 나가면서 팀 전력이 크게 약화된 건 아니기 때문이다. LG는 선수와 구단 모두를 위한 결정을 했다.
7월 19일 춘천 의암구장에서 열린 퓨처스 올스타전은 1군 일정과 겹쳐 생중계가 아닌 녹화중계가 이뤄졌고 언론사의 관심도 썩 높지 않았다. LG는 안성덕 사장과 홍보팀 과장 등이 이 경기를 지켜봤다. 2군 올스타전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구단은 LG 뿐이었다. 팀의 발전은 사소한 관심에서 출발한다.
LG 선수단의 실종된 팀워크와 나태한 정신력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역시 중요한 건 실력이다. 아무리 팀워크가 좋고 정신력이 강해도 실력이 부족하면 무용지물이다. LG는 실력이 검증된 이진영과 정성훈을 데려왔고 2군도 꾸준히 육성하고 있다. 하위권이긴 하지만 성적도 지난해보다 나아졌다. 투수진 운용을 잘한다면 좀 더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도 있다.
LG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졌다고 해서 조급증을 가질 필요가 없다. 위기일수록 단기적 처방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이 중요하다. 지난해에는 롯데, 올해는 KIA가 강한 팀으로 거듭났다. 내년은 LG의 차례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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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김상현 인터뷰 하는 거 보면 정말... 정이 뚝뚝 떨어지네... 그래... 기아 잘갔다. 너 같은 선수는 우리 엘지 트윈스랑은 안맞었어... 내년부터는 예전 엘지 실력으로 돌아가길 아주 간절히 기도하마...
김상현선수!!,,,엘지에 있을때 본인땜에 울팀 번번히 안될땐 자존심 안상하고 트레이드 된건만 자존심이 상했나 보네요,,,그참 자존심에 잣대가 이상하기도 하지~~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