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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SK채용블로그 기자단 2기 김이랑입니다
채용설명/상담회 왔다갔다하느라 바쁜 분들 많으시죠? 어제 SKcareers 트위터를 보니 리쿠르팅에 참여했다가 득음할 것 같다는 인사담당자님의 트윗이 있더라구요. 그만큼 많은 분들이 SK 채용상담회에 많이 오셨다는 이야기일텐데요, 저 역시 설명회와 상담부스를 찾아 이곳저곳을 누비느라 정신이 없답니다. 인생(?) 먼저 겪으신 선배들이 '7학기 다르고 8학기 다르다'고 이야기할 땐 그게 무슨 의미인지 잘 몰랐는데 요즘은 알 것도 같아요. 뭘 먹어도 맛이 없고 예쁜 옷을 보아도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될 때가 많답니다.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서인지 달작지근한 것만 자꾸 찾게 되고요. 아무래도 취업이라는 말의 무게감 때문이겠죠?
여러분은 무엇 때문에 고민하고 계십니까?
취업은 걱정의 무한급수같아요. 이것 하나 해결하면 저게 문제고, 쪼르르 달려가서 해결하고 나면 다른 게 또 문제고. 스펙은 요지경, 도대체 '고스펙'이란 얼마나 더 노력해야 내 손에 잡힐런지. 여러분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고민하고 계십니까? 저는 아무래도 전공이 가장 걱정이랍니다. 네, 저는 국어국문학과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있거든요. '그게 왜 문제인지' 아직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주변의 많은 분들이 저를 걱정해주시더라구요. 왜 하필 국문에 정외냐,(그게 왜 '하필'이죠?) 왜 상경계열 복수전공을 하지 않았냐,(3전공을 하기보다는 두 개라도 깊이있게 배우고 싶었습니다) 너네 집 돈 많냐,(전 제 생활비 제가 다 벌어서 씁니다) 대학원 갈거냐(취업할거에요!) 등등.
처음에는 그런 과도한 관심들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공채시즌이 닥쳐오자 저도 불안해지기는 합니다. 상경계열을 우대하거나 상경계열만 모집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요즘은 채용설명회와 상담부스를 전전하면서 자꾸 작아지는 내 자신에게 최면을 걸 때도 있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나는 대학생활 열심히 했고 분명 나는 취업성공할 수 있을거야. 국어국문학이 어때서! 정치외교학은 또 어떻고? 나는 무려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함께 한 여자라고!
(저기 어딘가 내 자리도 있겠지!)
하지만.. 非상경계열 전공자분들... 공감하시죠? 아무리 쎈 척- 자기최면을 걸어봐도 우글쭈글 심장이 조여들어오는 그 답답한 느낌 말이에요. 전공을 선택할 땐 나름 소신있게 이거다! 싶었는데, 현실은 이런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니 뭐 이런 게 다 있나 싶기도 하고 말이죠. 싫다 힘들다 어렵다 연발하면서도 경영관으로 발걸음을 향하던 학과동기들이 나보다 현명했던 것 같아서 은근 질투심도 나고. 저만 그런가요? 에이, 아니잖아요.
나 인문학 하는 여자/남자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채용설명회/상담회에 출석체크를 했답니다. 그리고 똑같은 질문을 했죠. "상경계열 전공자가 아니어도 면접을 보거나 적성검사 시험을 볼 때 불리함이 없을까요?" 저의 질문에서 불안함과 기대감을 읽으셨는지, 인사담당자님께서 따뜻한 미소로 답해주셨습니다. "상경계열의 전공지식이 없다고 해도 전혀 문제 없습니다"라고요. 그리고 인사담당자님 역시 상경계열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마케팅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용기를 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던지요! 구직자와 채용담당자로서의 관계가 아니라 조금 더 먼저 사회에 나온 인생 선배로서 조언한다면, 요즘 대학생들이 '학점'이나 '전공'같은 지엽적인 부분에만 매달려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도 덧붙이셨습니다. 마음이 찡하면서도 찔렸어요. 중요한 건 '상경계열 우대'가 아닌 회사를 찾아다니는 것보다 나와 어울리는 회사를 신중하게 선택하는 일이었던 겁니다. 그리고 내가 이 회사에 걸맞는 인재임을 어필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지나온 시간들을 분석하고 적절히 '포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렇다고 자소설을 쓰자는 건 아니에요. 우리가 지나온 시간들, 쌓아온 경험들을 적재적소에 알맞게 진솔한 자세로 풀어낸다면 오히려 '상경계열이 아니라는 사실'은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지 않겠어요? 실제로 취업지원팀을 보니 전공불문/'인문계 대상' 추천채용/ 철학이나 심리학 등의 인문사회과학 우대 전형들도 생각 외로 많더라구요. 채용상담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아니, 포기 할 이유가 없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이렇게나 많을텐데 말이야. 그러니 자신감 충전하고 어깨 쭉 펴기. 기회는 늘 사소한 곳에서부터 찾아오는 법이잖아요.
국문과, 더 이상 굶는 과가 아니야
한 선배님이 그러시더라구요. 취업상담하러 가서도 자신있고 당당하게 질문하라고요. 리쿠르팅 나가서 채용상담부스에 앉아있으면, 굳이 먼저 물어보지 않아도 이 학생의 약점이 뭔지 바로 파악이 된다고 합니다. 대개의 학생들이 '저는 경제경영을 전공하지 않았는데.. 마케팅 지원해도 될까요?' '저는 토익점수가 높지 않은데.. 해외영업 지원해도 될까요?' 등 '자신없는' 모습부터 보여주기 때문이라죠?
(국문과 나왔다고, 내 전공은 국문과라고 왜 말을 못해!!)
하지만 한 기업이 움직이는데는 경영학적 지식 뿐 아니라 심리학, 철학, PR능력 등 많은 요소들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학교에서 조모임을 할 때도 그렇잖아요. 발표를 잘 하는 나는 PT를 담당하고, 정보검색능력이 뛰어난 친구는 외국 포털사이트까지 뒤져서 깨알같은 전문정보를 찾아오고, 마당발인 친구는 화려한 인맥을 동원해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따오고 그랬었잖아요. 뿐만아니라 어차피 신입사원이 되면 앞으로 직무에 필요한 능력들을 연수원/각종 교육을 통해 미리 배우게 됩니다. 그러니 내가 '국문과'라고 해서 지레 겁먹고 '갈 데 없어ㅠ_ㅠ'를 울부짖지 않아도 되는 거에요. 그러니 우리, 자신감을 가집시다!
(당당하게 걷기~♬)
그래요, 사실 이렇게 말은 하고 있지만 저도 늘 불안함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무리 들이파도 잘 오르지 않는 영어성적, 이미 재수강도 불가능한 학점으로 점철된 피의 성적표, 면접들어갔는데 웬 문제상황을 제시하면서 경영학적으로 해결해보라고 하면 나는 뭐라고 답해야 할까 하는 불안함.. 그렇다고 면접관님께서 '넌 국문과를 나왔으니 이제부터 맞춤법에 대해 물어보겠다'라고 하실 것 같지는 않고. 더 슬픈 건 정말 그렇게 물어보신다 해도 과연 내가 몇 개나 맞출 수 있을지 괜히 혼자 속으로 뜨끔한..!! 하지만 우리, 힘을 내어 봅시다. 진정 중요한 것은 한낱 전공이나 학점, 경험의 백화점식 나열이 아니랍니다. 진정성 그리고 나만의 스토리를 통해 모두들 취뽀하자구요. 오늘도 자소서의 압박에 울고있는 모든 취업준비생 여러분~ 저와 함께 퐈이팅입니다:D
SK채용블로그
http://blog.cyworld.com/skcareers
첫댓글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국문과 학생으로서 매우 공감가는 글입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