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정치 일선에 복귀한다. 대선 패배 후 3개월만이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도 국회에 다시 입성한다. 이번에는 제3당이 아닌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으로다.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6·1 지방선거)와 함께 열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방송3사(KBS·MBC·SBS) 출구조사결과, 이 상임고문은 민주당 인천계양을 후보로 출마해 54.1%를 득표, 45.9%에 그친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를 8.2%포인트(P) 차로 따돌리고 당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재명 상임고문이 당선되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송영길 전 대표를 대신해 2년간 인천계양을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이재명 상임고문이 국회의원이 되는 것은 처음이다. 정치 입문 뒤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장으로만 활동해 왔다.
이재명 상임고문이 정치 일선 복귀가 예측됨에 따라 대선 패배 후 혼란을 겪던 민주당도 어느정도 안정감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 상임고문 개인으로서는 야권 내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굳히는 한편, 윤석열 대통령 '대항마'로서 행보도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다만 민주당 초강세 지역인 인천계양을에서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에 8.2% 차로 승리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대권주자로서의 파괴력에 의문 부호가 달린 점은 향후 정치행보에서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인천계양을은 2000년 이후 7번의 총선(보궐선거 1번)에서 6번을 민주당이 승리한 지역이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은 18대 국회 보궐선거에서만 1차례 승리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이 이재명 상임고문을 국회에 입성시키기 위해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와 성남시가 아닌 인천계양을에 전략공천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재명 상임고문이 공약으로 내건 김포공항 이전 및 인천공항과의 통합이 현실화될지도 관심사다. 김포공항 자리에 신도시를 개발, '제2의 판교' '제2의 분당'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번 지방선거·보궐선거 최대 이슈였다. 문제는 대선 때 폐기된 공약인데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상임고문 국회의원 1명이 추진하기는 어렵다. 결국 당론으로 추진해야하는데 민주당 내 반대 의견이 상당한 점도 걸림돌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31일 오후 인천 계양구 계산역 앞에서 집중유세를 펼치며 지지자들에게 손하트를 그려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가 27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동명삼거리에서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와 이민근 안산시장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시 대선후보였던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도 국회 재입성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위원장은 국민의힘 경기성남분당갑 후보로 나서 64.0%를 득표, 36.0%에 그친 김병관 민주당 후보에 28%P 차로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오차범위를 훌쩍 넘어서는 압승이 예측되면서 여당 내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굳히는 한편, 향후 당권 경쟁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2013년 19대 국회 재보궐선거 서울노원병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던 안 위원장은 20대 국회에 이어 3번째로 국회에 입성하게 된다. 그때와 달라진 점은 이번에는 제3당, 대안세력이 아닌 여당 후보로서 선거에서 승리한다는 점이다. 국민의당이 여당인 국민의힘과 합당하면서다. 안철수 위원장은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정치 생활 9년8개월 했는데, 매번 3자대결, 4자대결, 5자대결만 하다가 양자대결을 해보기는 정치인생 중 처음”이라며 여당 후보로서의 이점을 언급하기도 했었다. 안철수 위원장은 백신·반도체 등 기술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외교·안보 관계가 중요해졌다면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한편 대구수성을에서는 김용락 민주당 후보와 이인선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었다. 강원원주갑은 원창묵 민주당 후보와 박정하 국민의힘 후보 대결이다. 충남보령·서천은 나소열 민주당 후보와 장동력 국민의힘 후보, 경남창원의창은 김지수 민주당 후보와 김영선 국민의힘 후보가 맞대결을 펼쳤다. 제주제주을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비서관 출신 김한규 민주당 후보와 부상일 국민의힘 후보가 승부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