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에 난데 없이 카다피가 어슬렁거리더만 이번엔 동일본 대지진 쓰나미가 몰려오려나.
동일본 대지진을 주택시장의 직접적인 변수라고 볼 수는 없지만 주택시장에서도 ‘강 건너 불’만은 아니다.
일본 경제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는 국내 경제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영향이 커겠지만 주택시장은 다른 어느 경제분야보다도 느슨한다. 연결고리가 아예 없다고도 볼 수 있다.
일본 주택시장과 국내 주택시장은 연동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은 국내 주택시장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심리적인 영향 말이다. 지방보다는 일본에서 더 먼 수도권에서 그럴 것으로 전망된다.
권투에 ‘잽’이라는 게 있다. 가볍게 툭툭 치는 것을 말한다. 위력이 크지 않지만 이게 쌓이면 얻어 맞는 사람은 녹다운될 수 있다.
요즘 수도권 주택시장이 이런 것 같다. 시장의 판도를 확 바꿀 큰 사건은 없지만 자잘한 사건들이 시장을 맥 빠지게 하는 것이다.
물가 급등, 금리 상승, DTI 규제 완화 연장 불확실 등. 여기다 좋지 않은 나라밖 소식.
2008년 이후 국내 주택시장은 ‘심리’에 좌우됐다. ‘집값이 별로 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주택수요자들의 심리가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것이다. 관망세 천하 말이다.
탈출구 보이지 않는 전세난
이런 심리가 지난해 말부터 흔들리는 것 같더니만 올 들어 최근 잇단 악재로 다시 확산되는 것 같다. 관망세가 위축되면서 매수심리가 살아나는 듯 하더니만 다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국민은행의 매매거래 동향 자료를 보더라도 1월 중순 2.7%까지 올랐던 매수세가 지난 주엔 1.4%로 떨어졌다. 매매거래가 한산하다는 중개업소들의 반응이 지난달 74%까지 떨어졌다 지난 주 84%로 올랐다.
시세 움직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이후 강남권 재건축의 힘이 빠지더니 이달 들어서는 일반 아파트의 다리 힘도 풀리는 양상이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강북지역의 맥도 빠질지 모른다.
자연재앙은 안전자산을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한다. 지진•쓰나미는 부동산에 직격탄을 날리기 때문에 특히 주택 소유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 무너지는 집을 보면서 강한 주택 소유욕을 버티기가 힘든 것이다.
내집을 갖겠다는 것보다 남의 집에 얹혀 사는 게 낫겠다는 심리가 강해진다.
결국 다시 전세난으로 돌아왔다. 동일본 대지진이 국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의 종착점은 전세난인 것이다.
매수심리가 다소 살아나는 매매시장에서 찾으려던 전세난 숨통이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으로 다시 막히는 셈이다.