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떠난 지 49일째 되는 날은
그녀의 59세 생일 하루 전날이었다.
오전 10시 예천군 예천읍 대심리 '서악사 대웅전'에
검은 옷차림의 사람들이 모였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남자는 병민이와 큰집 아들 그리고 스님뿐이고
모두 여자였다.
.
.
.
그녀는
폭우가 쏟아지던 날
승용차를 운전하고 출근하다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었고
5일 만에 사과밭에서 발견되었으니....
장례식장은 눈물바다였다.
여덟 자매 중에 넷째인 마녀.
아래로 네 명의 동생들은 고등학교까지 마쳤다는데
그녀는 아홉 살부터 남의 집살이를 했다는 말을 장례식장에서 듣고
기가 막혔음이다.
그녀가 글을 기가 막히게 재밌게 써서 팬들이 많았다는 것을 아는 것은
마녀의 윗집에 사는 공주 그리고 그녀의 딸 은빈.
애주가였던 남편이 간경화로 2019년에 떠나고
남편의 일터였던 농기구 수리점인 황소철공소를 정리하고
시내가 아닌 촌으로 들어가 농가도 사고 컨테이너 집도 하나 더 만들어서
한동안 집 꾸미는 재미로 지냈다.
철공소 할 때도 부품 사러 안동으로 대구로 오가는 것은 그녀였으니
가만히 놀지 못하고 사서 고생하느라 제2의 직업으로 요양보호사로 활약했음이다.
어느 요양보호사가
밭에 농약까지 쳐주는가.
그녀가 떠난 자리에 오는 요양보호사는 죽을 맛 일 것이리라.
촌 어른 찬거리 없다고 내 지갑 열어서 반찬해 주는 그녀이니
아무도 못 말린다.
요양보호사일에 적극적인 그녀가
속풀이 글을 잘 쓰는 사람인줄은 그 어르신들은 상상도 못 했으리라.
그녀가 방문한 집마다
그녀를 향한 칭찬 일색이니
그 재미에 힘든 것도 잊고 새벽 6시에 나가서 오후 6시에 들어오며
행복하다던 그녀였다.
햇볕 쨍쨍한 9월 1일
49재 의식을 마치고 대웅전 앞 계단을 내려오는 데
수더분한 인상의 중년 여성이 내게 '어디서 오신 친구분이냐'라고 묻기에
서울에서요.
지난 장례식에도 오셨지요?
네.
"친구가 인터넷 카페에 글을 아주 잘 써서 팬들이 많았어요 저도 거기서 만났어요" 했더니
"형님이 글을요?" 하며 놀란다.
자매들도 마녀가 어떤 사람인지 몰랐는데
더군다나 손아래 동서가 뭘...
서울의 수도학원을 몇 달 다녀봤다던 마녀.
정규과정을 조금만 더 배웠더라면
신경숙 저리가라로 유명했을 텐데...
내가 예수쟁이이거나 말거나
극락왕생 하라고
무릎 꿇고 머리 조아려 스님 목탁소리 따라 절했음이다.
살아있는 자의 눈물이 모자라
좋은 곳에 못 갈까 봐서
49일 내내 수시로 울었다 ( 나 예수쟁이 맞아?..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예수 믿으라는 말을 못 한 게 후회되고
믿으라고 했어도 안 믿었을 것이라고 넘겨짚어본다.
나는 그녀가
좋은 곳으로 갔을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49일 동안 올려두었던 그녀의 사진을
카톡프로필에서 내렸다..
마녀야 사랑해
고마웠어!
오래오래 기억할 게.
.
.
.
그런데
명이 나물 먹고 싶은데.... 은빈이가 할 줄 아려나?
20230906 내 친구의 장윤남의 명복을 빌며....
첫댓글 통화하면서 정말?
정말이야?
그리고 또 오늘
정말이야?
마녀가 그렇게 고생했구나
고생하다 이제사 행복했는데
그런일이 생기다니
인생 별거 아니라는말
수고했어
잘보내고 왔으니
나도 좋은곳에 가서
편하게 살으라고
아니 살거라고 믿으면서
못가봐서 그르네
집집마다 고비가 있어서
우리 작은 언니도 우여곡절이 있지.
마녀 만큼은 아니지만...
마녀 가고 난 뒤
살아 있다는 것과
산다는 것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
그대는 오래 사시게나
일찍 죽고 싶단 말 하지마시고.
@북앤커피 난 울아부지 돌아가신것보고 미련하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지
그리고 오래살면 뭐해
골골거리면서 산다면
건강하다면 그러고 싶지
그대가 나보다 오래 사시게나
난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는 생이었으니까
아둥바둥 살아도 보고
여유있게 살아도 보고
(적어도 내 선에서)
그래서 여한이 없다는거야
그대는 여유있게도
살아봐야 하지 않아?
오늘도 하루가 매끄럽게
잘 살길~~
@지 니
잘 살고 있어.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ㅎ~
오늘도 잘 견뎌봐
신나게 즐겁게!
마녀님 생각하면 면목없고 죄인같은. 이맘을 어쩌나요.
인생사 참으로 허무합니다.
예전에 활기찾던 마녀님이 그립습니다.
고생한만큼 하늘나라에서 행복하시길...
커피님 더운날 마녀님께 먼길 다녀오느라 애 쓰셨어요.
잘지내시죠?
애보개는 언제 끝이 나시려는지.
틈나는 대로 놀러도 다니시고
즐기시길 바라요.
인생 너무 허망하니...
실화인가 봅니다!
ㅋ~
소설로 생각하셨어요?
100% 실화입니다.
그순간 얼마나 무서웠고 얼마나 살고싶었을까
커피님이 있어서 이분 가시는 길이 외롭진 않았겠어요 참으로 의리있으십니다 본받아야 합니다 그분이 위에서 보시게 여기다가 옛날처럼 글많이 쓰세요 가신분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수고 많으셨어요
그 생각하면 너무 무섭고 안타깝고.
주인없는 그녀의 카카오스토리에
그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댓글로 남기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도 그중에 한 명이고요.
남의 일 같지 않아서 눈물이 나네요ㅜ
오랜만입니다.
@북앤커피 커피님도
글도 오랜만이네요.
@꽃향기짱
그저 그런 날들 뿐이라
쓸게 없어서..,
@북앤커피 저도 내 슬픔이 너무나 커서 사는게 사는게 아니더군요
하루에도 수없이 울컥하고
이젠 남의 일인데도 울고
뉴스에서 누가 사망했다는 소식만 들어도 속상하고 슬프더군요
순간순간 웃다가도 마치 웃으면 큰딸에게 죄짓것마냥 미안하고요
@꽃향기짱
아이고. ...
먼저 떠난 딸때문에
그러지 마세요.
그걸 따님이 바라지는 않을거예요.
@북앤커피 그걸 바라지 않겠지만 그게 잘 안되네요
그래도 요즘은 서울에서 살던 아들이 창원으로 와서 같이 사니까 덜 외롭고 좋네요
회사에서도 같이 일하니까 든든하고 좋아요.
@꽃향기짱
잘되었네요
일도같이하고 든든하니
잘 되었습니다.^^
점심 식사 후 점심시간에 같이 커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저녁에도 같이 TV보면서 제 무릎 베고 누워있는 아들이 너무 이쁘고 좋네요.
어릴적에 했던것처럼요.
성인되서는 그런 모습을 보기 힘들었는데
아들도 엄마의 허전한 마음을 아는지
어릴때하던 행동을 하니까
더 정이가고 이쁘고 고맙네요ㅎ
기특합니다.
손주에게는 미안하지만
사위가 새 가정을 꾸려야 할텐데요.
젊으니까.
@북앤커피 사위도 젊으니까 짠하고
손주도 얼마나 엄마가 보고 싶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고 아프네요.
지난주에도 이모보고 싶다며 전화했는데 작은딸이 요즘 공부하느라 2동안 못왔는데 이번주말에는 온다고 하니
외손주랑 사위도 올겁니다.
사위는 아직 새출발 할 생각이 없다더군요.
전 그분을 모르지만
올해는 갑작스런 악재에 허망 하게 죽음 맞으신 분들께
너무 안타까움입니다
사이버 라는 카페에서 만남이지만
그렇게 진국 처럼 함께 마음을 주신 분들이 몇이나 될려나
북앤커피 님의 마음이 요즘 세상에는 보기드문 (참) 진실 이라는 마음을 보게 됩니다
소풍길 허망하게 가신 님은 이곳에서 못다하고 가신 복락 누리시기를 빕니다
그 친구 맘이 그랬습니다.
보기드문.
좋은 곳에 갔으리라 믿어봅니다.^^
사람이 산다는게 이렇게 허망할수가 있을까요?
예전에 자주 글올려 속상한일 기쁜일 함께 나누던분이 이제는 같은하늘아래 없다는게 믿기지가 않네요
커피님도 건강하셔서 오래오래 여기 남아주세요
마녀님은 더 좋은곳으로 가셨을꺼에요
예천에 폭우로 산사태가 났어도
동네이름 들어보니 마녀네 동네가 아니라서 안심했고
사고나기 하루 전
제 카카오스토리에 댓글을 달아서
댓글로 소식을 주고 받아서 ...
날 벼락이 따로 없었습니다.
오랜만에 뵈오니 우선 반값고요.
먼 곳 까지 가셔서 마지막 길을 배웅하시고
49제 까지 참석하신 커피님의 마음 씀씀이에 숙연해 집니다.
참 보기 드문 우정 입니다.
하루 전에도 안부를 주고받던 사람의 기막힌 소식이었으니
얼마나 놀래셨을 까요.
소식을 접한 저도 놀랬는데요.
좋은 곳에 가셨을 겁니다.
심성이 그리 고우시니...
종종 들려 전 처럼 글 올려주세요~
마녀는 내게 대접받아 마땅한 사람.
가기는 혼자 갔지만
지 니. 꼬뜨레.천상의 별. 최영훈.
불타는 닭발님. 무정이 엄니의 마음을 담아서 다녀왔습니다.
다들 마음과 달리 시간의 여건이 안 되어 못 가셨던 것이고
저야 뭐 여건이 되서...
@북앤커피 먼길 다녀오느라 수고 많았군요. 마녀가 그렇게 허망하게 떠나고 그 며칠 후에 마녀 아들이 전화를 했더라고요. 마음 써줘서 고맙다고. 목소리가 어찌나 좋던지. 그 와중에도 남의 아들이지만 참 든든했어요. 엄마 생각하고 울지말고 앞만 바라보고 살으라고 했어요. 난 환갑이 다 된 나이에 친정엄니가 먼 곳으로 떠나셨어도 몇년을 그리움에 눈물짓고 찔찔거렸는데 말예요. 마녀가 갑자기 떠나고난 후엔 왜 사나 싶고 그래요.
저 위에 글 보니 꽃향기짱님도 그간 슬픈일이 있으셨군요?
아휴 어째요......
@무정이엄니
전화 받으셨지요.
모르는 번호 전화 안 받는 두분빼고
다 전화 받으셨네요.
병민이가 훌륭합니다.
군기가 아직도 안 빠진 것마냥
오랜만에 댓글로 만납니다.^^
그야말로 천사의 죽음이네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