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이경민
지난주 급락하던 증시가 예상 외로 강한 급반전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말에는 고용지표 결과 이후 미국 증시가 급반등했죠… 금리, 달러는 하락하고…
이에 대한 저의 생각과 판단, 그리고 단기 전망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번주 발표 예정인 CPI에 대한 생각도 반영했습니다.
이번주 자료 링크입니다. 관련 그림과 같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bit.ly/3VSv7xy
연말에 이어 연초까지 KOSPI는 급락세를 보이며 장 중 2,180선대로 레벨다운되었습니다.
그러나 주 초반 이후 KOSPI의 드라마틱한 반전이 전개되었습니다.
미국 증시의 부진/약세에도 불구하고 단기 급락으로 인한 낙폭과대 인식 속에 반도체, 금융, 건설 등의 급반등이 나타났죠
특히, 반도체 업종이 저점대비 11%(KRX 반도체 기준) 상승하며 KOSPI 반전을 이끌었습니다.
자 그러면, 이들 업종의 반전 동력은 무엇일까요?
저는 심리적 변화라고 봅니다. 최악의 실적이 오히려 업황 개선을 앞당길 것이라는 기대를 자극했고, 대표의 말 한마디가 배당정책에 급격한 변화를 기대하게 만들었죠. 규제 완화로 인한 업황/실적 개선에 대한 시장의 장및빛 전망도 한 몫을 했다고 봅니다.
이러한 주가 반응…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흐름을 보면 작은 변화에 과도한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이슈가 23년 하반기 50bp, 24년 1분기까지 75bp 금리인하 기대로 이어졌습니다.
중국의 방역조치 완화 이슈가 수요회복, 소비회복, 경기회복 기대로 이어지기도 했고요
반도체 업황에 대한 이슈도 시장의 과민반응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대감은 극대화되었고, 이러한 흐름이 주가에 선반영되었다면… 이제부터는 현실화 여부를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펀더멘털 동력이 부재한 상황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대심리에 기반한 과민반응이 금융시장, 주식시장의 추세반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펀더멘털과 금융시장, 증시 간의 괴리율이 다시 확대되었을 뿐이죠
저는 당분간 기대와 현실 간의 괴리율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유지합니다.
오히려 반등이 더 전개될 경우 괴리가 벌어진만큼 좁혀지는 강도도 강해질 것으로 봅니다.
경기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금리인하, 중국 경기회복,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약해질 가능성을 경계합니다.
물론, 연초 반등을 수익으로 만들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합니다.
단기 반등을 노리고 수익을 내신 분들은 축하를 드리는 한편, 저는 이번 반등에 대응을 못했더라도 더 좋은 매수기회가 올 것으로 봅니다. 하나씩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주 KOSPI 반도체 업종이 급등세를 보였지만, 직면한 반도체 업황과 실적은 예상보다 더 악화되었습니다.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공개했는데…
영업이익 4.3조원으로 1개월 컨센서스였던 영업이익 6.28조원을 2조원 가까이 하회한 것은 물론, 1개월 내 컨센서스 최저치인 영업이익 4.8조원도 5,000억원 하회했습니다. 실적 쇼크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2% 급등세를 이어갔습니다.
실적 쇼크로 인해 그동안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던 삼성전자까지 감산에 동참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렸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까지 올해 설비투자 감소에 동참할 경우 글로벌 반도체 수급 상황이 개선되는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저도 이에 동의하고, 그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다만, 팩트체크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삼성전자 감산 이슈는 1월초부터 유입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공식적인 감산 결정이 나올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시장은 이미 감산을 기정사실화하고, 이에 근거한 반도체 업황 조기 개선 가능성을 주가에 반영했다고 봅니다.
여기서도 삼성전자 감산 기대로 시작된 변화가 반도체 업황 조기 개선이라는 기대까지 빠르게, 강하게 전개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삼성전자의 감산이 늦춰진다면, 주가 충격은 불가피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감산이 공식화된다고 주가가 더 강하게 상승할 수 있을까요? 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선반영했으니까요…
금융주와 건설주도 마찬가지입니다.
배당확대 기대에 은행주는 지난 한 주동안 13% 급등했습니다.
극도의 저평가 수준에서 벗아나는 양상으로 밸류에이션 재팽가 언급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배당이 확대된다면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하겠지만, 배당 확대가 시작 기대에 못미친다면? 주가는 어떻게 될까요?
만약 시장의 기대대로 배당이 확대된다고 더 강한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지 자신하기 어렵습니다.
대규모 규제완화가 시행된 건설주 급등도 업황, 실적 개선 기대가 유입된 결과겠죠…
고금리 시대에 규제완화로 부동산 업황이 급반전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당분간 직면한 현실을 바라봐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주가의 추세반전을 위해서는 연초 강하게 유입된 업황, 실적 개선 기대가 현실적인 변화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죠
만약 현실이 최악의 상황을 지났다고 생각한다면 긍정적인 변화에 포커스를 맞춰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더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실적 쇼크는 단순히 반도체 업황 악화, IT 수요 부진을 넘어서 국내외 전반적인 수요 악화, 경기 부진이 예상보다 심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수요, 경기 악화국면에서 배당을 더 늘릴 수 있을지,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지 현실적인 고민이 필요합니다.
한편, 지난주 외국인 순매수 전환, 그 중에서도 반도체, 은행 업종 집중 매수가 수급적인 측면에서 반전의 동력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이자, 원화가 달러대비 상대적 강세를 전개해 나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봅니다.
저는 그동안 외국인은 22년 7월 이후 매집국면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씀드려왔습니다.
그런데… 12월부터는 원/달러 환율 레벨다운에도 불구하고 차익실현에 집중하던 외국인이었습니다.
지난주 수급상황의 급반전은 단기적으로 긍정의 변수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기대감이 약해지고, 달러대비 원화가 약세반전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 않을까요?
상황 변화에 따라 수급은 얼마든지 반전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1월 첫째주와 정 반대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번주 미국 12월 CPI 결과(12일 10시 30분, 한국시간)와 이에 근거한 투자심리 변화에 따라 단기 흐름이 결정될 전망입니다.
지난 주말 미국 고용지표 발표 이후 금융시장의 반응을 보면 물가 상승압력 둔화에 의한 추가적인 반등 기대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이에 대한 기대감에 KOSPI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추가적인 반등시도 가능성을 열어놓고있습니다. 하지만, 추세반전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봅니다.
오히려 고용지표 호조에 이은 CPI의 긍정적인 결과가 오히려 단기 반등의 정점통과 시그널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지난 주말 미국의 12월 고용은 예상치를 상회(실업률 3.5%, 11월 3.6%)했지만, 임금상승률이 예상치를 하회했습니다.
시장 반응은? 채권금리, 달러는 레벨다운되었고, 증시는 2%대 급등세를 기록했습니다.
추가 금리인상 우려는 낮아졌고, 23년 하반기 이후 금리인하 기대는 강해졌기 떄문이죠.
임금 상승이 물가로 이어지는 연쇄 상승에 대한 우려를 낮춘데 이어 통화정책 완화 기대까지 자극했습니다. 물가 – 통화정책 힘이 더 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23년 2월 FOMC 금리인상 확률(Fed Watch 기준)을 보면 25bp 금리인상은 62.6%에서 75.7%로 레벨업되며 12월 FOMC 직후 고점을 상회했습니다.
이보다 더 중요했던 것은 금리인하 기대였습니다.
12월 말 PCE 물가지수 레벨다운에도 불구하고 23년 12월, 24년 1월 기준금리 컨센서스는 상향조정되며 정상화 과정을 거쳤는데, 임금상승률 둔화를 확인하면서 기준금리 예상은 12월말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12월 임금상승률 둔화가 금리인하 기대를 증폭시키는 트리거가 되었다고 봅니다.
우선, 경기상황을 보면 고용지표만! 양호했습니다. 12월 미국 ISM 제조업 지수와 비제조업 지수 모두 하락세를 보였죠
ISM 제조업 지수는 전반적인 제조업 경기가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편, ISM 서비스업 지수는 예상치(55, 11월 56.5)를 크게 하회하는 쇼크로, 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수축국면(12월 49.6)에 진입했습니다.
신규주문, 기업활동 급감 속에 소비자 재고 폭등은 향후 서비스업 경기 부진 가능성을 높이는 변화입니다.
임금 상승률 둔화와 서비스업 부진은 물가 둔화 가능성을 높이지만, 경기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또다른 변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물가와 통화정책 간의 연결고리가 다시 증시 상승압력을 높여줄 것인지 주목할 부분입니다.
현재 12월 CPI는 전월대비 0%, 전년대비 6.7%로 11월 0.1%, 7.1%에서 물가 상승압력이 추가적으로 둔화될 전망입니다. 다만, 이로 인한 증시 상승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입니다.
첫째, 12월 Core CPI는 전년대비 5.7%로 11월 6%에서 둔화되지만, 전월대비 변화율은 0.3%로 11월 0.2%에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가 상승압력이 아직 남아있음을 시사합니다.
둘째,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재차 정점에 근접했습니다. 1월 6일 기준 24년 1월 기준금리 컨센서스는 4.27%로 연준의 점도표 4.1%에 가까워졌습니다. 12월말 미국 11월 PCE의 레벨다운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컨센서스 상향조정되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12월 FOMC 의사록을 통해 연준은 금리인상 사이클이 여전히 유효하며, 23년 하반기 금리인하는 없음을 재천명했습니다. 역사적 경험들은 조기에 통화 완화를 하지 말라고 경고한다는 언급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노동시장 내 인플레이션 우려가 12월 고용지표를 통해 다소 진정될 수 있지만, 해소되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양호한 고용상황이 언제든 임금, 물가 간의 연결고리를 자극할 수 있곘죠
따라서 당분간 연방준비제도가 매파적 입장을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지속될 경우 2월 FOMC에서 시장의 예상(25bp금리인상)과 달리 50bp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봅니다.
절묘한 조합을 보여준 고용지표 효과에 이어 물가 하락,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로 반등시도가 있다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잠시나마 10 ~ 11월 전개되었던 Bad Is Good, Good Is Good 사이클이 작동할 조짐입니다.
하지만, 물가 안정, 통화정책에 포커스가 맞춰진 반등시도는 정점에 근접했다고 생각합니다.
경기 악화, 실적 부진/악화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기존 의견을 유지합니다.
1월, 2월 중 저점통과(23년 KOSPI 하단 2,050p 예상)전망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KOSPI 12개월 선행 PER은 다시금 11배 수준에 근접했습니다.
삼성전자, LG전자 실적 쇼크로 인한 후속조치(23년 실적 전망 하향조정)가 전개되고, 수요/경기 악화가 실적에 반영될 경우 이익전망은 더 낮아지고, 밸류에이션 부담은 더 가중될 것입니다.
기술적 반등은 가능하지만, 추세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아직은 사상누각(沙上樓閣) 같은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봅니다. 아무리 겉 모습이 아름답고, 인테리어가 눈이 부시더라도 하부가 부실하고, 기초공사가 약한 집은 불안하죠
겉모습에 현혹되어 잠시 들어가볼 수는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집을 매수하고, 자고, 먹고하는 것은 위험하다.
반등국면에서 단기 수익을 거두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아직은 기회가 있다고 봅니다.
저는 사상누각(沙上樓閣)에 잠시 들어가는 것도 경계합니다. 좀 더 나은 집을, 기회를 찾아볼 예정입니다. 그 때까지 인내심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급등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좀 더 확실한 때를 노려 Buy & Holding 전략을 제시드리겠습니다.
모두 힘내십쇼!!!
행복한 하루, 즐거운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