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원성진, 김지석 패배, 4강은 6일 오전 10시 반부터 4강 대진 : 이세돌-쿵제, 천야오예-장웨이제
지난 8회 대회(2010년) 한국의 4강 진출자는 이세돌과 허영호였다(상대는 구링이와 씨에허). 2년의 세월이 흘러 다시 4강 무대를 찾은 한국기사는 오직 이세돌뿐이다.
12월 4일 중국 항저우의 유명한 사찰 영은사에서 제9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 8강대국이 열렸다. 한국기사 박정환 9단, 원성진 9단, 김지석 8단은 8강에서 탈락했고, 이세돌 9단만 홀로 4강에 진출했다.
가장 먼저 승리를 알린 기사도 이세돌이었다. 이세돌은 두터운 기풍의 파오원야오 9단을 상대로 참을성 있게 기다리다 단 한 차례 나온 백의 반발을 응징하며 승기를 잡았고, 이후 대마까지 잡아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국후 인터뷰에서 이세돌은 "파오원야오 9단이 워낙 두터운 기풍이라 내가 오버페이스를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대국장은 한국의 절과 많이 다른 느낌이다. 아직도 다 구경하지 못했는데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식사는 고기가 없는 게 조금 아쉽지만 음식 자체는 맛있었다."는 감상을 말했다.
박정환의 패배가 가장 아쉬웠다. 박정환 9단은 중반까지 유리했던 형세를 지키지 못하고 천야오예 9단에게 역전패했다.
김지석 8단은 변화무쌍한 초식으로 쿵제9단을 괴롭혔지만, 쿵제는 눈부신 타개능력을 보여주며 4강 진출을 결정지었다. 원성진 9단은 장웨이제 9단과의 초반 힘싸움에서 타격을 입었고, 끝내 불리한 형세를 뒤집지 못했다.
4강전은 이세돌과 쿵제, 천야오예와 장웨이제의 대진으로 6일 오전 10시 반부터 열린다. 이세돌과 쿵제의 4강전도 사이버오로 대국실에서 박정상 9단의 해설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2년마다 개최되는 춘란배는 1999년 조훈현 9단이 초대 우승한 이후로 3회 대회 유창혁 9단, 4, 5회 대회 이창호 9단, 8회 대회 이세돌 9단까지 한국기사가 총 5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중국은 구리 9단과 창하오 9단이 6, 7회를 석권했고, 일본은 왕리청 9단이 2회 대회에서 한 번 우승했다.
춘란배는 중국 가전업체인 춘란그룹이 후원하는 세계대회로 우승상금은 15만 달러(한화 약 1억 7000만원), 준우승 상금이 5만 달러다.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초읽기 1분 5회)이며, 덤은 중국룰에 따라 7집 반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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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8강전이 시작됐다.
12월 4일 오전 10시 반부터 한국의 이세돌, 박정환, 원성진, 김지석과 중국의 파오원야오, 천야오예, 장웨이제, 쿵제가 제9회 춘란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 8강대결을 펼친다. 한중전 4판 중 어떤 대국도 세계대회 결승이라 불러 손색이 없을 만한 대진이다.
대국은 항저우(杭州) 영은사(灵隐寺)내 마련된 특별대국실에서 열렸다. 중국선종 십대사찰로 손꼽히는 영은사는 서기328년 인도승려 혜리(慧理)에 의해 지어졌다. 9채의 다층건물을, 18개의 큰 누각, 72의 강당, 1300개 이상의 숙소가 있어 3000명 승려가 거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중국에 있는 가장 부유한 사찰로, 순례자 중에는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도 포함되어 있었다. (위키백과 참조)
춘란배 8강 영상 - 시나바둑 제공
기러기아빠 세돌, "난 괜찮아"
대국 전날(3일) 저녁에는 8강, 4강 개막기념 기자회견과 만찬이 중국 저장(浙江)호텔에서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이세돌 9단과 쿵제 9단이 대표로 나왔다.
기자회견에서 중국기자가 이세돌에게 "가족이 캐나다로 가고서 성적이 아주 좋아졌다. 어떤 영향이 있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세돌은 " 떠나기 전은 심리적으로 아주 힘들었다. 준비하는 과정도 그렇지만, 착찹한 마음이라 집중력이 떨어진 것 같다. 하지만 막상 가고 나니 생각보다 견딜만하고, 마음이 진정돼 바둑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8강에서 대국하게 될 파오원야오에 대해서 이세돌은 "최정상급 기사다. 기풍이 아주 두텁고 침착하다. 최근 파오원야오에 대해 연구를 했는데 내일 대국에서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는 말을 남겼다.
최근 결혼식을 올린 쿵제는 결혼과 성적의 연관성에 대한 질문에 "결혼한지 얼마 안되었는데 성적은 좋아졌다. 아직 경력이 일천해 확실한 답을 드리기가 힘들것 같다."며 웃었다.
또 "우선 춘란배 8강에 나와 아주 기쁘다. 김지석은 아주 강한 한국기사로 올해 갑조리그에서 성적이 굉장히 좋았다. 나는 올해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바둑내용도 기복이 심했다. 내일(4일)은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9회 춘란배 본선은 지난 3월 27일 중국 강소성 태주시에서 개막했었다. 본선은 24강은 한·중·일 삼국과 대만, 미주, 유럽대표 등이 참가했었다.
이세돌은 전기 우승자격으로 2회전 본선시드를 받아 중국의 추쥔에게 승리했고, 국가시드로 본선에 출전한 원성진은 탄야오와 구링이를, 박정환은 2회전에서 미위팅를 물리치고 8강에 올랐다.
김지석은 올해 2월 열린 국내선발전을 거쳐 본선 1회전(24강)에서 사카이 히데유키 8단, 2회전에서 구리 9단을 이겼다. 이들과 함께 출격했던 한국기사 중 강동윤은 1회전에서 천야오예에게 패했고, 최철한은 2회전에서 파오원야오에게 져서 탈락했다.
저녁만찬에서 단상에 나온 한국선수들은 "좋은 내용의 바둑을 두었으면 한다."(김지석), "한판한판 최선을 다하겠다."(박정환), "8강 멤버가 모두 강하다. 이런 자리에 함께 있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원성진), "대회를 주최해주신 춘란그룹에 감사드린다. 매판 최선을 다하겠다."(이세돌)라고 각각 임전소감을 밝혔다.
●박정환 ○천야오예 흑은 좌하귀의 단단한 백돌을 불도저로 밀듯이 뭉게버렸다. 백도 하변 흑 5점을 잡으면서 큰 실리를 얻으며 타개에 성공했다. 허영호 9단은 "지금까지 진행은 거의 외길이다. 백 귀의 사활이 다시 문제가 되었다. 그냥 잡는 수는 잘 안 보이는데 만약 패가 된다면 아직 어려운 승부다"라는 평이다.
●이세돌 ○파오원야오 좌중앙에서 파오원야오의 반발로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백은 흑 두 점을 잡았고, 흑도 좌하귀의 흑이 모두 연결되어 집으로는 우위에 섰다. 대략 10집 정도 흑이 앞섰는데 전체 대마가 미생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리지만 대략 흑이 우세를 잡은 모습이다.
●김지석 ○쿵제 현재 51수 진행으로 아직도 초반이다.
●장웨이제 ○원성진 원성진이 장웨이제의 대마공격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만약 큰 이득을 보지 못하면 집으로 뒤진 원성진이 약간 불리한 형세다.
15:20 - 승기잡은 이세돌, 박정환 김지석과 쿵제는 이제 중반에 들어섰다. 아직 형세를 말하기는 이른 단계. 원성진은 공략하던 대마에 패가 났다. 하지만 자체팻감이 워낙 많아 비세의 국면. 이세돌과 박정환은 유리한 형세다.
●박정환 ○천야오예 박정환이 확실한 주도권을 잡았다. 좌하귀 사활은 패가 되었다. 결국 흑의 팻감을 받지못하고 좌상귀 백집이 또 무너졌다. 잡혔던 흑 5점에도 끝내기 맛이 생겼다. 흑이 두터운 형세다.
●이세돌 ○파오원야오 이세돌 9단도 승리가 가까워졌다. 실리에서 우위를 유지한 상태에서 중앙에서 두텁게 자리를 잡아 지기 힘든 형세다.
15:40 - 파오의 승부수
●박정환 ○천야오예 우세를 의식한 박정환은 최대한 쉽고 두터운 모양으로 처리하고 있다. 천야오예는 집으로 날카롭게 버티며 강력한 추격의지를 나타낸다. 허영호 9단은 "백도 대략 65집 정도로 집으로 많이 따라붙었다."라고 말한다.
●이세돌 ○파오원야오 파오원야오가 옥쇄를 각오하고 대마올인에 나섰다. 좌중앙의 흑대마는 일단 눈에 보이는 한 집은 없다. 마지막 승부수. 이세돌은 살면 이긴다.
16:25 - ●이세돌 ○파오원야오 -133수 흑불계승
이세돌 9단이 완벽한 수읽기로 백대마를 모두 잡아 가장 먼저 4강에 올랐다. 이 대국을 바둑TV에서 해설 한 김성룡 9단은 "완벽한 승리다. 최근 이세돌 9단의 바둑을 보면 3년 전 전성기 모습을 보는 듯 하다. 다시 새로운 전성기가 온 것 같다"고 평한다.
이세돌은 최근대국 전적에서 7연승을 기록했다. 올레배 우승결정, 명인전 결승진출을 이뤄냈다. 삼성화재배도 결승에서 구리와의 3번기를 앞두고 있고, 춘란배도 계속 진군중이라 어느 정도의 성적을 이뤄낼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16:50 - 박정환 위기!
●박정환 ○천야오예 백이 수순을 비틀며 최대한 버텨 흑돌을 역으로 추궁했다. 결국 흑의 돌이 분단되며 형세가 역전됐다. 백이 살아서는 흑이 덤을 내기가 벅차다. 허영호 9단은 "백은 연결만해도 집이 많아 보인다. 박정환 9단의 역전패가 예상된다."고 말한다.
●김지석 ○쿵제 가장 늦게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은 팽팽한 형세다.
●장웨이제 ○원성진 원성진이 아주 불리하다. 장웨이제의 승리가 예상된다.
17:15 - 천야오예, 228수 백불계승
천야오예 9단이 박정환 9단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둬 춘란배 4강에 올랐다. 허영호 9단은 "중반까지는 흑의 우세했지만, 백 162의 반발이 주효해 흑이 백대마를 잡아야하는 국면이 되었고, 결국 천야오예의 날카로운 타개솜씨로 백이 실리에서 역전했다. 천야오예의 후반 버팀이 돋보이는 대국이었다."라고 총평했다.
18:05 - 쿵제, 192수 백불계승
김지석 8단이 쿵제 9단에게 패했다. 김지석과 쿵제는 2010년 열린 후지쯔배(쿵제 백불계승)와 삼성화재배(김지석 백불계승)에서도 본선 8강전에서 맞붙어 1승1패를 했었다. 4일 열린 춘란배 8강에서도 두대국자간의 '백번필승'의 기록을 이어갔다. 중국의 장웨이제 9단도 원성진 9단에게 229수 끝에 흑불계승했다.
▲ 중국 선종사찰 영은사에 모인 8인의 고수들
▲ 만찬장에서 중국팬에게 사인해 주는 이세돌 9단
▲ 사회자가 원성진 9단의 중국어 실력을 추켜세우며 중국어로 말해주기를 요청했다. 원 9단은 준비를 못했다면서 순간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유창한 중국어 발음으로 대중에게 인사했다.
▲ '왕중왕전'이라고 불러야할까? 8강멤버 대다수가 세계대회 우승자다.
▲ 잘해보자! 전야제 만찬에서 건투를 다짐하는 한국선수들
▲ 12월 4일 오전 10시반부터 춘란배 8강 대국이 시작됐다. 점심휴식시간은 한국시각으로 오후 1시부터 2시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