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2년 전 즈음 대전에서 먹은 인상적인 순대국밥집 한곳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대전 유성시장 인근에 주차.. 하기는 쉬운일이 아니었어요.
시장안으로 찾아들어가면 나오는 이런 공간..
저 VJ 특공대 간판만 없으면 완벽할텐데..
이런 허름한 공간입니다.
동네 어르신 한분께서 순대와 머릿고기에 술이 얼큰하게 취해계시고 국밥 국물이 올려져있는 난로 옆에 삶아낸 머릿고기가 한김 내쉬고 있습니다.
"순대국밥 한그릇 주세요."하면..
오른쪽 시커먼 냄비에서 순대와 고기를 토렴하시고 난로위에 올려진 국물을 담아서 내어주십니다.
순대를 만지시는 부산식당의 주인 할머니, 흔히 말하는 툴툴거리는 욕쟁이 할머니가 아닙니다.
이른이 훌쩍 넘어보이는 나이에 어찌나 고운 말투로 따뜻하게 대해주시던지..
가슴이 시큰한게 괜시리 눈물날 뻔....
콤콤하게 삭혀진 새우젓과 청양고추..
김치류와 순대간 그리고 소금 조금..
국밥 한그릇 먹는데 이 정도면 더할나위 없습니다.
터프한 머릿고기와 직접 만드신 큼지막한 순대가 들어간 딱 보기에서 아주 진하게 우려낸 순대국밥..
1~2분이 지나서도 밥을 주시지 않아서.. 저기.... 밥은.......
했더니.. 밥은 좀 이따가...... 라고...
아.. 네.... 좀 이따가.. ^^
나왔습니다.
기름 좔좔 흐르는 잘 지어진 밥은 아니고 보온 밥솥에서 시간을 좀 보낸듯 푸석푸석한 밥..
이런 밥이 또 국밥으로 먹기 나쁘지 않죠.
밥까지 토렴해도 좋을 듯 한데..
아니면 말고....
그래서 말았습니다.
새우젓으로 감칠맛도 좀 올려서 말이죠.
당면과 시래기, 선지, 두부 등 넉넉히 넣은 대창순대..
부들부들하고 구수한 것이 진짜 죽여주더군요.
운전만 아니었으면 소주한병은 그냥 비웠을텐데 말이죠.
소주는 못 비웠지만 국밥은 말끔히 비워냈습니다.
제 집처럼 드나드는 고양이를 보고 아드님인 듯 보이는 아저씨께서 "벌써부터 왔냐~" 면서 반겨주시더군요.
오천원짜리 한장 드리면서 경주에서 왔다가 맛있다는 이야기 듣고 들렀다고 하니까..
"그래요. 맛있게 드셨소.." 라며 소녀같은 미소를 지으시던 할머니....
50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허름한 식당에서 터프한 머릿고기와 순대에 진득한 국물 말아서 내어주는 음식이니 깔끔하고 정갈한 곳에서의 음식을 즐기는 분들께 추천드리기는 어려운 식당입니다.
저는 조만간 더 늦기전에 다시 들러서 국밥 한그릇에 소주한잔 기울여야겠네요.
대전 유성시장의 역사.. 부산식당
잠깜만.. 이보슈.... 재정비 촉진지구라니요......
첫댓글 대전에 맛있는 국밥집 많네요~~
블루리본이 있네요! 너무 맛있어 보입니다ㅜ
오ㅏ 이미 한 그릇 먹은 듯한 느낌이네요
토렴...... 뭐랄까 참 좋아하는 단어예요. 아 맛있겠다!!
저는 맛집보다는 위생이 깨끗한 집을 선호합니다
맛집인데 허름하고 불결한것보다는 깨끗하고 맛이 평범한 것이 더 좋더라구요
아 못참겠습니다. 오늘 점심은 국밥입니다
글을 참 따뜻하게 쓰시네요.
대전이 순대국밥같은 국밥류와 칼국수류가 많죠. 피난민이 머무른 역사가 함께해서 그런지...
아 맑은 순대국 좋아하는데~~~~
대전 음식 대부분 다 평타 이상 하는 거 같아여. 물론 아닌 곳도 있지만 출장 다닐 때는 그냥 대충 들어가도 평타 이상은 했다는.. 여기는 숙소와 가까웠는데 못가봤네 ㅜㅜ 가봐야겠네요. 정보 감사합니다.
참맛 나는 집같군요 소주 땡기네요 대낯부터 ㅋ
지금 시식중입니다 맛좋네요ㅎㅎ
아 그래요??
식당도 할머니도 그대로 잘 계신가요?? ㅎㅎㅎ
@Webber Forever 네 할머니 잘계십니다^^ 가격도 아직 5천원이네요. 덕분에 잘먹고갑니다 딱 제스타일이네욯ㅎ
@KyLe KuZMa 그렇군요 다행입니다 ^^
저도 대전 갈일 있을 때 또 가봐야겠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