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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을 사랑하는 아이들
 
 
 
카페 게시글
재잘재잘 스크랩 메트로마닐라 기행_02
김지웅간사 추천 0 조회 22 08.12.08 10:4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사진설명 : 어학원 콜센터내에 설치된 서버 캐비넷 >


잠시 길을 헤매다가 다시 사촌형이 일하는 어학원으로 갔습니다. 퀘존시티 티목 에비뉴에 있는 곳인데, 1991년에 만들었다고 하니까 제법 역사가 있는 학원입니다. 처음에는 필리핀 유학생이나 단기 연수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이었는데, 지금은 국제전화영어나 방학중 영어 캠프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의 원화가지 하락과 필리핀 영어는 제대로된 영어로 인정하지 못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돌출 발언으로 인해 상당한 고전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후에 만난 필리핀의 대학 관게자나 영어학자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돌출 발언에 대해서 상당히 분개한 어조로 말을 했고, 그런 말을 했는지조차 모르고 있던 저로서는 자기 나라의 대통령을 욕하는 말을 듣고도 딱히 답을 해줄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국제어로 자리잡은 언어는 그것이 어느나라 말이라고 할 수가 없게되는 것이 정설입니다. 영어는 물론 앵글로 - 색슨족이 사용하던 언어지만, 이미 오랫동안 국제어로 정착되었기 때문에 이것을 공용어로 사용하는 모든 나라의 언어이고, 영어라는 형식으로 표현되는 각 나라의 말일 뿐이라는 것이 영어학자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고등학교 시절 미국 중부지역인 오클라호마 출신의 선생님들에게 영어를 처음으로 접했기 때문에 지금도 중부 사투리를 사용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식 영어로는 박성범 특파원식 영어가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딱딱한 발음이지만, 구별해 주어야 하는 것만 확실하게 구별하는 발음이 오히려 두루뭉실 넘어가려고 노력하는 식의 발음보다 의사 표현에 더욱 좋으리라고 생각됩니다.


< 사진 설명 : 콜센터 내부의 모습 >


신규 사업으로 진행하는 콜센터를 잠시 둘러 보았습니다. 현재는 독자 브랜드로 진행하지는 않고, 외대어학원과 함께 외대전화영어, LG데이콤과 함께 유캔스픽을 서비스하고 있다고 합니다. 강사는 전원이 국립 필리핀 대학의 영어학과 출신이거나 교육학과 출신이고, 퇴근 시간이 된 줄리라는 아가씨를 잡아놓고 파르페와 과일 빙수의 중간쯤 되는 것을 먹으면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고소득 전문직으로서의 자부심이 상당한 모습이었습니다.


< 사진 설명 : 택시 TV >


저녁을 먹기 위해 집 근처로 가기 위해서 택시를 탔는데, 이 택시는 재미있게도 조수석 헤드레스트 뒤에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종종 유튜브 영상을 볼 수 있는데, 택시에 이것이 설치되어 있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에버 백화점까지 가면서 불안에 떨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어학원 콜센터에서 에버 백화점까지의 짧은 거리를 가는 동안에 20분 동안 시동이 무려 27번이나 꺼지는 엄청난 기염을 토했습니다. 덕분에 남은 일정 동안은 아무리 택시를 잡기 힘들어도 약간 오래되어 보이는 택시는 타지 않고 그냥 보내게 되었습니다.


< 사진 설명 : 필리핀 최대의 패스트푸드 체인인 졸리비의 매장 팝업물 >


백화점 안에 있는 환전소에서 환전을 하고는 잠시 백화점을 둘러보다가 간단하게 스파게티를 먹었습니다. 졸리비라는 이름의 패스트푸드 체인이라고 하는데, 필리핀에서 가장 큰 체인이라고 합니다. 현재 필리핀은 이러한 식품 산업에서부터 국내 자본이 형성되고 있다고 하는데, 수출 위주의 경공업부터 국내 자본이 형성된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른 모습입니다.


< 사진 설명 : 한국인 농부의 노력의 결실_RaddishKorean >


문득 열대 과일이 먹고 싶어져서 슈퍼마켓에 갔는데, Radish Korean이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전형적인 우리나라의 무입니다만, 필리핀에서 재배된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필리핀의 일반적인 무보다 약 3배 정도 비쌌습니다.


필리핀의 무는 달짝지근한 맛만 있고, 우리나라의 무처럼 매운맛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어느 농민이 우리나라 무의 종자를 들여와서 필리핀 전역을 돌면서 재배를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재배를 해도 마치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회귤고사처럼 길쭉한 필리핀 무가 생산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숱한 실패 끝에 마닐라 북쪽의 어느 고산지대에서 재배에 성공했고, 현재는 필리핀의 3대 유통 체인에만 한정적으로 비싼 값에 공급하고 있다고 합니다.


< 사진설명 : 열대과일 3종 모임 >


열대 과일이라고 해서 특이한 맛이 있거나 한 것은 아니고, 다만 당도가 전반적으로 높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 아주 특이한 과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두리안이라는 과일인데, 마치 홍어 삭힐 때 나는 향이 아주 강하게 나는 과일입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적응하기가 힘든 과일이라고 하는데, 별 생각없이 샀습니다. 평소에 홍어를 아주 좋아하고, 같이 먹을 사람이 없어서 못 먹는 형편이기 때문입니다.


< 사진설명 : 두리안 >


어떤 종류의 과일이든지 막론하고 씨까지 먹어버리는 버릇이 있는 사람들이 우리 집안의 남자들이라서 이번에도 씨까지 먹어버렸습니다. 과육은 다소 미끌미끌하고 해서 식감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지만, 씨는 나름대로 고소한 맛이 있었습니다.


< 사진 설명 : 두리안 먹는 법을 알려준 웨이트리스_왼쪽이 이종사촌형, 오른쪽은 어학원의 신이사님 >


그런데, 이 씨라는 것이 거의 계란만한 것이어서 잠시동안 씨를 먹느냐 아니냐하는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논란 끝에 필리핀 사람에게 물어보자는 결론이 나왔고, 웨이트리스를 불렀더니, 씨는 먹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필리핀 사람들의 전반적인 성향이 과일의 씨를 먹지 않고 버리는 성향이 있다고 합니다. 사람 수가 세명이기에 조금 많이 샀는데, 다른 두명이 경상도 사람들이라 손도 대지 않으려고 해서 결국 제가 다 먹었습니다. 싸한 맛이 좋아서 나머지 이틀도 1키로씩 사서 저녁마다 두리안을 포식했습니다. 다시 먹고 싶어지면 마닐라에 또 가야할 듯 합니다.


Amante De Solvej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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