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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홍의 아동문학 통신 137 / 서평〛
재미를 통해 자긍심을 심어주다
유영주의 장편동화 <길고양이 원정대>
김 문 홍
동화의 두 가지 기능
무릇 모든 글이 다 그렇겠지만 동화 역시 두 가지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본다. 하나는 작품을 읽는 동안 읽는 이에게 재미를 주어야 하고, 다른 하나는 읽고 난 뒤 깨달음과 성찰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미를 주는 것을 쾌락적 기능이라 하고 깨달음(교훈)을 주는 것을 교시적 기능이라고 한다.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 시대에 활동한 서정 시인이자 풍자작가인 호라티우스(B.C 65〜B.C 8)의 '당의정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당의정’은 표면에 설탕(당)을 입힌(의) 캡슐(정)을 의미한다. 로마 시대의 아이들도 요즘의 아이들처럼 약을 먹기 싫어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약그릇(사발)의 가장자리에 꿀물을 입혀 발랐던 모양이다. 약사발의 가장자리에 입술이 닿는 순간 아이들은 그만 달콤함에 취해 약을 먹는다는 사실을 잠시 잊었다. 그 사이에 얼른 약사발을 기울여 사발 속의 쓴 약을 먹였던 모양이다.
호라티우스는 이렇게 설명한다. 약사발 가장자리에 입힌 꿀물은 ‘재미’를 말하고, 사발 속에 든 쓴 약은 ‘교훈’을 지칭한다. 그는 모든 문학작품이나 예술작품은 그것을 읽는 이나 보고 듣는 이에게 먼저 재미(꿀물)를 주어야 하고, 그와 함께 교훈(쓴 약)도 아울러 주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호라티우스는 무릇 모든 문학이나 예술 작품은 재미를 주는 쾌락적 기능과 교훈을 주는 ‘교시적 기능’을 함께 가져야 하는데, 그것이 가장 이상적인 문학작품이나 예술작품이 추구해야 할 목표하고 설명한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당의정설이다. 그러나 재미만을 추구해서 읽고 나서도 아무것도 남는 게 없어서도 안 되고, 또한 너무 교훈만을 의식해 글을 쓰면 오히려 독자를 작품에서 멀리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장 이상적인 작품은 이 두 가지 기능이 적절하게 어우러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동문학의 동화문학에 있어서도 이 학설은 유효하다. 너무 재미만을 추구하다 보면 상업적 통속성에 떨어질 우려가 있고, 또 너무 교훈(깨달음)만 의식하다 보면 오히려 독자들이 작품에서 멀어질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기능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작품을 쓰는 것이 바람직한데, 이것은 작가의 능력이 출중하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다. 작가들은 흔히 동화를 쓸 때 이 두 가지 기능 앞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망설였을 것임은 불문가지의 사실이다.
서사적 재미로 단숨에 읽어내다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화작가 유영주의 첫 장편동화인 『길고양이 원정대』(고래책빵, 2020, 85쪽)는 쾌락적 기능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의인동화(우화)이다. 의인동화와 판타지동화(순수 동화)는 다르다. 의인동화는 사람이 아닌 동식물의 이야기로 인간 사회를 빗대어 표현한 것으로, 비판과 풍자가 주 기능이다. 의인동화를 읽는 독자는 그 이야기가 인간사회를 풍자하고 비판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 인식하고 이해한다. 그러나 러시아의 형식주의 비평가 츠베탕 토도로프에 의하면 판타지동화는 비현실의 세계를 다룬 작품으로, 독자는 시종일관 그 이야기가 현실인지 비현실인지, 실제인지 가상인지, 현재인지 환상인지 망설이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이 곧 우화와 판타지동화의 구별 기준이라는 것이다.
유영주의 작품 『길고양이 원정대』 속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우리는 이 작품이 대뜸 현실 세계를 빗대어 표현한 것으로, 풍자와 비판이 그 기능임을 알아챌 수 있다. 그러니 유영주의 이 작품은 판타지 동화가 아닌 의인동화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동화의 주독자인 어린이들이 고양이를 아주 좋아한다는 사실로서의 소재 선택, 그리고 서사의 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힐 수 있다는 재미를 적절하게 어우러지게 하는 플롯 구성 형식이라는 점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을 등장인물로 설정하고, 아울러 재미까지 추구하고 있으니 어린이들이 읽기에는 그야말로 금상첨화이다.
술 취한 시궁쥐들이 혼비백산하며 달아났다. 하얀 눈썹이 혀 꼬부라진 목소리로 외쳤다.
“즈아아! 도므앙 가지 마으라! 딸꾹!”
“고옹격하란 마리야아!”
반점이도 덩달아 팔을 휘두르며 달려갔다. 그러나 제 발에 걸려 꽈당 넘어졌다. 콧등에 피가 쪼르륵 흘렀다. 술 취한 시궁쥐들은 저들끼리 부딪치고 넘어졌다.
쪽정이가 하수구 앞 길목에 서서 도망치는 시궁쥐를 움켜쥐었다.
“어딜 가려고!”
초롱이와 그레이는 시궁쥐들을 찍찍이 쥐덫 쪽으로 몰았다. 쥐덫을 밟은 시궁쥐들은 손과 발에 붙은 찍찍이를 떼지 못해 야단법석이었다. 한쪽 다리를 떼려고 하면 다른 쪽 손과 배까지 달라붙었다. 그레이가 재밌다는 듯 지켜보다가 쥐덫 째 자루 속에 물어 던졌다. (69〜71쪽)
위 인용문의 문장 구조를 분석해 보면 이 작품이 왜 단숨에 읽히는지 그 근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한 문장의 길이다. 이 장면에서 가장 짧은 문장은 11개의 음절로 되어 있고, 가장 긴 문장은 31개의 음절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짧은 음절과 긴 음절을 합하여 둘로 나누어 보면 평균 21개의 음절이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문장의 길이가 한 행(줄)일 경우에는 모두 37개의 음절인데, 이 가장 짧은 것과 긴 것의 평균값인 21개의 음절은 한 행에도 못 미친다. 평균값의 길이가 한 행의 3분의 2정도인 셈이 된다. 문장의 길이가 이렇게 짧으니 독자인 어린이들의 독서 호흡에도 맞아 단숨에 읽히는 리듬을 지니고 있다.
둘째는 거의 모든 문장이 묘사를 절제하고 서술(설명)의 형태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술 문장은 속도감이 있어 서사의 추동력이 되지만, 묘사 문장은 그 추동력에 갑자기 제동을 걸어 빠른 템포의 리듬을 잠시 정체시켜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동화의 문장은 리듬을 정체시키는 묘사보다는 서사의 추동력이 되는 서술 문장을 자주 써야 한다. 그래야 서사에 힘이 붙어 단숨에 읽히게 되는 것이다. 묘사의 문장은 작품을 처음 시작할 때의 자연 풍경과 같은 공간적 배경이나, 아니면 시간적 배경으로서의 장면 묘사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되도록이면 절제해야 한다.
셋째는 장면 서술의 동적인 추동력이다. 위 장면에서는 고양이들과 시궁쥐들의 한바탕 대결을 다루고 있는데, 움직임과 행동에만 주력하고 있어 아주 동적이다. 마치 그 장면이 눈앞에 생생하게 보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거기에 적절한 부사와 형용사가 동원되어 장면을 더 동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거기다 고양이와 시궁쥐들의 명칭도 그 생김새에 따라 붙여져 기억하기 쉽게 하고 있다는 장점 또한 지니고 있다. 이처럼 유영주의 이 작품은 문장 길이의 짧음, 서사의 추동력이 되는 서술문장의 활용, 장면의 동적인 활력 등으로 단숨에 읽힌다.
공간적 배경의 확장이라는 서사의 부피
이 작품의 공간적 배경은 국내에 한정하지 않고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건물로 확장하고 있다. 작가는 영국 런던을 방문하지도 않고 웨스트민스터 건물의 구조만으로도 상상력의 폭을 확장하고 있다. 동화작가 김하늬는 우포늪을 실제 가 보지도 않은 채 우포늪을 공간적 배경으로 작품을 쓴 적이 있다. 그런데 작품을 읽어보면 실제 우포늪보다 더 사실적으로 생생하게 다가와 우리를 놀라게 한다. 작가 유영주 역시 웨스트민스터 건물 구조 하나만으로 상상력의 폭을 무한정으로 확대하여 서사를 펼치고 있다.
①
고양이들은 날마다 쥐를 쫓아다녔지만, 모두 허탕이었다. 궁전의 방은 모두 1,200개였다. 계단은 100개도 넘었다. 쥐들은 궁전 내부를 속슥들이 알고 있었지만, 고양이들은 아니었다. 낯선 공간 익히기도 버거운데 방마다 쥐구멍 천지였다. 그러니 코앞에서 맞닥뜨려도 쥐들은 귀신같이 도망 다녔다.
며칠째 쥐 한 마리 잡지 못하니까 밥 먹기도 미안했다. 의회 사람들은 고양이만 보면 눈살을 찌푸렸다. (33쪽)
②
마루가 눈짓하자 제각각 구멍 앞에 자리를 잡았다. 마루는 심호흡 한 뒤 앞발에 힘을 주며 달렸다. 첫 번째 구멍을 지나 두 번째 구멍으로 바닥이 쿵쿵 울렸다. 만두가 세 번째 반달구멍 앞에 몸을 웅크렸다. 순간 생쥐 한 마리가 툭 튀어나왔다. 눈 깜짝할 새 만두가 생쥐를 입에 넣었다.
“어훕, 니글거려서 두 번은 못 먹겠다.”
만두가 역겹다는 듯 트림했다. 마루는 배가 고파 눈에 보이는 게 없었다. 쭉정이도 군침을 삼켰다. 둘은 번갈아 가며 쥐구멍 앞을 쿵쾅거렸다. 쭉정이가 후다닥 나오는 회색 쥐를 움켜
쥐었다.
“끄윽! 맛이 왜 이래?”
그때 구멍에서 막 솜털을 벗은 분홍색 쥐가 달려 나왔다. 마루는 얼른 분홍 쥐를 입에 넣었다. 하지만 이내 구역질하며 뱉어냈다. (39쪽)
위 인용문 ①은 웨스트민스터 건물의 의회의 내부 구조를 서술하고 있는 부분이다. 건물 안의 방과 계단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런 정보는 백과사전이나 인터넷을 통해 충분하게 습득할 수 있다. 인용문 ②는 의회 건물 내의 복도와 의회 안 벽에 나 있는 쥐구멍을 설명하고 있다. 이 작품의 주된 배경 공간은 복도와 의회 내의 쥐구멍, 그리고 지하실 식당으로 되어 있다. 인용문 ①의 정보와 ②의 정보도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이처럼 작가는 웨스트민스터 건물의 기본 정보를 바탕으로 해, 고양이들이 작전을 펼치는 그 나머지 공간은 작가의 상상적 공간에 의해 자유롭게 펼쳐지고 있다. 그렇다면 왜 작가는 이처럼 작품의 공간적 배경을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건물 안으로 확장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곧 공간이 전이 확장되면서 더불어 상상력의 공간도 확장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여의도 국회의사당도 작품의 배경 공간이 될 수 있는데, 왜 하필이면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로 설정한 것인가.
작가는 책 앞쪽 ‘작가의 말’에서 “그러던 어느 날, 신문에서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건물이 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어요. 나는 그동안 만난 길고양이 친구들을 하나둘 떠올렸어요.”라고 작품을 쓰게 된 창작 동기를 밝히고 있다. 즉, 실제적 사실의 정보인 웨스트민스터 건물에 관한 기사의 쥐 문제와, 작가가 만난 길고양이들 경험이 그 접점을 찾아 상상력이 발동된 것이다.
작가는 독자인 어린이들이 고양이를 좋아하고, 아울러 그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국내보다는 바깥 세계의 다른 나라들에 관심과 호기심이 더 많을 거리는 착상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국내보다는 외국이 훨씬 더 공간의 폭이 넓고 행동에 제약을 받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 같은 모험소설이 일찍부터 나오게 된 것은, 미국이라는 영토와 사회의 확장성과 자유스러움 때문일 것이다. 쇄국 정책으로 나라 안에만 갇혀 옴쭉달싹못하고 지냈던 우리의 경우보다는 운신의 폭이 훨씬 크기 때문에 모험소설이 가능했을 것이다.
작가 유영주는 이러한 공간적 배경의 확장을 통해 어린이의 상상력을 극대화하고 호기심의 깊이를 더해야 서사적 흡인력이 클 것으로 생각했음이 분명하다. 아울러 한국 고양이들이 외국의 쥐들을 처치하는 행동을 통해 어린이들이 스스로 자긍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까지 더불어 하게 되었을 것이다. 또한 지금 이곳의 세계는 서로 함께 어깨를 겯고 나아가야 하는 글로벌 시대이기 때문에, 우리의 이웃나라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경우에는 우리가 도와야 한다는 휴머니즘까지 생각한 것이다.
마루가 무슨 소리냐는 듯 눈을 깜빡거렸다.
“이틀 뒤 파리 국제회의가 있는데, 테러로 의심되는 정보가 포착됐다는구나. 프랑스 대테러 작전에 너희가 필요하다는데 난들 어떡하겠니.”
초롱이와 쭉정이가 안 된다며 펄펄 뛰었다.
“이미 방그레 사장도 허락해줬단다. 너희들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아주 기뻐하더구나. 자, 어서 출발하자.”
창문 밖으로 눈이 펑펑 쏟아졌다. 공항 활주로에 하얀 눈이 소복이 쌓였다. 고양이들은 부르퉁한 얼굴로 눈길 위를 자박자막 걸어갔다. (84쪽)
위 인용문은 이 작품의 결미 부분이다. 한국의 길고양이 원정대가 웨스트민스터 건물의 쥐들을 물리친 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파리 국제회의에서 대테러 작전까지 펼치게 되었다고 서사를 확대하는 암시를 펼쳐 보이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자긍심을 한껏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까지 서사를 나아가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의 속편으로는 길고양이 원정대가 파리 국제회의에 파견되어 대테러 작전을 펼치는 서사가 극적으로 펼쳐질 수 있는 것임을 암시까지 하고 있다.
유영주의 『길고양이 원정대』는 한국인의 기질을 알리는 작품으로 손색이 없다. 이웃이 어려울 때는 도와주는 착한 심성, 어떤 어려운 일이라도 끈질기게 달라붙어 해결하는 은근과 끈기, 지금까지 받은 은혜는 반드시 되갚는다는 도덕적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우리의 성정이고 기질임을 암시하고 있기도 하다. 어린이들은 분명 이 작품을 통해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느끼게 될 것이다.
서사의 평면성과 길이의 아쉬움
유영주의 『길고양이 원정대』는 이러한 미덕에도 불구하고 한두 가지의 아쉬움이 있다. 엎치락뒤치락하는 서사의 입체성과 길이가 약하고 부족하다는 점이 그렇다. 이 작품은 아무래도 웨스트민스터 건물 안으로 배경 공간이 좁혀지는 바람에, 고양이들의 활동 공간도 제한되기 때문이다. 배경 공간이 해외로 확장되었는데도 활동 공간이 좁혀져 서사의 부피가 작아 보인다는 점이다. 범위가 좁혀져도 서사의 플롯을 좀 더 아기자기하게 구성했으면 어쩔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서사의 길이 역시 마찬가지다.
요즈음은 장편동화의 분량이 자꾸 줄어들고 있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장편의 경우에는 200자 원고지 5백매가 그 기준이었다. 그 이후로는 400매까지 줄어들었다가 요즈음은 150매에서 200매로 굳어져 버렸다. 출판사에서는 부피가 줄어들었는데에도 4, 5백매의 경우처럼 도서의 정가를 매기고 있으니 손익분기점이 높을 수밖에 없다. 원고의 분량이 줄어드니 작가의 상상력의 지형도가 좁아지고, 아울러 어린이들의 독서 호흡도 자꾸 짧아지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책의 분량이 작아지니 인기작가의 경우에는 한 해에 열 몇 권의 작품을 쓴다는 희한한 풍경까지 연출되는 것이다.
유영주의 『길고양이 원정대』 역시 150매 안팎으로 분량이 작아져 서사의 부피까지 줄어들어 보인다. 생각 같아서는 서사가 파리 국제회의 대테러 작전까지 확장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어린이 독자들은 단숨에 읽었는데, 결미 부분에서 서사가 더 이상 확장되지 않아 많은 아쉬움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런 아쉬움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프랑스 파리 국제회의 대테러 작전을 내용으로 하는 『길고양이 원정대 2』 라는 속편까지 나와야 할지 모른다.
동화작가 유영주는 날로 진화하고 있다. 이 작품 외에도 ㅇ유영주 작가는 올해 아르코 창작기금으로 200자 원고지 4백 매 분량의 장편아동소설 『당인정 두부』가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이 작품도 역시 정유재란 시기에 일본으로 잡혀간 조선인들이 ‘당인정 두부’라는 좀체 쉬지 않는 두부를 만들어 일본에 정착시키는 조선인의 장인정신을 다룬 내용이라고 한다. 원고 분량이 4백매 정도라고 하니, 서사의 부피가 보다 커져 작가의 상상력도 아울러 커지고, 이를 읽는 어린이들의 상상력도 배가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제는 동화를 쓰는 우리 작가들은 너무 재미에만 치중하는 상업적 작품을 지양하고, 재미의 쾌락적 기능과 교훈과 성찰로서의 교시적 기능이 적절하게 어우러지는 장편동화를 많이 창작하고 그 결과물이 나왔으면 한다. 이 번 작품을 출발점으로 삼아 유영주 동화작가 역시 이러한 대열에 합류하여, 동화의 지형도를 넓히는데 한 몫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