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글에 이어서..
올해 초부터,
단기적으로는 금융위기,중장기적으로는 실물위기가 올 것이라는 예측이 해외에서 부터 봇물 터지듯 쏟아져 왔습니다.7월에 들어서야 가시권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지나간 시간이지만, 경제팀에서 미리 실무부문을 조기에 챙겨 위기가 전이되는 현상이라도 막거나, 줄이는 노력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경제 전문가라면 예측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글로벌 위기라서 우리만 노력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는 것은 아주 비겁하고 무책임한 태도입니다.미리 차단과 방어전략이 있었으면 국내시장만이라도 이리 꼬이게 만들지 않았을 것입니다.복구에는 몇 십배의 비용과 시간이 더 들게 되는것을..안이했던 댓가가 너무 비쌉니다.
정책이야 그렇다쳐도, 현장에서 일하는 민초들은 그것을 극복해 내느라 시방 피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날씨만 추워지는게 아닙니다.실물경기가 꽁꽁 얼어 붙어 갑니다.
이럴때 제일 배짱 편한 사람이 있습니다. 곳간에 쌀이 가득하고,안방에 군불 뜨뜻하게 넣어놓고,아랫목에서 고스톱을 즐기는 사람들입니다. 땅도 얼었는데, 논에 나갈 일이 없습니다. 밭에다 새로운 채소 심을 일도 없습니다. 그냥 따뜻한 봄이 올 때까지 이집 저집 마실 다니며, 한 잔 술에 도란도란 세상이야기,집안 이야기나 나누는 재미로 세월을 보냅니다.얼마나 행복합니까.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같은 엄동설한이 닥치면, 신규사업은 엄두도 못냅니다. 재투자요?.있는 쌀도 지키기 버겁습니다.아예 쌀이 다 떨어져 내일 양식을 걱정해야 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이 보리고개를 넘어갈까 노심초사하게 됩니다.오늘 뉴스를 보니,한국의 기름값이 리터당 1,300원대로 내렸다고 합니다.중국은 #93이 6.09원입니다.원화로 한국과 이미 같습니다.일년전 만해도 40%수준이었는데..중국에서의 생활비용 한 단면이 되겠습니다.
우리는 어릴때 인생선배들의 성공담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습니다.
사업을 하면서, 하나같이 눈물의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었습니다.비록 지금은 번듯한 회사를 갖고 있고,집안에 쌀 걱정없이 살고 있지만, 그 과정은 뼈를 깎는 고통의 행군이었습니다.새벽같이 몸이 부셔져라 일만 했는데,누구에게 사기당해서 홀라당~,경기가 안 좋아 손님 끊겨서 홀라당~,거래처에서 돈 떼 먹어 홀라당~,직원이 빼돌려서 또 홀라당~,,며칠간 헤매이다가 술 한잔에 그 아픔을 다 잊고, 다음날 공장을 다시 추스렸습니다.금고에 일원 땡전이 없어도,쌀독에 쌀이 떨어졌어도,,일터에서 죽는다는 각오로 그 시련을 이겨왔습니다.그래서 오늘날 그나마 이정도의 일터라도 일구어 내었던 것입니다.20년,30년, 장사를 하던,사업을 하던 그 피눈물로 점철된 굴곡의 역사는 연애 이야기 보다 저 신나고 재미있었습니다.요즘은 물려받은 사업의 성공 스토리는 많아도, 코구멍 가게에서 얼어 붙은 손을 호호 불며 일구어 냈다는 스토리는 예전만큼 없습니다. 그만큼 사업하기도 쉽고,인프라도 상대적으로 잘 갖춰져 있겠지요.
지금 싯점. 강하지 않으면 죽습니다.
어제까지의 행복했던 기억을 잠시 접어야 합니다.보릿고개를 넘어 갈 채비를 차근차근 준비해 놓아야 합니다.지금 한국,중국 할 것 없이 중소기업 막 무너지고 있습니다. 1원짜리 훈둔을 먹더라도 살아남는 자가 기회를 얻습니다. 벌써 하청업체가 문을 닫아 주문 줄 곳이 없다는 소리가 여기저기 들립니다.저희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문은 오히려 늘어가는데,문제는 남는게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나름대로 인민폐 절상을 대비한다고 연초에 선 조치를 취했는데도 불구하고 미친 달러환율의 변동엔 속수무책입니다. 그에 더해서, 가격을 깍아 달라고 아우성입니다. 깍아주면 남는게 없더라도 또 그렇게 안 할 수도 없는 입장입니다.그쪽 사정을 누구보다 더 훤히 알고 있기에..이익이 아니라 손실을 서로 나누는 형국이 되어버렸습니다.
딱 하나 손 댈수있는 항목이 있습니다.방만하게 지출되어지는 비용입니다.다른것을 찾아도 찾지를 못하겠습니다.
돌아가자구요.
우리 선배들이 흘렸던 그 피눈물의 역사속으로..
우리 선배들은 모두 다 강했습니다.이 추운 겨울철에도 벙거지 모자쓰고 풀빵 구워서 아이들 대학보내고 집 사고 했습니다.망해서 직원들이 다 떠난 텅 빈 공장에서 마누라와 단둘이 눈 비비며 밤을 새워 철을 깍았습니다.국수 한 그릇 먹고 찬물로 배 채우며 나무를 깍고,철을 다듬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지금 환경이 예전보다 더 좋아졌다고,그 정신조차 더 좋아졌다고 할 수 없습니다.아마 인간이 살아있는 한 수백년 전이나 앞으로 또 수백년 후라도 정신 만큼은 타협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혹 고비사막 한 가운데 혼자 떨어져 살아 돌아 올 자신 있으십니까.
저는 중국사업하면서, 이번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 처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우아한 귀공자 타입인데(흐흐..ㅈ ㅣ ㄹ ㅏ ㄹ...이 아닙니다.진짭니다.ㅎㅎ),,,
눈빛.귀빛.입빛 모두 삵쾡이 모양으로 변했습니다.
해서,이정도의 환경에 불평할 입장이 못됩니다.
성공한 선배들을 만나면, 신기하게 한결같은 인상을 갖고 있습니다.
평소 환~하게 미소 띤 부드러운 표정도,입을 굳게 다물어 버리면 그만 싸늘해져 엄숙미까지 느껴지지요.
원래 태생이 그런 줄 알았습니다만,
사업을 한다는 것이 그리 녹녹치 않아 그걸 이겨내느라 그만 얼굴상까지 변해 버린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강해야 삽니다.
내년 이맘때에도 떠나지 마시고,여기 청도에서 저와 함께 인생을 만들어 가셨으면 합니다.
오늘 아빠가 퇴근해 오시면,얼큰한 된장찌게 한그릇 맛있게 만들어 드리세요.
바이주 한 잔도 빠뜨리지 말고...
무엇보다 그것이 이 고비를 넘기는 최고,최선의 힘입니다.
점심 맛있게 드십시오.
첫댓글 가슴에 와닿는 말씀입니다. 세상을 사는 것은 살아남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인생이란게 험한바다에서 거칠고 산덩어리같은 파도를 이겨나가는 과정이 아니겠습니까? 인생에서 그러한 과정을 빼놓으면 남는 것이 없을 테니 말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고달픕니까.상쇄할만 한 다른것이 없으면 정신병 걸립니다.
스프링님 글을 처음과 끝만 읽으면 어제에 이어서 바이주 한 잔도 빠뜨리지 말고...무엇보다 그것이 이 고비를 넘기는 최고,최선의 힘입니다. 이렇게도 해석이 되네요, ㅎㅎㅎ 저도 강하게 살고 싶은데 강하면 부러진다는 말때문인지 ...좋은글 읽고 마움에 또 담고갑니다,
그러니까,처음과 끝만 읽는다?,,이거 내가 특허낸 방법인데..ㅎㅎ
다 읽었어요...스프링님 좋은글은 다 읽어요...애독자입니다.&^
스프링님 바이주(백주)참좋아하십니다.자주글에 회자되는걸보면... 소본가에서 한번 함께할때도 45도 짜리를 잘도드시던데..전웬지향이좀...구구절절 맞는말씀입니다. 겨울 눈속에피는 인동초 생각이문득납니다.화이팅!
바이주보다 더 좋은거 있으십니까?ㅎㅎ.
좋은 글 잘 읽고 힘을 얻어 나갑니다.
하~~모! 백번 맞는 말이제...우리네 또래들은 고난과 생존의 연속에서 참으로 많은 경험을 쌓아왔제이요.작금의 어려움정도는 마 충분히 이겨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이제 시작인데 벌써 여기저기서 죽어 나자빠지고 있는 것을 보면 앞으로의 본격적인 장이 펼쳐질때 어찌할라고 하는지 원...1900년대 이후로 황태자 출신들의 위정가들은 절~~대 이를 모르는기라.그러다 보니 이정도의 경제란에 우왕좌왕하는 꼬라지를 자초하고 있는 것이고요.엊그제 미네르바인가 뭐시긴가 하는 양반이 정확이 현실을 파악하고 있다고 봅니다.그가 왈 지금부터 최소 6개월생활비는 현금으로 준비하고 식량준비 철저히하고 등등... 그도 우리나이 또래입디다.
그리고 노랑토끼를 지적하였는데 이도 아주 정확히 본 것입니다.현재는 백토끼와 노랑토끼의 협공을 받는 형국이라 우리나라 자력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형국임에도 우리 만~수 와 행님은 외유다니느라 정신이 없네요..각설하고 독해져야 합니다.그리고 지금은 쥐죽은 듯이 있으며 칼날을 다듬고 있다가 기회가 도래하면 단칼에 휘둘러야 합니다요..나도 지금부터 한 2년 준비나 할랍니다. 그건그렇고 스~~님 참말로 이럴껴? 나같은 놈은 사람으로 보이질 않는다 이거지? 오~~케바리 스님은 내 칼날의 1번타자닷...
복잡한 얘기는 잘 모르겠고,맹물이 행님 칼날 받기전에 회 한사라 해야지요?ㅎㅎ
청도, 그대가 있어 훈훈하고 믿음직 합니다. 감사 합니다. 건승 하시길....
고맙습니다..저야 제멋으로 살지만,,경제전쟁은 전쟁이고,사람간의 만남에서 우짜든지 청도가 좀 훈훈해 졋으면 좋겠습니다.
겨자씨 님의 답글에 한표를 던집니다. 험험 ^*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고맙습니다.이리 이해해 주시니..
스프링님과 한국에서 소주한잔했던기억이 있습니다.님은기억못하시겠지만...님의글은 항상저에게용기를줍니다.저는지금한국에서 보리고개를 넘지만 타국에서힘겨우신 우리사업하시는님들보면 절로고개가숙여집니다. 모두들힘내십시오.저의청도 공장도 지금재정비중입니다.던져버리고싶은게 솔직한제마음이지만 님의글을보며 반드시 살아남아야겠다는 각오가섭니다.
누구실까?.,,다시 또 마실 기회는 없을까요?
공감합니다어려울수록이겨내야지요
하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