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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양산. 일명 물금신도시라고 불리는 이 곳은 낙동강과 양산천 사이 배산임수로 소문난 주택지구입니다. 부산과 가까이 있고, 땅이 대부분 고른 평지 지대이기 때문에 갈수록 더욱 공급과 수요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예요. 많은 단독주택들이 들어서고 있는 이곳에서, 초등학교 5학년인 준열이와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 은율이를 키우고 있는 강상욱, 안지영씨 부부의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집짓기 시작! 한적한 이 동네에서 부부가 선택한 집은 이곳. 남쪽, 북쪽으로는 도로와 인접해 있고 동쪽에는 공원이자 놀이터가 있는 땅이예요. 3면이 트여 있기 때문에 시원한 시야를 자랑하는데다 많은 사람이 오고 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방범 효과도 큰 편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프라이버시와 소음에 취약한 곳이기도 해요. 때문에 이곳이 살린 장점을 살리면서도 단점은 보완할 수 있도록 설계 과정에서 많은 신경을 쏟았습니다. 먼저 집을 세울 구조를 정했습니다. 마감이 완전히 끝난 후 집을 봤을 때 콘크리트로 지어졌는지, 목재로 지어졌는지 모를 집이 아니라 일부라도 뼈대가 드러나는 집이길 바랬던 부부는 '중목구조'를 선택했습니다. * 중목구조란? 무거운 목재를 사용한다고 하여 '중목(重木)' 이라고 불리는 구조체입니다. 다른 목조에 비해 두껍고 굵은 목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내진 설계에 적합하지만, 5mm 이상 차이가 나면 결합 과정에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에 오차 없이 레벨을 맞춰야 하는 까다로움도 있습니다. 집의 전체적인 모습을 디자인할 때에는 가족의 프라이버시 문제를 1순위로 두었습니다. 양쪽 도로와 접한 곳은 현관부와 중정을 두어 집 내부가 한 꺼풀 가려지게 하고, 마당은 놀이터와 이어지도록 배치하되 경계면에 나무를 심어 심리적인 차단을 유도했어요. 네 가족이 살고 있는 중목구조 집! 안으로 들어가 자세히 구경해 볼까요?
1층 회유동선 : 포치 - 현관 - 복도 - 주방 - 보조주방 - 주차장 이 집의 또다른 매력은 '회유 동선'에 있어요. 회유 동선이란 순환하는 형태의 동선을 의미하는데, 이동 거리를 줄여주는 동시에 공간 활용도와 유연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요. 이 집은 전체적으로 가족들이 집에서 생활하면서 유연성 있는 삶을 보낼 수 있도록 회유 동선을 차용했습니다.
1층, 가족이 생활하는 공간 자전거가 있는 이곳은 '포치'입니다. 포치는 현관으로 들어가기 전 비바람을 막는 용도로 보통 설계하곤 하는데, 공원과 가까이 있는 이 집의 프라이버시는 지켜주면서 한창 뛰어놀 나이의 아이들이 드나들기 편하도록 넓게 설계되었습니다. 포치의 안으로 들어오면 이렇게 현관이 보여요. 포치만큼 현관도 넓은 면적을 자랑합니다. 낮은 벤치가 있어 신발을 벗고 신기 편하기도 하고, 왼쪽엔 워크 인 클로짓(Walk in closet)이 있어 수납공간도 충분해요. 현관으로 쭉 들어오면 오른편에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그 뒤편으로 주방, 그리고 앞쪽으로는 중정이 보입니다. 중정이 시각적으로 훅 트여 있는 느낌을 주네요. 계단 뒤편에 있는 주방에서도 중정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주방의 일부분은 층고를 틔웠기 때문에 2층과 연결된 듯한 느낌을 주고 있어요. 주방에서 2층 아이를 향해 말을 걸어도 충분히 들리는 구조기도 해요. 주방 안쪽, 보조주방과 연결되는 곳은 주차장입니다. 이런 연결 속에서 회유동선의 장점을 엿볼 수 있는데, 장을 보고 돌아오면 식자재를 보관하기 좋아요. 가족이 모이는 1층의 거실입니다. 천장에 노출되어 있는 부재가 부부가 원했던 '뼈대가 드러나는 집'을 상기시켜 주고 있어요. 목재와 더불어 한식 마루 패턴의 질감 있는 원목 마루가 따뜻한 느낌을 더하고 있는 곳이에요.
2층 회유동선 : 안방(드레스룸) - 세면실 - 세탁실 - 아이방 - 복도 2층과 다락, 각자의 공간이 있는 곳 2층은 가족들의 방이 있는 층입니다. 2층의 한 가운데에는 가족들의 공용 공간이 있고, 주변을 따라 방이 배치되어 있어요. 거실과 주방 등 생활에 관련된 공용 공간은 1층에 있고, 2층의 공용 공간은 위생 관련 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먼저 세탁실이 위치해 있고, 세면실과 욕실도 공용공간에 있습니다. 서로 분리되어 있는 세면실과 욕실은, 혹여 준비 시간이 겹치더라도 충분히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가족들의 방 아기자기한 색감과 지붕선이 드러나 보이는 이 방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은율이를 위한 방입니다. 아직 작은 아이를 위해 가구들도 낮게 제작되어 있어요. 초등학교에 다니는 준열이의 방은 동생인 은율이의 방보다 면적은 작아요. 하지만 준열이의 방에는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락방이 이어져 있다고 하니, 준열이의 특권이라고 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마지막으로 부부의 방입니다. 보통 아파트의 안방에는 작은 드레스룸과 욕실이 같이 설계되어 집 속의 집 같은 느낌을 주곤 해요. 하지만 이 곳은 오히려 드레스룸과 욕실을 밖으로 내보내고 더 넓은 공간을 사용하고 있어요. 안방 옆에 위치한 드레스룸입니다. 아이들의 계절 지난 옷과, 부부의 옷을 보관하고 있어요. 복도에서, 그리고 안방에서 진입할 수 있는 공간인 발코니입니다. 한 눈에 봐도 푸릇푸릇할만큼 플랜 테리어를 위한 곳이기도 해요. 중목구조가 그대로 보이는 노출 구조보 덕분에 와이어를 걸어 행잉 플랜트를 걸기도 좋아요. 발코니에서 보이는 풍경은 공원이자 놀이터입니다. 아이들이 나가 노는 모습을 보기도 좋고, 평소에도 공원 뷰를 누리기에도 좋은 곳이예요. 더구나, 공원과 방 사이에 위치한 발코니 덕분에 사생활 보호에도 좋으니 이래저래 기특한 공간임은 확실하네요.
익숙한 생활과 변화의 의지 실내를 설계하면서, 부부는 공간의 연결에 특히 신경썼다고 해요. 현관부터 중정, 거실과 주방, 나아가 공원까지 연결되는 1층. 그리고 주요 공간에 문을 2개씩 두어 가족이 순환하며 사용할 수 있는 2층. 그리고 평면을 넘어 1층과 2층이 트여 단면으로도 이어지는 집의 모습까지! 원하는 바가 확실했기 때문에 과정이 순조로웠고, 결과도 만족스러웠다고 부부는 말합니다. 이미 익숙한 가족의 생활과 새로운 시작에 대한 변화의 의지를 담은 이 집은 동네와 어우러져 견고하게 서 있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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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