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상 소풍을 끝낸 박완서씨 별세
한국 문학계 큰 별 소설가 박완서 씨가 담낭암 투병 중 별세 하였다는 보도를 본다.
박경리에 이어 우리시대의 큰 문인이 또 우리 곁을 떠났다.
김수한 추기경 법정스님도 떠난 마당에 박완서씨가 떠나니 우리마음을 울고 웃게 하던 대중의 스타들이 하나 둘 자리를 영원히 비우니 공허한 마음이 든다.
비단 대한(大寒)추위 탓만은 아니다.
현인 가수가 돌아가셨을 때도 정말 안타까웠었다.
“글 쓰는 일은 어려울 때마다 엄습하는 자폐(自閉)의 유혹으로부터 나를 구하고, 내가 사는 세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지속시켜 주었다.” 고 술회한 생전의 박완서 씨는 글쓰기가 자신의 인생을 지속시키는 힘이 되었다고 밝혔다.
고인 인생의 자폐(自斃)까지의 힘든 인생을 구하여준 것이 글 쓰는 일이었다면 삶에 대한 고뇌에서 허우적이는 우리에게 동굴의 틈바구니사이로 가늘게 비치는 빛줄기를 보고 다시 살겠다고 다짐하며 운동화 끈을 졸라매게 하여준 것은 고인의 문학의 힘이었다.
그 팽팽하던 끈이 탄력을 잃고 늘어졌다.
다시 탄력 있는 새로운 줄을 잡기 위해, 그리고 따뜻한 온기를 느끼기 위해서는 우리는 다시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나목(裸木)으로 등단할 때가 다섯 아이를 둔 40세의 전업주부였고 이 소설은 전쟁 중 노모와 어린 조카들의 생계를 위해 미군부대 초상화부에서 근무할 때 만난 화가 박수근에 대한 내용이라고 한다.
먼 길을 떠나려면 차림이 가벼워져야 하는가 !
정말 나목(裸木)처럼 이승에 전부를 벗어두고 홀가분한 차림으로 으로 먼 길을 떠나셨다.
남은 것은 산자의 슬픔뿐
명복(冥福)을 빕니다.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