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 입니다.
그들그들 쓰다가 자료실에만 들락날락거리며 쓰기를 그만 두었던 니이입니다.(연재중단 죄송합니다)
퇴마사들을 진심으로 사랑하시고 망가지는거 보고싶지 않으신분들은 보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심각하게 망가지지는 않으셨지만 제 시각으로 봤을때 많이 망가진듯 해서...
상중하나 상하편으로 끝낼 생각입니다.
오랫만에 쓰는거라 별 재미는 없겠지만...
그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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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각따각따각'
까만 구두가 아래위로 움직이며 짜증스러운 소리를 내었다.
분명 구두의 주인의 심정을 대신하는 것이다. 아직 약 냄새조차 가시지 않은 새구두인데...약만 뿌려둔 건지 자세히 본 구두는 상처투성이였다.
"승희누나 그만 좀 해요"
구두소리가 멈췄다.
"......"
승희는 말없이 준후를 째려보았다.
"준후는 잘 적응되나보네?"
"머리 땋고 두루마기 걸치고 다닐 때보다는 나은데요 뭘"
"그~래~서~ 이 상황이 별거 아니라고?"
아래위로 시커멓게 입은 승희의 째려보기 눈 빔은 산전수전 다 겪은 준후도 한발 물러나야 할 정도로 강했다,
새까만 입술에 새하얀 얼굴, 눈 밑에는 그로테크한 모양의 1회용 판박이 문신(이것도 검정색), 정장과도 비슷한 괴이한 검은 옷.
그리고 그녀 등뒤에 보이는 속칭 굼뱅이관(아시죠? 여의도 중소기업관)
두사람 아니 퇴마사 일행은 이제까지 못해본 아주 특이한 경험을 하고 있었다.
바로 비주얼 코스튬!
승희의 이미지는 거의 여왕님 스타일이랄까? 타이트한 스커트가 섹시해 보이며 잘 어울리지만 정작 그녀의 얼굴은 당장이라도 벗어 던지고 청바지로 갈아입고 싶은 심정이 가득했다.
"기괴해, 기괴해, 기괴해~!!!"
"저기....."
투덜거리는 그녀 앞에 10대 소녀들이 다가왔다.
"어?"
"두분 포즈 좀 취해주세요"
"야 일어나 포즈 취해달라잖아"
아까 투덜거림은 다 어디로 갔는지 승희는 준후의 손을 잡아끌었고 아주 능숙하게 자세를 잡았다.
디카라 플래시가 번쩍이지는 않았지만 그녀들이 카메라를 내림과 동시에 취하고 있던 자세를 풀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두분 처음 뵈는데...."
"첫 참가 에요"
"어머 정말이요? 너무 능숙하시고 옷의 난이도도 높은 것 같아서 프로이실 줄 알았는데... 소질 있으신가봐요"
"하하 아뇨...그냥"
"열심히 하세요~"
"네~♡"
소녀들은 사람들 사이로 모습을 감추었다.
"기괴하다면서요?"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던 승희의 손이 딱 멈추었다.
그리고 호러영화에서 볼법한 장면. 천천히 목돌리기를 선보여 준후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검은색 정장에 검은색 토끼 귀 머리띠, 승희처럼 하얗게 칠하지는 않았지만 눈 밑에 일회용 문신, 검은색 매니큐어를 칠한 인조손톱, 하얀 블라우스, 땋은 머리를 풀어헤쳐 기괴함과 신비스러움을 더하고 머리와 손에 감은 붕대는 그의 이미지를 한층 더 비주얼틱 하게 만들었다,
승희가 노려보자 주눅이 들어 피투성이 붕대를 감은 커다란 곰인형에 얼굴을 묻자 여기저기서 "꺄악"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물론 동시에 찰칵거리는 소리가 난무했다는 건 굳이 자세히 설명하지 않겠다.)
"저..저기요~ 그 포즈 한번만더!!!"
"-__-;;;;"
갑자기 리매 생각이 진하게 났다.
요청에 응해주고 사람들이 돌아가자 한숨을 쉬었다.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네요"
"누가 아니래"
"준후야"
저기서 하얀 날개를 달고 뛰어오는 검은 정장의 남자가 있었다.
"현암형"
"날씨가 더워서 줄서는데 애먹었어. 다행히 길거리에도 코스튬 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렇게 눈에 띄지는 않더라"
"현암 난 눈에 보이지도 않아?"
승희가 뽀로통하게 말하자 현암은 멋쩍은 웃음을 띄며 사과했다.
"현암은 좋겠다~ 천사잖아"
"아라는 타락천사 코스라던데?"
"-_-;;;"
현암은 두사람에게 냉커피를 건네었다.
"일부러 빨대 있는 걸로 사왔어, 립스틱 지워지면 곤란하잖아?"
"준호랑 아라랑 수아는?"
"저기"
현암이 하얀 장갑이 끼워진 손으로 한쪽을 가리키자 검은색의 고스로리틱(고딕+로리)한 옷을 입고있는 아라가 고양이귀 머리띠를 쓰고 검은색 옷을 입은 준호의 귀를 잡아당기면서 다가오고 있었다. 수아는 그들의 뒤를 졸졸 따라오고 있었고 쥐의 귀 모양의 머리띠를 하고있었고 아라와 는 달리 아예 로리풍 이였다.
"재내둘 왜 저래?"
"준호가 중간에 도망가려 했나봐"
'뜨끔'
준호와 같은 생각을 하고있던 승희는 은근히 뭔가 찔리는 느낌을 받았다.
"현암은 이런 거 좋아?"
"별로.. 하지만 다같이 즐긴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봐야지. 말세쯤에는 쉬지도 못했잖아"
죽은 연희와 백호를 생각하자 마음이 착잡하게 가라앉았다.
"박신부님이 만일 30년만 젊으셨어도 이 꼴하고 나오셨을 꺼야"
"보고싶다"
"흐음.....풋"
박신부님의 코스튬을 상상하던 세 사람은 피식 웃었다.
약 3주전 아라는 방학 전부터 열심히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 그게 코스튬 의상이란 건 후에 알게된 거지만...
원래 친구들과 팀을 짜고 해야 하는 건데 어쩌다 보니 모두 사정이 생겨 친구들이 참여를 하지 못하게 되자 밤새 내내 그들을 졸라 참여하게 만든 것이다.
수아야 아이니까 그런 것에 관심을 보였고 준호는 이미 아라의 협박에 몇 번 참가한 적이 있어 면역이 어느 정도 되어있었다.(그래도 싫어했다.)
박신부님은 애초부터 말을 꺼내지 않았다. 가끔씩 코믹에서 엄한 자세를 취해주는 사람도 몇 있기에 패스....
여차저차해서 지금 그들이 이곳이 잇는 것 이였다.
"너희 안 더워?"
현암에게 얻어먹은 것도 있고 해서 승희가 한턱 쏘겠다는 의미로 그들에게 말을 건넸지만...
"괜찮아요"
"긴소매에 검정색 옷이잖아"
"사실...그게..."
현암과 준후, 준호는 소매를 뒤집어 보여주었다. 그 안에는 작은 부적이 붙어있었다,
"사생활에 이렇게 쓰일 줄 몰랐지만 어쨌건 덕분에 덥지는 않아요"
"꺄핫"
수아가 그들을 따라하며 소매를 살짝 올리자 거기에도 냉방부적이 붙어있었다.
"이...것...들...이.."
"승희누나는 민소매잖아요"
"어? 나도 짧은 팔이라 준후오빠한테 부탁 안했는데"
작렬하는 승희의 잔소리
한도끝도없는 잔소리라 생략하기로 한다.
"....저기 우리 그만 들어가요. 행사장 안에는 에어컨도 있으니까요~ 네?"
그녀는 씩씩거리다가 성큼성큼 행사장 안으로 들어갔다.
아까 오전에 표끊고 간식 먹으로 나온 거라 재입장으로 그냥 들어갈 수 있었다.
확실히 안은 바깥보다는 시원했다.
"와아~ 저기 루피다"
가장 신난 건 수아였다.
아라는 원피스 코스팀을 향해 쪼르르 가버렸고 이런 곳에서 사람 잃어버리는 건 식은 죽 먹기보다 더 쉬운걸 알기에 그들 역시 수아를 쫓아갔다.
"어머 귀엽다~ 너 어디서 왔니?"
나미와 니코로 코스튬을 한 두 사람이 아라를 보고 말했다.
"언니 나미 맞죠?"
"그래 이쪽은 알아?"
당당한 그녀 수아의 한마디
"아니요~"
아이들의 순수한 말에 상처받는건 어른들이다-_-;;(누가 어른이야?)
"케엔짱(닉네임입니다^^;;)~~~ 얘가 니코사마를 모른데에~~~ㅜ□ㅜ"
"하하 아직 니코는 우리 나라 애니 에선 안나왔잖아^^;;;"
"그래도오오오오~~"
침울해진 니코를 다독이는 나미를 보며 수아는 멀뚱멀뚱하게 서있었다.
"수아야 멋대로 돌아다니면 안돼요, 언니, 오빠들을 금세 잊어버린다고"
"네~"
"죄송해요 저희 일행이"
"아뇨 괜찮아요. 비주얼 코스팀 이신가봐요?"
"네"
"에...사진.... 괜찮죠?"
"그러세요"
수아의 오케이 싸인이 떨어졌고, 그들은 각자 자세를 잡았다,
'찰칵'
즉석 사진기라 사진은 금방 나왔다.
"수고하세요"
"수고하세요"
두 팀은 서로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이런 것도 재미있는 것 같애"
"그러게"
수다를 떨던 그녀들에게 수아가 질문을 했다.
"언니 저 둘 왜 저러고 있는 거야?"
"어디 뭐? 흐억!"
"뭐가? 에엑?!"
"......이럴 줄 알았어"
"뻐끔뻐끔"
"////////////////"
코믹에 가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가끔 부스꾸밀 때 내거는 그림이 18금 y물인 그림을 내거는 동아리(후훗-ㅅ-)
아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이야 봐도 눈이 즐거운 정도이지만 친구가 그런 것과 거리가 멀고 그 친구가 그런걸 보고 대답을 요구할 때 정말 난처해진다. 한마디로 자기자식이 어느 날 "엄마 아기는 어떻게 태어나?" 라고 상세한 설명을 요구할 때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용케 사람들이 행사장임을 기억하고 입 밖으로 말을 꺼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 귀신의 모습은 가히 충격이다 못해 엽기적이기까지 했다.
끄응...이런걸 뭐라고 설명해야하나...
아무튼 퇴마사 일행은 일생일대 최악의 귀신을 만나게 되었다.
"저기...내 설명이 맞는지 한번 들어볼래? 왼쪽부터 바바리맨(일명 아담), 다리털 수북한 근육질 남자 세일러문, 살이 뒤룩뒤룩 쪄서 금방이라도 코스 복이 터질 것 같은 40대 텔레토비....완전 호러토비잖아. 그리고....그리고...... 젠장 여기까지 말하는 게 내 한계야 더 이상 도저히 말못하겠어!"
"계속 제가 말씀드리죠. 저희와 비슷한 비주얼인데...소름끼치네요. 깡마른 여자인데 눈 밑에 기미가 있고 볼은 쑥 들어가서 이제까지 저희가본 귀신보다 더 창백하고 입술은 두껍고 큰데다가 양 볼이 쑤욱 들어가서....아! 뭉크의 절규란 그림을 보는 것 같네요. 온몸에 피가 잔뜩 묻어 있구요, 그리고 그 옆은...몸은 귀여운 10대 소녀가 메이드복 입고 있는 건데 얼굴은 50대 아저씨...가관이군요. 맨 끝은....윽! 저거 도대체 무슨 코스에요?"
준호는 설명하다말고 인상을 찌푸렸다.
"후우....저기 있는 여자는 비주얼이 아니라 언제 한번 천사금렵구란 만화에 나오는 타락천사 복장인걸로 기억하는데 이름이..... 흠 이름은 까먹었고, 옆은 아무리 봐도 하나쿄우 메이드 대 복장. 그리고 저건... 사쿠라 테츠란 사람이 주인공인 만화에 나오는 엑스트라 정도로 기억하는데 그딴 녀석은 그냥 사뿐히 잊어버렸었지. 근육질 변태 나르시스트!, 왜 하필 옷이 저래?"
기상천외한 유령 코스팀에 그들은 골머리를 싸매었다.
"저거... 그냥 강제 성불시키면 안될까?"
"아직 별로 나쁜 일을 하는 것 같지 않으니 좀더 두고보는 게 어때요?"
"저 기분 나쁜걸 계속 보고있으라고?"
"^^;;;;"
어쩌랴 죄도 없는 귀신 강제성불 시키기도 그렇고 이 사람 많은 곳에서 어떻게 제령작업에 들어갈 수 있겠나?
"저기...이쪽으로 오는 것 같은데요?"
"모른척해 모른 척!"
"원래 그러면 안되지만....어서 고개 돌려요. 하하 우리 코스 기념으로 사진이나 찍을까요? 하하하"
장준후 매우 어색하구나-ㅁ-;;;
"그..그럴까? 그러자 준후랑 준호같이 서서함께 찍자구나 하. 하. 하"
승희양 국어교과서 읽소?
"이봐~ 너희들~"
무시 또 무시;;;;
"이봐아아아~~~"
"님드라 우리점 바여~♡"
통신어 사용하는 흉측하고 엽기적인 귀신이라... 이것이야말로 말세다!
게다가 저 허스키한 목소리로 하니 더욱 가관이랄까(뒤에 하트는 또 뭐야>ㅁ<+)
'마,,,말세가 다시 도래한거야'
페닉상태에 빠져들고있는 퇴마사들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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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괴이한 꼴 보고는 말세라고 혀를 끌끌차시죠.
오늘은 여기까지.
원래 원고마감을 끝내지 못하고 행사장 안에서 죽은 동아리 부원을 쓰려고 했는데 흠....
하하 그냥 편히 읽어주시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읽으신 모든분께 신의 가호가 함께하시길...
첫댓글 니코양>_<정말 좋아요! 스무 송이의 꽃-_-乃짱입니다요..잘봤구요..건필하세요>_<
푸하하하하.. 정말 많이 웃었습니다, 귀신 설명할 때 너무 웃기네요. ㅋ.
^^* 너무 잘 읽었어요, 글쓰는 솜씨가 대단하시군요~~
소설 계속 이어서 써 주시지..
ㅎㅎㅎ 오늘 코엑스 가서 코스하는 사람들 봤는데, 귀엽더군요;; 요즘에 코엑스에서 시카프 행사 하지 않나요? 들어가진 못하고 그냥 입구에서 구경만 했는데 들어가 보고 싶더라구요;; 다음 기대할게요~
쿡, 코스튬, 잘어울린느것 같아요^ㅇ^
니코님..수아양..니코님을 모르다니요!![모를수도 있는게지..]아아..퇴마사들이 코스프레..멋있을것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