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예보가 있었음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떠난 전남광양 쫓비산
생전처음 듣는 산의 이름.
처음 산행공지가 올라왔을 때- 이름이 너무 생소해서 어딘가 찾아보니 다름 아닌 홍쌍리
청매실농원 자락에 자리한 산이었다. 몇 년전에 친구들과 다녀왔음에도 관심이
없어서인지 바로 알 수가 없었다.
그때도 지금쯤 매화축제가 한창인때 다녀왔었는데- 지금의 분위기와 거의 똑같았다.
장시간 코로나로 축제를 못열다가 4년만에 준비한 축제라한다.
축제로 인해 산행에 차질이 생길까 출발시간과 출발장소 모두 변경해서 진행한 정기산행
동대문역사문화공원 8번출구 경기고속 28인승 김용환 기사님 6시30분출발.
함께 점심식사하면서 물으니 산하들과 인연을 맺은지 12년쯤 되셨다고 한다.
기사님 역시 산하들과 한가족이 틀림없다.
이른아침. 비소식으로 어둠도 더디 걷히고 날이 쉬이 밝아지지 않았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오현숙 전 총무님의 낭랑한 목소리 반가웠다
한동안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열정이 식었나 했는데- 몸이 아파서 못나왔다고 고백을
했다. 남모르게 아픔을 겪으셨다니 위로를 드립니다.
한참을 달리다보니 창밖에는 자욱한 안개비가 내리기 시작 바깥풍경은 뿌옇게 실루엣만
보일 뿐 또렷하지 않아 약간의 걱정이 되기도 했다.
남들보다 한발 앞서 출발한 덕택에 10시반쯤 광양에 도착했다. 코스별로 선택해서 하차를 하고 최종5명은 주차장으로 향했는데 이미 만원이라 버스가 굼뱅이가 되었다.
매화축제장에는 많은 사람과 호객행위하는 시끄러운 음악이 뒤엉켜 시끌쩍했다.
서울에서는 볼수 없었던 봄꽃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별천지가 되었고 매화에 취한 우리는
좋은 풍경을 찾아 정신없이 사진을 찍었다. 앞에는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고 산에는 매화꽃 향기가 진동하니 도연명이 이야기한 무릉도원이 바로 여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축제장에 발을 들여 놓은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호랑이가 장가가는지~
갑자기 무지막지하게 쏟아지는 소낙비에 깜짝 놀라 당황하여 비를 피하려 피난처를 찾았지만 사람마음은 다 같은지라 이미 자리는 동이났고 풍물시장에 없는 자리를 간신히 만들어 한자리 차지하고 앉았다. 공자님이 주역을 궁즉통이라했는데- 궁하면 통한다는 뜻이다. 궁하니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게 되었다. 떠돌이 품바가 운영하는 풍물시장에서 주룩주룩 내리는 소낙비 소리와 공연을 보면서 파전에 막걸리를 잔을 부딪히고 젓가락을 두드리니 세상근심이 저만치 도망가는 느낌이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나니 날은 다시 도깨비가 요술을 부리듯 맑아졌다. 잠시동안의 심술에 보상이라도 하듯이 비온뒤에- 백매화는 싱그러움을 한껏 머금고 다시 태어난 듯 싱그러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비가 오기전과 비온후의 느낌은 완전히 달랐다. 정말로 신비한 체험이다. 다시 보물을 찾듯이 매화꽃을 열심히 쫓아다녔는데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란 시처럼
매화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매화는 서리와 눈을 두려워하지 않고 언땅 위에 고운 꽃을 피워 맑은 향기를 뿜어내며
온갖 꽃이 피기도 전에 맨 먼저 피어나서 우리에게 봄소식을 가장 먼저 전하는 부지런한 꽃이다. 새하얀 꽃잎에 노오란 꽃술을 장착한 매화 이렇게 멀리 찾아와서 백매화의 청순한 모습을 보니 내마음도 정화되는 느낌이다.
매화사냥을 끝내고 뒷풀이 시간.
또다시 겨울왕국이 된 느낌
차가운바람이 거칠게 불어대고 추워서 뒷풀이 할 곳을 찾지 못해 결국 차에서 하기로 했다.
형조팀장이 고심해서 준비해온 족발과 이슬이 삼삼오오 모여서 아주 맛있게 먹었는데
이 또한 산하들 역사상 특별한 추억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처럼 산하들에는 뜻하지 않는 즐거움이 한가득 무궁무진 하다는게 나의 생각이다.
2023년 코로나의 거대한 장벽을 지나 봄마중 아주 즐거웠습니다.
첫댓글 덕하언니와 형부께 특별히 감사 드립니다.
광양은 무릉매화원 인듯요-
"매일생한 불매향"이라는 글귀도 있지요
그렇게 가보고 싶었던 곳을
가보니 멀리갔어도 피로한줄 모르고
너무좋았습니다
천둥번개가 쳐도 -행복했습니다
진행하시느라 고생하셨구요
지연작가님 글도 너무 좋아요---
굳밤 돼세요---
매화는 일생추운곳에서
태어나도그향기를팔지
않는다는 의미심장한
말이지. 옥자같아 ㅎ
글잘 읽고 가요.~~~^^.그때의 풍경이 그림처럼 스처가게 글 잘 쓰셨네요.즐겁게 보고갑니다.
그간 본의아닌
경직된 갖힌
시간이 열린
춘3월 광양
흐드러진
매화축제 여행을 축하드립니다
설램 가득한
시간 여행속에
자국자국
그림을 아름답게 그려
담아주신
김지현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일상이 늘~항상
행복
가득하시길요~^~^
기회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아마도 오랫동안 기억될 것입니다
후기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