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편지를 받으면 기분이 좋긴 하지만 편지를 받지 않을 때에도 유쾌하게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서로의 집을 방문하는 것은 귀중한 선물이기는 하지만 그런 일이 없다고 해도 침울한 기분에 빠지지 말아야 합니다." (헨리 나우웬, 영적 발돋움. p.52)
우정은 고독한 우리 인생에 주어진 가장 고귀한 선물입니다. 하지만 우정이 자신의 고독을 채우는 이기적 수단이 될 때 그 선물 고유의 아름다운 빛은 바래지게 됩니다.
헨리 나우웬은 '영적 발돋움(Reaching Out)'에서 머튼 수사와 릴케를 인용하면서 형제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게 되는 순간은 홀로 있는 고독의 때이며, 나아가 사랑은 본질적으로 고독한 두 사람이 서로에게 보호의 선을 그어주면서 동시에 서로를 맞이하는 것임을 밝히며 '고독이야 말로 참된 공동체가 이루어지는 토대'라고 합니다.
고독한 시대, 고독한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메시지는 고독감을 해결하려는 온갖 방법론들이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고독을 즐기라는 멋진말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단지 고독을 해결하거나 제거해야 하는 인생의 과제로만 바라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고독은 인간을 외롭게 만드는 재료가 아닌 오히려 각각의 삶을 자유롭게하며 동시에 사랑으로 연합하게 하여 인간의 삶을 보다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그 무엇인가가 되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신비라는 것은 사랑이 다른 이가 홀로 있는 것을 지켜주고 존중한다는 것이며, 사랑이 그 사람에게 자유로운 공간을 만들어주어서 그가 자신의 외로움을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고독으로 바꿀 수 있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 이런 고독 속에서 서로를 격려하여 깊숙한 내면적 존재의 침묵 가운데 들어가 그곳에서 인간들간의 친교가 지닌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연합으로 부르는 소리를 발견합니다." (헨리 나우웬, 영적 발돋움. p.47)
-
"친구와 헤어질 때 슬퍼하지 말라. 그 친구의 가장 맘에 드는 점은 그 친구가 없을 때 더 분명하게 나타나, 마치 산을 오르는 이에게는 밑에서 볼 때 산이 더 분명하게 보이는 것과 같으리."
(칼릴 지브란, 예언자 The Prophet p.50)
권도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